귀향 외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7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지음, 최병근 옮김 / 책세상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수록된 다섯 편의 단편 모두 처음 몇 문단이 끝내줍니다. 가난을 미화하지 않으며 서정적으로 미적 찬탄과 숙연함을 이끌어내는 솜씨는 플라토노프의 천부적 재능 같습니다.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고 싶은 1급 단편들입니다. 역자는 플라토노프 번역의 어려움을 강조하지만 수고로이 내 논 이 번역서 역시 1품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프로>를 제외하곤 첫 느낌을 끝까지 이어갑니다. 글을 써보며 체득한 사실이지만 아무리 단편이라 해도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의 작품엔 공통적으로 기차가 등장하네요. 20세기 초반의 기관차는 러시아적으로 느껴집니다. 찬 대지를 가르며 달리는 증기 기관차의 이미지는 그들의 붉은 혁명 기저에 흐르는 사상의 구체화 같거든요. 끌고 미는 힘이 아니면 달리는 중에 누군가 내린 급 브레이크(발터 벤야민) 모두 혁명 러시아 휴머니즘의 역사적 형상입니다. 플라토노프의 소설은 그 형상을 지탱하는 개인들을 따뜻하게 그려내는 명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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