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화요일 비룡소의 그림동화 84
데이비드 위스너 글.그림 / 비룡소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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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도대체 이 책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책을 다 보고서 든 느낌이 바로 이거였다. ‘어…, 잘 모르겠네.’

책은 제목부터, 그리고 표지 그림부터 묘한 궁금증을 일으킨다. 저 큰 시계가 나타내는 시간은 무얼 말하는지, 화요일의 뭐가 이상하다는 건지, 화요일에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뒤표지도 마찬가지다. 부들 숲 사이로 훤하게 밝은 보름달과 개구리(두꺼비인가?) 한 마리가 보인다. 개구리는 무얼 타고 공중에 떠 있다. 이건 또 뭔가? 궁금증 만발!

시작 쪽부터 심상치가 않다. 막 웃음이 터질라 한다. 개구리 세 마리가 연꽃 잎사귀 위에서 잠을 자는데, 갑자기 연꽃 잎이 개구리를 공중으로 붕 떠올린다. 이어 또 한 마리가 떠오르는데, 자는 거, 떠오르는 거, 또 떠오르는 거, 이렇게 그림 세 개가 정 사각 틀 속에 가지런히 담겨 있다. 거 참, 개구리가 놀라는 표정이 너무 우습고 떠오른다는 발상 자체가 재밌긴 한데, 궁금증은 더해지기만 한다. 궁금증은 이 책 책장을 넘기게 하는 손과 같다.

글 없이 그림으로만 이야기가 전개된다. 중간에 몇 번 시간을 알려주는 글만 있을 뿐이다. 그러면 이야기가 어떻게 시작해 어떻게 끝이 날까. 시작과 끝 모두 오로지 상상, 바로 상상의 힘에서 시작해 상상의 힘으로 마친다. 상상의 힘으로 우리 눈길을 공중으로 붕 떠올렸다가, 착 가라앉으려고 하는 상상의 힘을 다시 더 센 힘으로 붕 떠올리며 이야기가 끝난다. 그런데 중간에 몇 번 등장하는 현실 장면. 별 힘은 없어 보이는 현실 장면. 이 장면은 상상의 힘이 띄워놓은 우리 눈길을 어디 둬야 할지 모르게 하며 혼란을 불러다준다. 뭐지? 어떻게 된 거지, 어떻게 되는 거지?

상상과 현실의 구분이 모호한 속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이 그림책은 우리를 더 큰 상상으로 살짝 몰아넣는다. 그러면서 끝이 난다. 그런데 내게 남은 건 바로 물음표. 우리 눈길을 어디 둬야 할지 모르게 하며 혼란을 주는 건 왜 그런지, 이런 상상을 하는 까닭은 뭔지, 머릿속에서는 물음표가 떠다닌다. ‘왜’라는 거, 거기에 답해야 한다는 거, 그런 건 아주 잊어버리라고 하는 말이 들리는 것도 같은데, 그래도 물음표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는다.

내 물음을 풀어줄 사람은 작가밖에 없을까? 아니, 나만 물음표를 안고 있는 건가? 아니면… 혹시… ‘상상’이라는 낱말, 이 낱말 자체가 내 물음을 해결해 줄 답인 건가? 그것 자체가 목적인 거고 의미인 건가? 모르겠네.

다만 내 느낌 한 가지. 개인적으로 개구리나 두꺼비 같은, 팍 튀어오르는 양서류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보는 내내 긴장감이 섞인 공포나 으스스함을 조금 느꼈다. 종이의 흰 바탕이 계속 정 사각 틀을 만들어 그림 전체를 꽉 짜인, 순간 포착된 한 장면으로 부각시켜주는데, 그래서 그런지 조금 더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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