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이 세상의 온갖 잘못된 정보의 요람과 같다. 가족의 일상사에는 사실상의 오류를 낳는 뭔가가 있는 게 분명하다. 지나치게 밀접한 관계, 존재의 소음과 열기 같은 것. 어쩌면 생존의 필요와 같은 좀더 심오한 뭔가가 원인인지 모른다. 우리는 적대적인 사실들로 가득 찬 세상에 둘러싸인 망가지기 쉬운 생물이라고 머레이는 말한다. -145쪽
우리가 우리의 상태와 우리 자신 사이의 음산한 분리를 감지하는 것은 죽음이 도표화되거나 이를테면 화면에 나타나는 그런 순간이다. 신에게서 강제로 빼앗아온 멋진 기술체계 전부인 상징기호의 망은 이미 도입되어 있었다. 그것은 우리의 죽음에서 우리 자신을 이방인처럼 느끼게 만든다. -2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