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시간표 보림문학선 1
오카다 준 지음, 윤정주 그림, 박종진 옮김 / 보림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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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날마다 헐레벌떡 학교로 간다.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도 어김없이 그래야 한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교실 벽에 걸린 시간표대로다. 수업 듣고 쉬는 시간 보내고……, 점심 먹고 또 수업 듣고……, 청소도 한 뒤 비로소 집에 돌아온다.


집에 왔다고 해서 학교와 영영 멀어진 건 아니다. 학교를 통해 사귄 친구들, 학교 밖에서도 나를 걱정하는 선생님, 다음 날까지 해 가야 되는 숙제……, 학교와 상관없는 ‘나’로 있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날마다 똑같기만 한 학교, 이런 학교에서 좀 벗어날 순 없을까? 아니, 학교 안에서라도 학교와 상관없는 ‘나’일 수 없을까? 교실 벽에 걸린 시간표 말고, 나와 내 동무들의 시간을 따로 만들어 생활할 수는 없을까?


여기 그런 것이 다 가능한 아이들이 있다. 아니, 대부분의 아이가 학교에 가지만, 벌써 그 아이들 대부분이 결코 벽에 걸린 시간표대로만 살지 않는다. 바로 이 책에 그런 아이들의 ‘학교 안 학교 밖 이야기’, ‘시간표 안 시간표 밖 이야기’가 담겨 있다.


대체 어떤 이야기기에 이러나. 정말 대부분의 평범한 아이들 이야기인가? 그렇다. 모두 평범한 아이들일 뿐이다. 평범하기 때문에, 일상을 누리기 때문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환상과 상상이 있다. 환상과 상상은 벌써 아이들의 일상 속에 숨어 있고, 그 숨은 세계와 일상의 세계를 한꺼번에 들여다보는 일은 어린이나 어른 모두에게 즐거움을 준다. 책장을 넘길 수밖에 없도록 하는 작은 긴장감과 미소를 준다.


그럼 같이 한번 들여다볼까? 교실에 있는 금붕어가 인사를 하고, 고양이가 양호실에 함께 가며, 도마뱀이 지우개를 건네주고, 친구가 돌멩이로 변하는 이야기. 어린이로 돌아간 선생님과 함께 운동장을 뛰고, 급식실에 있는 마녀와 가위바위보를 하며, 선생님이 청소함 속에 숨어 있다 나오면서 손가락으로 승리의 V자를 그리는 이야기.


이 이야기들은 일상을 누리는 우리에게 상상할 수 있는 용기를 주며, 우리 안에 있는 두려움을 이겨낼 힘을 준다. 이런 용기와 힘은, 어른에게는 어린이를 이해하는 바탕이, 어린이에게는 또래 동무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바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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