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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사랑 주식회사 ㅣ 느림보 동화 9
손정혜 지음, 심미아 그림 / 느림보 / 2005년 10월
평점 :
어느 정도 신선하게 읽었다. 큰 욕심 없이 서술해 나가는 점이 일단 마음에 들었고, 그야말로 다정다감한 이야기일 것만 같은 제목과 표지와는 달리 아이들의 어두운 면, 동화에 쉽게 나오지 않는 부분도 건드린 것 같아 기본 점수를 주고 싶다. 또 이야기 속 아이들이 자기 경험을 어른의 경험으로 넓히다가, 한 번은 실수에 따른 어려움을, 또 한 번은 희망 어린 선택을 겪게 한 점이 독자 아이들에게 전하는 바가 있을 거라 본다.
하지만 단점도 많다. 가끔 불필요하거나 어색한 얘기도 나오고, 수위가 문제였다 뿐이지 그야말로 어느 정도는 다정다감하고 착한 이야기로 끝난 건 맞긴 하기 때문이다. 터부시되는 부분에 대한 솔직함이 기본 점수를 줄 만했지만, 따져보면 더 깊은 바탕엔 아무래도 현실에 대한 낭만적 지향이 놓여 있는 것 같기도 해서 속이 시원하진 않았다.(근데 그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는 한 것 같다.)
그리고 주인공 아이 부모가 목사님 부부라는 설정은 꽤 신선했다고 할까, 그랬는데, 그 점이 작품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인물 설정 선에서만 그치다가, 막판에 “…다 너희 교회에서 결혼을 한대. 그러면 행복하게 잘 살기 때문이래.”라며 개신교에 투신하는 듯하여 아쉬움이 컸다.
그리고 그림이 정말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