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 300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친절한 영화다.
우선 갈등의 구조가 단순하고, 뒷 일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또한 관객의 뒤통수를 치는 캐릭터가 없다는 사실에서 그렇다. 배신자는 자신이 배신자라는 암시를 폴폴 풍기며, 위험한 인물은 "나 위험한 인물이야~"하고 얼굴에 써 붙이고 다닌다. - 나쁜 의미가 아니다. -

 게다가 전투 장면 역시 움직이는 그림책을 보듯 천천히 진행된다. 300명 병사들의 박력있고 빠른, 거기에 파괴력이 가미된 액션을 상상했다면 실망할 정도로. 그러나 나는 일부 사람들이 답답하게 느끼는 것처럼 불만스럽지는 않았다.

 

 어쨌든 영화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차근차근 담백하게 설명해주었다.

 

*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영화 처음에 나왔던 "레오니다스"의 소년기를 다룬 장면들이다. 시작이 너무 강렬해서 오히려 그 뒷부분의 이야기들이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궁녀 - 궁궐의 꽃
신명호 지음 / 시공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얼룩진 역사의 설움은 그 참된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제국과 함께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진 왕조는 그 화려함과 더불어 아주 작은 것마저 비밀로 남았다.  책에서는 최후의 상궁들로부터 얻은 궁녀에 대한 지식과 내궁의 일들을 듣고, 몇 남지 않은 사료들과 대조해 가장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는 진실을 추측한다(스러져가는 대한제국 황실은 특수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시를 살았던 상궁들의 증언은 그 이전의 조선시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모습은 오간데 없고 다만 황량함이 가득한 지금의 궁궐은 아무리 요란한 행사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씁쓸한 분위기를 지울 수 없다. 시간이 흘러 과거와의 거리가 더 멀어질 수록 과거를 알고 있던 사람들과도 멀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런만큼 이 책이 갖는 의미는 중요하다. 실제 궁녀의 삶을 살았던 사람들과, 현존하는 사료를 통해 재탄생한 [궁녀]는 저 멀리 모습을 감춘 과거로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미안.수레바퀴 밑에서 - High Class Book 6
헤르만 헤세 지음, 박병덕 옮김 / 육문사 / 1995년 6월
평점 :
절판


최근 간결하고 쉬운 문체가 사용된 일본소설을 많이 읽다가 [데미안]이나 [수레바퀴 밑에서]를 읽으니 확실히 어려웠다. 게다가 [데미안]은 [수레바퀴 밑에서]보다 더 난해한 부분이 많아서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다. 두 작품 모두 소년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는데, 철학적인 대사들과 영화 속에 나올 법한 풍경이라던가 인물들의 심리가 뒤얽혀 있어서 뚜렷한 기승전결은 존재하지 않는다. “성장기”는 좋아하는 주제 중의 하나이지만, 앞서 말했던 난해한 부분을 스치듯이 지나갔기 때문에 나중에 여러번 더 읽어봐야 좀 더 제대로 된 감상문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인기도서는 양장본이나 표지를 새로해서 다시 출간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연을 쫓는 아이들 역시 2005년 판과 2007년 판이 존재한다. 대개 예약불가 상태인 인기도서라 해도 이전에 출간된 버전의 책은 대출 가능한 경우가 많은데, 「연을 쫓는 아이들」은 구간, 신간 여부에 관계없이 예약이 꽉 차 있어서 읽기 위해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작품이었다. 한 줄 한 줄 읽어내려갈 때마다 쉽게 연상되는 장면들, 신문기사로만 봐서는 제대로 알 수 없는 아프가니스탄의 현실과 그 모든 것을 넘어선 감동까지. 564페이지의 두께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좋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금파리 한 조각 (양장)
린다 수 박 지음, 이상희 옮김 / 서울문화사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2002년 뉴베리 상 수상작”이라며 소개된 광고를 신문에서 본 기억이 난다. ‘재밌겠다. 꼭 읽어봐야지.’하고 늘 생각했는데 7년이나 지나서 읽게 되었다. 영어로 쓰여진 책을 번역했기 때문에 번역체의 느낌이 남아있었지만 그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금의 기술로도 완벽히 재현할 수 없다는 고려 도공의 솜씨만으로도 엄청난 흥미거리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순한 줄거리를 가볍지 않게 만드는 인물들의 관계와 도공의 혼이 어우러져 보기드문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 드라마로 각색해서 만들면-물론 잘 만들었다는 전제 하에- 대작이 탄생되지 않을까. 주인공 “목이”역엔 「돌아온 일지매」의 차돌이를 연기했던 이현우 군이 제격인 것 같다. 돌아온 일지매는 초반부반 봤는데 우연히도 표지의 다부지고 영특한 눈동자가 차돌이랑 많이 겹쳐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