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때로 인간 없는 세상을 꿈꾼다. 자연의 법칙이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곳, 모든 생명이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세계, 꿈의 나라를. 만약 세상 어딘가에 그런 곳이 있다면 나는 결코 거기에 가지 않을 것이다."-28쪽
바위 밑에 누워서 본 것들 역시 환각이었다고 했다. 커튼처럼 걷히는 눈보라도, 은빛 세빙도, 서쪽으로 흐르는 구름도, 여우의 춤도, 가문비 숲도, 늑대도, 끝없이 이어지던 하울링도. 때문에 어느 순간 들려온 개 짖는 소리마저 환각인 줄 알았다고 했다. 헐떡이는 숨결과 눈두덩을 핥는 따뜻한 혀의 감촉, 의식을 깨우는 개의 냄새까지도. 수천 마리의 개들이 모여 있다고 해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냄새였는데도.-346쪽
"욕망이 없다면 잃어버릴 것도 없어. 잃을 게 없으면 두려움도 없고. 드림랜드에 있으면 그렇게 살 수 있을 줄 알았어. 잃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적어도 그때보다 무서운 일은 일어나지 않을 줄 알았어. 그런데 그것도 아닌 모양이야."-347쪽
"재형 씨." . . (중략) . . "나, 여기 있어."-478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