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는 맛있어 어린이 들살림 1
도토리기획 엮음, 양상용 그림 / 보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이 들살림’이라는 시리즈 이름이 붙어 있는 책이다. 일단은 이 시리즈로 다른 책들이 뭐가 있는지 궁금하다. 이 책은 들살이를 어떻게 하는지, 들에서 사는 고구마가 어떻게 자라 우리에게 오는지, 그런 것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려는 책이다. 한 해 동안 진이네 가족이 고구마 싹을 틔워 순을 고르고 밭에 심고 다시 거두기까지, 그 과정을 죽 보여준다.

이 책은 말이 정겹고 그림이 정겹다. ‘고구마’라는 말 자체가 되씹어 볼수록 정이 가는 말이라서 더욱 그렇다. 고구마나 감자를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을 거다. 그래서 제목을 그렇게 붙였을까? 제목이 내용과는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물고구마는 그리 맛도 없는걸? ^^;

이 책의 내놓을 점은 그림 같다. 순박한 이들이 일하고 먹고 사는 모습이 잔잔하게 담겼다. 그림만 보면 나도 그런 곳에서 날 것 그대로 흙과 함께 살고 싶다. 지지리 궁상일 테고 그림에 잠겨 보이지 않는 촌티나 힘겨움이 빡빡하겠지만, 그대로 어떤가. 그렇게라도 제 생명력 그거 하나로만 정직하게 사는 동식물들과 어울려 사는 것이 참 좋지 않은가. 그림책 하나 보고선 어떻게 그런 감상적인 생각을 할 수 있냐구? 그렇게 묻지 말지, 나는 절박해서 말하는 건데….

암튼 그림에서 보여주는 삶 자체만 두고 볼 때 나는 ‘고구마가 맛있어’라는 제목보다는 ‘나 이렇게 살고 싶어’가 더 좋겠다. 내가 ‘고구마는 맛있어’를 읽은 느낌에 달 제목인가?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진이 생활이 자기 생활이랑 다르다는 점만 확인하지 않고 ‘어 재밌겠다, 맛있겠다’고 생각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그런데 아이들이 그럴지는 잘 모르겠네…. “엄마, 고구마 먹고 싶어!” 이렇게만 말해다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