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26

영화를 보고나서도 배경음악이 오랫동안 내 귓속에 남는 경우가 있다.
이 영화 [로나의 침묵]은 어쩌면 로나의 무표정한 얼굴이 오랫동안 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로나는 자신의 속내를 얼굴 표정이나 말에 담지 않는다.
그러나 관객은 그녀의 마음을 알게 된다.
그녀가 멀리 떠나는 애인에게 단 몇초만이라도 더 얼굴을 부비려하며 애절한 사랑을 보여주었지만 그것은 그녀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에 대한 불안함 때문이었다는 것.
그녀가 위장결혼의 남편 클로디에게 거리를 유지하고 냉정하게 하는 것은 그에게 마음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었다는 것.
그녀가 클로디와의 이혼을 서두르기 위해 자해를 서슴지 않은 것은 클로디를 지켜주고 싶기 때문이었다는 것.
그토록 원했던 가게자리를 사고 기쁨에 찬 목소리로 애인에게, 방이 셋이야, 여긴 욕실이야, 이제 3층으로 올라왔어, 전화로 설명하는 중에 통화가 어려울 만큼 통증을 느껴 주저앉는 것은 클로디의 죽음으로 이제는 더 이상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영화는 마치 나래이터 없는 다큐멘터리 같은데도 관객은 이 모든 것을 알게 되고 그 만큼 감동은 배가된다.
벨기에의 장 피에르 다르덴과 뤽 다르덴 형제가 만든 영화이고 주연 배우는 아르타 도브로쉬. 2008칸영화제 각본상을 받고 2008부산영화제 월드시네마에 나왔던 영화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를 찾아봐야겠다.

아무것도 없는 빈 몸에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갈곳을 잃은 로나.
"걱정하지마. 이젠 내가 지켜줄게."
로나는 뱃속 아기에게 말한다.
로나는 클리오의 아기를 임신했다고 믿고 있는데 사실은 상상임신.
이 곳의 버려진 오두막에서 밤을 지새며 영화는 끝난다.

파비오, 로나, 로나와 위장결혼을 해서 벨기에 시민권을 획득하려는 러시아인, 그 옆이 통역.

클리오는 로나의 도움으로 마약을 끊고 병원을 퇴원하는데 로나는 이제 이혼을 서두르자고 한다.
의심받지않고 이혼하기 위해선 자신을 폭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득하고
목격자가 있을 때 폭행해달라고 애원하는데 클리오는 차마 그녀를 폭행할 수 없다.
"넌 전과자잖아"라는 로나의 말에 "그건 달라. 난 여자를 때려본 적이 없어. 여자를 때릴 수는 없어."라고 한다.
로나의 침묵 (Le Silence De Lorna, 2008)
로나의 침묵 (Le Silence De Lorna)
제작년도[[[sh_key_value]]]2008
드라마 2009.06.04 | 104분 | 벨기에 | 15세 관람가
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 , 뤼크 다르덴
- 출연 아르타 도브로시, 제레미 레니에, 파브리지오 롱기온, 모간 마린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