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 우주펭귄 아이패드 드로잉 - 참 쉽게 따라 그려보는 프로크리에이트 입문서
안쇰 지음 / 예문아카이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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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이패드의 어플인 프로크리에이트로 그림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다른 책들도 많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 그림들의 감성이 나와 가장 잘 맞았다. 아내도 그림의 색감이 따스하고 담백해서 참 좋다고 하여 이 책으로 그림 그리기를 배워보기로 결정했다. 표지만 봐도 아기자기하면서도 감성 가득한 그림들이 눈에 띈다. 나도 하루빨리 그림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마구 샘솟는다.

그림과 글씨체만 봐도 내가 추구하는 감성과 일치해서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빈 캔버스를 켰을 때 좋아하는 것들을 가득 채울 수 있다고 기대하며 스케치를 하는 저자의 마음을 나도 느껴보고 싶다. 지금은 물건 하나 겨우 그리겠지만 하나하나 그리다 보면 캔버스를 가득 채울 수 있을 거라 믿으며 다음 페이지로 넘겨본다.

준비물부터 차근차근 알려준다. 아직은 아이패드랑 애플펜슬이 없지만 곧 구매해서 그릴 것이다. 어플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프로크리에이트(Procreate)를 사용한다. 애플 제품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아이패드 드로잉 분야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어플인 프로크리에이트를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구독 경제가 대세가 되면서 매달 비용을 지불하는 어플들이 많아졌는데 프로크리에이트는 한 번 구매로 평생 쓸 수 있고 무료 업데이트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므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책에서 사용할 커스텀 브러시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어서 참 좋았다. 다른 책이 아닌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이 책의 그림이 좋고 색감, 질감, 기법 등을 익히고 싶기 때문이다. 즉, 이러한 설명들은 이 책을 구입한 이유가 되므로 다른 정보들보다도 더욱 유익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림을 그리기에 앞서 알려주는 기초 내용 중 가장 맘에 든 내용은 레이어에 관한 설명이다. 저자의 말 그대로 레이어란 말 자체는 수도 없이 들었으나 정확히 무엇인지 몰랐었다. 레이어의 개념부터 이 책에서 레이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사전에 알려주었다. 여기서 설명해 주는 내용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숙지해야 한다. 뒤에서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할 때는 설명 없이 바로바로 어떻게 하라고만 나오기 때문에 여기서 기초 지식을 확실히 습득해야 나중에 막히지 않는다.

기초 지식들을 습득한 뒤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미리 보는 완성 드로잉만 봐도 아기자기하고 예뻐서 보기 좋으면서도 내가 과연 이걸 그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그러나 이 책의 친절하고 상세한 가르침이라면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책과 나 자신을 믿어보고자 한다. 밑에 있는 칼라 가이드는 이 책의 색감을 익힐 수 있는 꿀 정보라 할 수 있다.


그림 그리기는 기본적으로 스케치하기와 채색하기로 나뉜다. 스케치하기에서는 그림의 특성에 따른 스케치 방법을 설명해 준 다음에 채색 전에 불투명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스케치가 완성되면 불투명한 스케치를 배경 삼아 본격적으로 채색을 한다. 그림의 특성에 따라 하나의 레이어에 전부 채색하기도 하고 물건별로 레이어를 따로 설정해서 그리기도 한다. 소품을 그릴 때 각각의 특성에 맞는 채색법을 상세히 알려줘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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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간단한 소품 그리기부터 시작해서 점점 복잡한 소품들과 함께 소품들을 담고 있는 배경까지 그린다. 이후 인물과 캐릭터 그리는 법을 배운 뒤 움직이는 이모티콘 만드는 방법까지 따라 해볼 수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난이도가 올라가지만 하나씩 단계를 밟아가면 해낼 수 있게끔 챕터 구성이 잘 되어있다. 아이패드 드로잉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도 책의 첫 장부터 차근차근 따라 한다면 무리 없이 해낼 수 있도록 설명이 자세하고 친절해서 매우 마음에 들었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려보고 싶고 그림의 감성이 자신과 맞는다면 이 책으로 아이패드 드로잉에 입문하는 것을 추천해본다. 시작은 간단한 소품 하나를 겨우 그리겠지만 연습하다 보면 어느새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림이 아름답게 패드에 남겨지듯 그림을 그려온 과정들이 내 기억 속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질 것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저의 주관적 견해를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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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괜찮은 어른이 되었습니다 - 미래가 두려운 십대에게 보내는 편지 십대를 위한 자존감 수업 3
김혜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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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른아홉 살이고 소설을 쓰는 작가인 김혜정 씨가 과거 열다섯 살 중학생인 김혜정 양에게 하고픈 말을 담아 쓴 편지들을 묶은 책이다. 청소년 소설을 주로 쓰다 보니 십대들을 자주 만나게 되고 청소년 대상 강연을 많이 한 저자는 그 아이들과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정작 과거에 청소년이었던 '나'에게 이야기한 적은 없다. 십대들이 궁금해하는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누구도 아닌 '나'에게 하면서 과거의 나를 위로함과 동시에 현재 십대인 청소년들의 고민을 어루만져 준다.

저자는 학창 시절이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보통 과거를 떠올리면 나쁜 기억은 점점 사라지고 좋은 기억만 남게 되어 추억으로 미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 학창 시절을 떠올려도 많이 힘들어서 돌아가기 싫다고 할 정도면 정말로 힘들었나 보다. 사춘기도 일찍 오고 감수성이 예민해서 기분 변화의 폭이 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십대의 고민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세심하게 조언해 준다. 어른인데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이 불안해하는 포인트를 잘 잡아내고 감성을 어루만지며 다독여준다.

학창 시절엔 친구와의 관계가 전부인 것처럼 느껴진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렇게까지 목맬 필요는 없었는데 당시에는 왜 그렇게 인간관계에 집착하고 누구와 사이가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힘들어했는지 잘 모르겠다. 어른이 되면 모두와 좋은 관계로 지낼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만 챙기려 하지만 사회적 관계를 처음 형성하는 청소년 시절에는 주위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인간관계가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 속상해한다. 이러한 십대들의 마음을 잘 아는 저자는 그들을 먼저 이해한 다음에 어른이 돼서 알 수 있는 방법으로 조언해 준다. 무엇보다도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학창 시절엔 모두가 나를 좋아했으면 하는 바람에 그렇지 않을 때마다 속상했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잘 맞는 사람과 안 맞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는 나를 좋아하지만 누군가는 나를 싫어할 수 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학창 시절에 인간관계 고민의 절반은 사라질 것이다.

인간관계 문제 이외에도 십대들이 할 수 있는 여러 고민에 대해 저자는 따듯한 마음으로 조언해 준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인 나도 새겨듣고 싶은 조언들이 참 많았다. 남들과 비교하며 좌절하거나 반대로 자존심만 내세우는 모습은 십대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타인과 비교하는 자존심이 아닌 나를 바라보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라는 저자의 말은 어떤 조언보다도 묵직하게 다가왔다. 이렇듯 청소년들의 고민을 덜어주고자 한 저자의 글은 어른들에게도 유익한 조언이 되었고 때로는 따스하면서도 큰 위로가 되었다.

2021년 현재 31살인 내가, 과거 15살인 나에게 편지를 전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지 고민해 보았다. 저자가 책에서 말한 많은 내용들을 다 말해주고 싶지만 그중에서도 하나를 선택하라면 저자가 밑줄 치라고 강조한 '잘하는 일을 찾으려고 하지 마'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약간 덧붙이자면 잘하는 일, 돈 잘 버는 일을 좇지 말고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라고 말하고 싶다.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돈은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것인데 왜 나는 부차적 요소인 돈을 우선순위에 두었을까 후회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과거의 '나'야. 네가 지금 이 말을 들을 수 있다면 너는 꼭 좋아하는 일을 하길 바란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 너는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으니 책도 읽고 글도 쓰면서 지식은 쌓고 생각을 표현하는 법도 배우렴. 그걸 바탕으로 하고픈 일을 찾아서 한다면 나중에 지금 내 나이가 된다면 지난날에 대한 후회는 없지 않을까? 하고픈 일을 하면서 후회보단 행복을 쌓아가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길 바라.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저의 주관적 견해를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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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 없던 삶이 다시 두근거리는 하루 10분 글쓰기의 힘 - 피로와 무기력, 부정적인 생각의 늪에서 나를 끌어올린 건 바로 글쓰기였다!
곽경빈 외 29명 지음, 김도사 기획 / 미다스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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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평범한 삶을 살았던 30명의 사람들이 책을 쓰고 난 후 달라진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꿈이 없어 방황하던 이들이 오래전 생각했던 꿈인 책쓰기에 도전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는데 성공한다.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급급했던 삶에 여유가 생기고 자신감도 덩달아 상승하게 된 그들의 이야기에는 희망이 담겨 있다.

30명의 작가들 중에 이전에 책을 읽어본 적 있는 익숙한 작가의 이름들이 몇 명 눈에 띄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드라마틱 한 삶의 변화를 이끌어낸 작가는 『나의 삶을 바꾼 필사 독서법』이란 책을 쓴 김경화 작가였다. 일찍이 남동생을 잃고 부모님에게 '동생 대신 네가 죽어야 한다'라는 말까지 들은 김경화 작가에게 삶의 의욕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 사기까지 당하면서 삶의 희망을 전부 잃어버린 그녀는 우연히 유튜브에서 책 쓰기 강의를 보고 죽기 전에 책을 한 권 써보자고 결심한다. 책 쓰기 특강을 듣고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글을 쓴 결과 그녀만의 책을 출판할 수 있었다. 좌절할 수도 있었던 순간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꿈에 도전한 그녀의 모습은 타인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작가가 된 이후에 1인 지식 창업가라는 새로운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모습이 참 멋있었다.

삼성전자에서 29년간 근무하고 퇴직한 김진호 작가의 삶도 독자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이야기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면서 많은 돈을 벌었으나 퇴사 후 첫 창업은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그 순간 좌절하지 않고 다른 아이템으로 재창업한 뒤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을 담은 책을 쓴다. 자신의 이야기와 창업 아이템 이야기까지 담은 책을 통해 사업은 성공하고 본인도 사업가이자 작가로서 제2의 멋진 삶을 살게 되었다. 성공만 하다가 실패했을 때의 좌절감은 배로 느껴질 텐데 낙담하지 않고 오히려 실패한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내면서 성공의 발판으로 삼은 그의 기지에 박수를 보낸다.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글을 써서 두각을 드러낸 많은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감성적인 에세이부터 육아, 교육, 주식,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에 본인의 이야기를 곁들여서 책을 출판하였다. 책 쓰기 이전에 각자 힘들었던 삶을 살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성공을 향해 나아갔기에 독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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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들의 이야기를 다 읽고 나서 나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았다. 지금까지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해 달려왔는지, 내 삶에 후회는 없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꿈을 향해 나의 열심을 다하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긴 했지만 그 꿈이 진정으로 내가 원했던 꿈인지는 의문이 든다. 내가 진정으로 원했던 꿈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란 사실을 최근 들어 깨달았다. 한 사람의 지식과 경험이 모두 담긴 책을 읽을 때 나도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렌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나의 감상을 남길 때 책 내용을 곱씹어 볼 수 있어서 좋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책과 내가 하나 되는 것 같아 행복하다. 마음속으로 생각만 하고 겉으로는 표현하지 못했다. 이런 꿈은 사치라는 생각에.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서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책 쓰기는 마음먹기에 달린 것인데 바쁘다, 시간 없다, 나에겐 사치라는 변명과 함께 애써 외면한 건 아니었을까? 용기뿐만 아니라 의지도 부족한 나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이 책에 나온 30명의 작가님들처럼 이제는 힘든 삶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싶다. 나의 이야기를 하나씩 글로 써가면서 나의 삶이 담긴 책을 꼭 출판하고 싶다. 이 책의 작가님들이 나에게 용기를 주었듯이 나도 언젠가는 나의 이야기로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를 받아 저의 주관적 견해를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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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에서 살아남기 - 실무자를 위한 생존 경쟁
알렉스 지음 / 정보문화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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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IT 업계에 종사하는 실무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나를 지키면서 회사 생활을 잘 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IT 헬프데스크의 업무부터 프로그래머의 업무, IT 기획 및 운영 업무의 삶까지 IT 회사 내에서 수행하는 대부분의 업무를 다루고 있다. IT 업계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에게도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을 알려준다. 상하급자와 업무를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상황을 예시로 들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해결 방안인지 근거를 들면서 설명해 준다. 타 업체와의 관계를 형성할 때 어떠한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도 명확히 알려준다.

IT 업계에서 일한다고 하면 보통 떠올리는 이미지는 프로그래머다. 엔지니어 또는 프로그래머로서 업무를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연차가 쌓일 때까지는 보통 그 업무만 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 고참이 되면 프로그래밍 처리 속도는 후배들보다 느려지게 되면서 업무 영역의 갈림길 앞에 서게 된다. 계속 엔지니어링 또는 프로그래밍 업무만 하고 싶다면 퇴사 후에 자영업을 해야 한다. 만약 회사 내에서 계속 생존하고자 한다면 'IT 기획 운영' 또는 'IT 영업' 업무 영역에서 본인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해야 한다.

IT 영업은 회사의 상품을 고객에게 맞춤형으로 제안하고 판매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업무다. 고객사의 요구 사항과 본사의 입장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하는 것이 핵심이다. IT 기획 운영 업무는 전략을 수립하고 인프라 구축, 시스템 운영 등 회사의 두뇌 역할을 수행한다. 회사 내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이슈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하므로 궂은일을 도맡아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배우는 의사결정 방법은 향후 회사 생활에 큰 도움이 되는 경험이다. 영업과 기획·운영과 같은 업무는 IT의 특성에 따른 차이점만 있지 기본적 골격은 다른 분야의 회사와 동일하다. 

본격적으로 IT 업계의 업무에 대한 설명을 하기 전에 저자는 IT 헬프데스크의 업무부터 소개한다. 이유는 가장 기본적인 IT 지원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니 공감이 되는 항목들이 많았다. IT 헬프데스크란 전기가 필요한 모든 제품의 장애를 처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직군이다. 즉, 사내 PC 및 프린터 수리, PC 내 프로그램 설치 등 제품 관련 설치 및 유지 보수 기능을 담당한다. 회사 생활을 해본 이들이라면 왜 PC와 프린터의 정상 작동 여부가 중요한지 알 것이다. 내 부서의 일들을 아무리 열심히 처리했다 해도 갑자기 PC가 먹통이 된다던가 출력 후 상부로 보고해야 하는데 프린터가 말썽이라면 지금까지 한 일들은 아무 의미가 없게 된다. 윗 사람이 급하게 자료 요청을 한다든지 출력을 지시했을 때 찰나의 시간에 맞춰서 출력한 자료들을 제공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나 처음 업무를 할 때는 이러한 업무의 중요성을 잘 모른다. 그냥 잡일 취급해버리지만 사실 모든 업무의 기초는 자료 확보 및 제공부터 시작하므로 그 중요성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나도 처음 일할 때 가장 먼저 배운 것이 프린터 작동법과 출력한 자료들을 제본하는 방법이었다. 요구하는 자료를 재빨리 출력해서 제본한 다음 제공하는 것부터 업무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IT 기획 및 운영 업무를 다룬 챕터에서는 업무를 기획할 때 임해야 하는 자세,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대처 방안, 타 업체 또는 고객사의 갑질이 있을 때 취해야 할 태도 등 회사에서 근무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내용들을 자세히 알려준다. 특히 업무 개선을 위해 무언가를 도입하고자 할 때 보고서에 도입 사유에 대한 명분을 명확하게 만든 뒤 반영하여야 한다는 저자의 의견은 새겨들을 만한 조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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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프로그래머 업무 및 공통 업무와 관련된 유익한 내용들이 많았다. 자기 분야에서 업무하는 중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 가지고 있어야 할 판단 기준을 명확하게 알려줘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IT 업계에서 근무하는 실무자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실제 사례를 접하면서 많은 업무 지침을 숙지할 수 있다. IT 업계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기획·운영 업무나 공통 업무 분야에서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 많아 한 번 정독하는 것을 추천한다. 오늘도 회사에 출근하는 모든 직장인들이 본인만의 판단 기준을 가지고 회사 생활을 해서 자신을 잃지 않고도 회사에 이익을 기여하는 실무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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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유치원 - 너와 내가 함께라면 길을 잃더라도
정일리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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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서울에서 두 자녀를 키우는 엄마 '혜림' 이 한국 사회에서 자녀를 키우고 교육하는 과정에서 겪는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조기 교육과 사교육에 눈을 뜨면서 내 자녀만큼은 최고로 교육하겠다는 욕심이 점점 자기 자신을 잠식해가고 이 과정 속에서 겪는 내적 갈등의 묘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자기 자식을 저렇게까지 교육하고 싶을까? 주인공을 욕하다가도 막상 내가 저 입장이 되면 나도 주인공처럼 사교육에 목맬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공감하기도 했다. 우리 아이보다 앞서나가는 다른 아이들을 보면서 조바심이 안 날 부모가 어디 있으랴.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없지만 어떤 방향으로 사랑해야 하나 고민하는 주인공의 심정에 공감하며 책을 끝까지 읽었다.

소설 속 세계는 너무나도 익숙한 대한민국 교육 사회이다. 그러나 저자는 친절하게도 맨 첫 페이지에 이 소설의 세계관(?)을 지도 한 장으로 보여준다. 이 소설이 판타지였으면 별 감흥이 없었겠지만 한국의 교육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지도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흔히들 말하는 SKY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고등학생 때 만 열심히 공부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중학교, 초등학교 심지어 유치원보다도 이전인 어린이집을 어디로 가느냐부터가 SKY 대학을 가는 첫걸음인 것이다.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을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교육의 질이 달라지고 공립초와 사립초의 갈림길은 거의 대학의 갈림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나도 나름 특목고를 나와서 교육의 열기는 어느 정도 맛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세계에서 나는 명함도 못 내미는 '흙 수저'인 것이다. 교육 전쟁이 고등학교가 아니라 유치원 때부터 시작되는 최근 사회적 현상은 아직도 낯설고 무섭다. 내가 낯설고 잘 모른다 해도 그건 내가 무지한 것이고 유치원 때부터 경쟁하는 사회는 이미 도래하였다. 이것이 현실이다.

소설의 초반부에는 첫째 딸 '지혜'를 유치원에 보내려는 엄마 '혜림'의 탐색전이 주를 이룬다. 경기도 광명시의 예그린 유치원을 나온 나로서는 강북의 사립 유치원들만 봐도 입이 떡 벌어졌다. 혜림의 정보 수집에 나도 흥미를 가지고 술술 따라갔다. 요즘 유치원들 세계도 장난 아니구나, 체험학습에 특활비에 이게 다 뭐지? 혜림의 안내에 신세계를 탐험하던 나는 영어 유치원을 마주하고 나서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혜림도 영어 유치원들의 이름을 듣고 낯설어하는데 나는 오죽했을까. 이때부터 교육의 본질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과연 이 교육들은 정말 아이들을 위한 것일까? 부모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인가?

나와는 달리 혜림은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남의 자녀 교육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마음이랑 내 자식 교육을 시키는 부모의 마음은 비교조차 안 될 거다. 혜림은 결국 강북의 영어 유치원을 넘어서서 강남 교육의 메카인 D동 입성까지 꿈꾸며 오직 자녀의 교육만을 바라보고 있다. 자신이 가지지 못했던 기회를 자녀들에게 줄 수 있음에 기뻐하는 그녀이지만 과연 자녀들도 기뻐할까? 자녀에게 물어는 봤을까? 이처럼 대한민국의 교육 문화 속에 교육 당사자의 의견은 반영되어 있지 않다. 아직 어려서 판단할 줄 모른다는 허울 좋은 변명 아래 교육의 방향은 전부 부모의 통제 아래 있다. 이 시점에서 진정으로 자녀를 위한 것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데 앞만 보는 부모들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잠시 걸음을 멈춘 다음 내 자녀의 두 손을 잡고 눈을 마주한 채 진솔하게 이야기 나눠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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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백미는 후반부 혜림의 내적 갈등 심리를 읽어나가는 데에 있는데 소개하지 못해 아쉽다. 소설의 시점도 처음에는 전지적 작가 시점이어서 이야기를 멀리서 바라보는 느낌인데 후반부에서 혜림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바뀌며 심리 묘사가 상세히 나타난다. 처음에는 시점이 바뀌는 것에 의문이 들었는데 소설을 다 읽고 나니 작가의 의도적 장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녀를 키우거나 키울 예정인 어른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주인공에 공감하면서 상당히 흥미롭게 읽을 거라 생각한다. 처음엔 이야기에 푹 빠져 술술 읽다가 후반부에는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 것이다. 재미와 교훈 둘 다 잡은 유익한 소설을 오랜만에 읽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 (너무도 강력한 교육 열기에 살짝 열도 받았지만...)

※ 이 서평은 작가님께 책 선물을 받아서 읽은 뒤 저의 주관적 견해를 담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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