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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호어스트 에버스 지음, 김혜은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아는 언니가 재미있는 책이라며, 읽으라고 나에게 빌려준 책이다. 읽기 전, 언니가 읽으면서 ‘호어스트가 이렇게 행동하는 모습이 상상 돼서 너무 웃겨!’ 라고 했던 말이 읽고 난 지금 내 머리 속에 남아있다. 왜냐하면, 나 역시도 이 사람의 행동이 상상되었기 때문이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총 6개의 챕터로 나눠져 있는 이 책은 페이지 수에 비해 굉장히 얇고 가벼워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읽기에도 그만인 책이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챕터로 나눠져 있다. 각각의 요일 안에는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지독히도 귀찮은 호어스트의 여러 이야기가 들어있다. 작가는 작가 기준에 따라 시간의 흐름대로 이야기를 배치하였다고 서문에 적어놓았다. 어찌 보면 각각의 이야기는 이어지는 것 같기도, 혹은 독립된 존재로써 보인다. 이에 대한 판단은 읽는 사람이 해야 할 것 같다.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훗날 사람들이 ‘브랑엘 가의 기적’이라고 부르게 된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열일곱번의 기절 끝에 나는 벌떡 일어나 일을 시작한다. 72시간에 걸친 대청소, 그리고 3년치 세무신고서도 말끔히 작성한다. 내게도 가능하리라고는 감히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에 대한 집착을 끊기 어려울 완벽한 극한체험이었다. 그렇다, 기적은 있다. 우리가 어떤 일을 진정으로 원하기만 하면 기적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브랑엘 가의 기적’에는 장장 72시간에 걸친 대청소와 3년 동안 밀린 세무신고서를 한꺼번에 정리해버리는 모습을 담아 우리에게 웃음을 자아내지만 ‘집착’과 ‘기적’이라는 두 가지의 추상적인 개념, 그리고 두 개념의 관계를 정의하기도 한다. 이렇듯 책은 읽는 내내 유쾌하면서도 무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책을 덮고 나면 유쾌함이 책을 타고 흐른다. 하루하루가 힘든 일상 속에서 유쾌한 호어스트의 이야기를 보며 웃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