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과 슬픔이 한껏 베어 있지만, 아기별이 아직도 바다 깊은 곳에서 빛을 내고 있다고 하니 마음이 많이 놓인다. 그런 마지막이 안정감을 준다. 그렇다고 이야기 안에서 벌써 잔뜩 깊어진 슬픔을 쉽게 해결해버린 건 아니다. 슬픔과 그리움을 그대로 담았지만 마음의 안정을 주는 이야기. 무척 마음에 드는 이야기다.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구도도 잘 짜여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바위나리, 그리고 아기별과의 만남과 우정.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이지만, 너무나 그리워하는 사이지만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기다리다가 끝내 만나지 못한다. 아주 흔한 이야기지만 그 원형을 쉽고 간결하게 잘 밝혀냈다. 아이들이 읽기에 무척 쉬운 이야기고, 슬픔과 그리움, 아름다움이라는 정서를 단순하면서도 아련하게, 그리고 복합적으로 직접 마음에 담아볼 수 있도록 했다.그림도 나쁘지 않다. 바위나리와 아기별을 사람 모습으로 드러내는 과정이 따로 설정되어 있거나 그렇진 않지만 어색하지 않다. 색감도 부드럽고 은은해서 정감 있다. 구도나 시간 변화에 따른 색의 변화도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별나라 임금님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은 설정도 좋다.아기별이 바위나리를 찾아갈 때 한 말이 마음에 남는다. “누가 이렇게 슬프게 울까? 내가 가서 달래 주어야겠다.” 누군가의 슬픔을 마음에 안고서, 그 슬픔을 나누고 도우려는 마음. 참 이쁘다. 인연은 그렇게 이루어지는 건가 보다. 아기별과 바위나리가 그렇게 만나 함께 이야기도 하고 즐겁게 노는 모습이 어찌나 이쁘게 마음에 들어오는지. 우정을 쌓고 사랑을 나눠가는 시간 안에 깃들었을 행복감이 참 소중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