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2009. 2. 22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영화를 본 후 이 영화가 F. 스콧 피츠제럴드가 쓴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를 보고 만들어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영화는 충분이 마음에 들었으므로 나는 다시 피츠제럴드가 썼다는 그 소설을 읽기로 했다. 피츠제럴드의 소설이라고는 [위대한 개츠비]를 본게 전부였다. 그 소설을 읽었던 때는 대학에 다닐 때였는데 나는 단박에 이 소설에 빠져들었더랬다. 피츠제럴드가 쓴 벤자민 이야기는 영화와 다른 어떤 맛으로 나를 사로잡을지 기대했다. 여러 출판사에서 번역되어 나온 책들 중에서 문학동네의 책을 골랐다.



영화와 소설은 ‘한 남자가 노인의 외모로 태어나 아기가 되어 죽는다’는 설정만 같았다. 소설은 벤자민이 노인의 외모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면서 겪게 되는 평탄치 않은 삶에 주목한다. 영화는 벤자민이 거꾸로 가는 외모 때문에 사랑하는 데이지와 사랑을 지속하지 못한 아픔에 초점이 있다.



영화에선 벤자민이 그저 늙은 노인의 쭈글쭈글한 얼굴에 노쇠한 팔다리를 가진 채 앙앙 우는 아기(강보에 싸인 아기)로 태어나지만 소설 속에서는 갓 태어난 아기가 완전한 노인의 몸(요람에 누울 수 없어 팔 다리를 척 걸쳐놓고 앉아있는 노인)을 하고 있으며 아버지에게 가래가 가르릉 거리는 소리로 말도 건넨다.



영화는 죽음을 앞둔 데이지가 딸 캐롤라인에게 벤자민과의 사랑을 알려주는 이야기로 진행된다. 임종을 앞두고 있는 데이지의 병원은 시시각각으로 다가오고 있는 허리캐인 때문에 부산스럽고 두려운 분위기다. 허리캐인은 바로 캐롤라인이 자신의 생부 벤자민을 알게 되는 사건에 다름 아니다. 벤자민이 비록 노인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관객은 벤자민을 연민과 사랑으로 바라보도록 만들었다. 벤자민과 데이지의 사랑은 아름답고 슬펐다.



소설에서는 벤자민도 벤자민의 사랑도 영화에서처럼 아름답게 포장되지 않는다. 하긴 권위와 인습에 냉소를 보내는 피츠제럴드가 영화에서와 같은 애절한 사랑을 그리지는 않을 것이라 짐작했었다. 소설속의 벤자민은 스무살이 되었을 때 몽크리프 장군의 딸인 힐더가드 몽크리프를 보고 한 눈에 반하여 결혼에 이르지만 점점 늙어가는 힐더가드에게 더 이상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 벤자민은 아내에게서도 자식에게서도 사회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쓸쓸하게 살다가 아기가 되어 죽어간다.



이 책에는 이 외에도 여러 단편들이 실렸다. ‘젤리빈’, ‘낙타 엉덩이’, ‘도자기와 분홍’를 읽고 책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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