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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록흔.재련 1 - 개정증보판
한수영 지음 / 마루&마야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내게 있어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내가 느낀 바를 글로써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리뷰도 어렵지만 이보다 더 어려운 점은 제목을 정하는 것이다. 제목이란, 글 안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번 리뷰를 쓸 때 정한 ‘연록흔.재련. 그 애잔한 이야기’라는 제목은 내가 1권부터 5권까지 읽으며 느꼈던 감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비단 주인공들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 외의 이야기에서도 느낀 감정이다.
‘연록흔.재련.’은 원래 ‘연록흔’이라는 3권짜리 책이었으나 5권으로 늘어나면서 ‘연록흔.재련’이라는 책 제목을 달고 나오게 되었다. 책을 구입하기 전에 읽었던 리뷰에서 구판보다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가 적고 다른 내용이 더 많다,라는 내용을 봤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구판을 읽지 않고 이번에 나온 연록흔.재련만 읽었지 때문에 구판보다 무엇이 더 추가되었고, 무엇이 더 아쉬운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나에게는 충분히 사랑이야기였고 재미있는 모험이 가득한 세계였다.
‘무협’이라는 설정 자체만으로도 이미 상상 속의 세계이다. 그러나 ‘사람’들만 나올 줄 알았던 이 책에서는 ‘사람이 아닌 존재’들도 등장하면서 한층 더 깊은 상상에 빠지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이러한 존재들은 책의 내용을 이끌어 가는 하나의 중요한 조연들이다. 문득 든 내 생각으로는 이러한 조연들의 이야기들은 어찌 보면 작가가 생각하는 사랑이자, 삶이 아닌가 싶다. ‘사람’이라는 존재에 한했다면 연록흔.재련.은 이렇게 재미있지 않았으리라 본다. 오히려 ‘사람이 아닌 존재’들이 등장함으로써 새로운 이야기와 새로운 방식으로 좀 더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만들어 주지 않았을까.
책은 사람이 아닌 존재들로써만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것이 아니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가지각색 자신들만의 개성을 지닌 여러 명의 인물들도 등장한다. 내가 책을 주의 깊게 안 읽는 것인지, 아니면 워낙 이름을 잘 기억을 못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나에게는’ 등장인물들이 조금은 많았다. 책이 총 5권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본다면 많다고는 못하겠지만 나에게는 역시 여러 명의 등장인물들과 이름이 등장하면 조금은…어렵다.
1권보다 2권, 2권보다 3권…책은 권수를 더해 갈수록 나에게 애잔한 감정을 전해주었다. 서로를 너무나도 아끼고 사랑하기에 애틋하고 어찌 보면 조금은 절절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이러한 감정을 전해준 것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작가의 문체가 가장 큰 특효약이라 생각한다. 사실 문체는 1권보다 2권이 어렵고 2권보다 3권이 어렵다. 문체가 얼른얼른 읽히지 않고 익숙하지 않아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하고 책을 읽다가 놓아버릴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도 느끼고 다 읽고 난 후 느낀 것은 처음 시작과 끝의 문체가 확실히 차이가 난다는 점이었다.(여기서도 권수를 더해갈수록 달라진다. 그러나 후반에 가면 달라진 것을 느끼진 않는다. 처음과 끝만을 비교해 보았을 때.) 작가가 글을 쓰면 쓸수록 익숙해져서 문체를 다룬다고 해야 할까…? 내가 보기에는 작가의 문체는 취향에 따라 마음에 들 수도 아닐 수도 있는 문체인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면 한 문장 한 문장이 중요하기에 앞의 내용을 놓치면 결국 뒤에 가서 어떤 소리를 하는건지 모를 때가 있다. 맨 처음 연록흔.재련.을 읽을 때가 시험기간이었고 할 일이 너무 많았기에 나는 시간 들여 읽지 못하고 휙휙 읽어 내려갔다. 이후 방학에 들어와서 다시 찬찬히 읽었을 때에는 처음 읽었을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었다. 앞의 내용을 찬찬히 새기고 읽어 내려갔기 때문일까.
아무튼, 책의 내용이 길다 보니 리뷰까지 좀 길어진 느낌이다…=_=;; 결론은, 간만에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과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과 함께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