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상문학상을 권여선의 <사랑을 믿다>가 받았다. 그녀의 작품들은 우리가 고정관념으로 갖고 있는 생각들을 뒤집어서 보여준다. 뒤집는다는 표현은 그 속을 다 벌려 잘 보여준다는 의미와는 좀 다르다. 어떤 상황에서 우리가 익숙하게 믿어버리는 것들의 정 반대 해석을 간단한 몇 문장으로 해치운다. 우리의 생각들도 관성을 갖는 거여서 섣불리 감동하며 치닫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작가보다 먼저 달려가며 지레 짐작한다. 이럴때 권여선은 뒤돌아서며 전혀 다른 곳에 서서 아무렇지 않게 서 있다. 엥? 이곳이 아니고 그 곳이었어? 그렇게 뒤통수를 맞을 때 나는 살짝 기쁘다. 나는 거기서 권여선의 매력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