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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 - 궁궐의 꽃
신명호 지음 / 시공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얼룩진 역사의 설움은 그 참된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제국과 함께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진 왕조는 그 화려함과 더불어 아주 작은 것마저 비밀로 남았다. 책에서는 최후의 상궁들로부터 얻은 궁녀에 대한 지식과 내궁의 일들을 듣고, 몇 남지 않은 사료들과 대조해 가장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는 진실을 추측한다(스러져가는 대한제국 황실은 특수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시를 살았던 상궁들의 증언은 그 이전의 조선시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모습은 오간데 없고 다만 황량함이 가득한 지금의 궁궐은 아무리 요란한 행사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씁쓸한 분위기를 지울 수 없다. 시간이 흘러 과거와의 거리가 더 멀어질 수록 과거를 알고 있던 사람들과도 멀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런만큼 이 책이 갖는 의미는 중요하다. 실제 궁녀의 삶을 살았던 사람들과, 현존하는 사료를 통해 재탄생한 [궁녀]는 저 멀리 모습을 감춘 과거로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