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괜찮은 어른이 되었습니다 - 미래가 두려운 십대에게 보내는 편지 십대를 위한 자존감 수업 3
김혜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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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른아홉 살이고 소설을 쓰는 작가인 김혜정 씨가 과거 열다섯 살 중학생인 김혜정 양에게 하고픈 말을 담아 쓴 편지들을 묶은 책이다. 청소년 소설을 주로 쓰다 보니 십대들을 자주 만나게 되고 청소년 대상 강연을 많이 한 저자는 그 아이들과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정작 과거에 청소년이었던 '나'에게 이야기한 적은 없다. 십대들이 궁금해하는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누구도 아닌 '나'에게 하면서 과거의 나를 위로함과 동시에 현재 십대인 청소년들의 고민을 어루만져 준다.

저자는 학창 시절이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보통 과거를 떠올리면 나쁜 기억은 점점 사라지고 좋은 기억만 남게 되어 추억으로 미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 학창 시절을 떠올려도 많이 힘들어서 돌아가기 싫다고 할 정도면 정말로 힘들었나 보다. 사춘기도 일찍 오고 감수성이 예민해서 기분 변화의 폭이 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십대의 고민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세심하게 조언해 준다. 어른인데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이 불안해하는 포인트를 잘 잡아내고 감성을 어루만지며 다독여준다.

학창 시절엔 친구와의 관계가 전부인 것처럼 느껴진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렇게까지 목맬 필요는 없었는데 당시에는 왜 그렇게 인간관계에 집착하고 누구와 사이가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힘들어했는지 잘 모르겠다. 어른이 되면 모두와 좋은 관계로 지낼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만 챙기려 하지만 사회적 관계를 처음 형성하는 청소년 시절에는 주위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인간관계가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 속상해한다. 이러한 십대들의 마음을 잘 아는 저자는 그들을 먼저 이해한 다음에 어른이 돼서 알 수 있는 방법으로 조언해 준다. 무엇보다도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학창 시절엔 모두가 나를 좋아했으면 하는 바람에 그렇지 않을 때마다 속상했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잘 맞는 사람과 안 맞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는 나를 좋아하지만 누군가는 나를 싫어할 수 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학창 시절에 인간관계 고민의 절반은 사라질 것이다.

인간관계 문제 이외에도 십대들이 할 수 있는 여러 고민에 대해 저자는 따듯한 마음으로 조언해 준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인 나도 새겨듣고 싶은 조언들이 참 많았다. 남들과 비교하며 좌절하거나 반대로 자존심만 내세우는 모습은 십대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타인과 비교하는 자존심이 아닌 나를 바라보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라는 저자의 말은 어떤 조언보다도 묵직하게 다가왔다. 이렇듯 청소년들의 고민을 덜어주고자 한 저자의 글은 어른들에게도 유익한 조언이 되었고 때로는 따스하면서도 큰 위로가 되었다.

2021년 현재 31살인 내가, 과거 15살인 나에게 편지를 전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지 고민해 보았다. 저자가 책에서 말한 많은 내용들을 다 말해주고 싶지만 그중에서도 하나를 선택하라면 저자가 밑줄 치라고 강조한 '잘하는 일을 찾으려고 하지 마'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약간 덧붙이자면 잘하는 일, 돈 잘 버는 일을 좇지 말고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라고 말하고 싶다.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돈은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것인데 왜 나는 부차적 요소인 돈을 우선순위에 두었을까 후회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과거의 '나'야. 네가 지금 이 말을 들을 수 있다면 너는 꼭 좋아하는 일을 하길 바란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 너는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으니 책도 읽고 글도 쓰면서 지식은 쌓고 생각을 표현하는 법도 배우렴. 그걸 바탕으로 하고픈 일을 찾아서 한다면 나중에 지금 내 나이가 된다면 지난날에 대한 후회는 없지 않을까? 하고픈 일을 하면서 후회보단 행복을 쌓아가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길 바라.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저의 주관적 견해를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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