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호어스트 에버스 지음, 김혜은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7월
절판


‘잠들기 전, 귀찮은 일 한 가지를 정하라. 그리고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그것을 해치워라. 벌써 한 가지를 해냈다는 성취감에 스스로 놀라게 될 것이며, 또 이를 통해 그날 하루 에너지와 활력을 얻을 것이다.’-26쪽

훗날 사람들이 ‘브랑엘 가의 기적’이라고 부르게 된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열일곱번의 기절 끝에 나는 벌떡 일어나 일을 시작한다. 72시간에 걸친 대청소, 그리고 3년치 세무신고서도 말끔히 작성한다. 내게도 가능하리라고는 감히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에 대한집착을 끊기 어려울 완벽한 극한체험이었다. 그렇다, 기적은 있다. 우리가 어떤 일을 진정으로 원하기만 하면 기적은 반드시 이루어진다.-38~39쪽

시는 고통과 대적하는 나의 무기다. 그러나 이번에는 별 효과가 없다. 그렇다면 앓는 소리를 하는 수 밖에……. 하지만 최대한 위엄을 지켜야지. 미모사처럼 신경을 곤두세우지도, 어린아이처럼 엄살을 피우지도 말고.
앓되 남자답게, 앓는 소리도 남자답게.
"아야아, 아 우, 아 우, 아이 고고고, 나 죽는다."
위엄 지키기는 결국 실패했다.-41쪽

이렇게 해서 절대절명의 순간 게으름이 내 목숨을 구한다. 이 경험은 우리 같은 무력한(無力漢), 나태한 씨들을 차마 눈뜨고 못 보는 이 시대의 지나치게 활동적인 사람들이 반드시 교훈으로 삼아야 할 일이다. 적시에 구사하는 건강한 무기력은 황금이다.-56쪽

「My Generation」은 적어도 세 번쯤 반복될 것이며, ‘Hope I’ll die, before I get old’ 대목에서는 컴퓨터로 합성된 커트 코베인이 나타나 절절한 목소리로, ‘그대들 언제 마지막으로 물어보았나? 그대들 젊은 날의 꿈이 어디로 가버렸는지.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 가슴을 열어 결단을 하라’고 다그칠 것이다.-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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