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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5월
평점 :

감동적인 첫 문장.
나는 이 페이지를 펼친 것 만으로 이 책을 사랑하게 되었다.

며칠 전 도서전에 갔다가 득템한 것.
문학동네에서 무려 4000원에 팔고 있었다. 코엘료 파울로의 대작!! "11분."
수 많은 사람들이 코엘료 파울로의 대표작은 "연금술사"가 아니냐! 하는 말을 하지만... 개인의 취향!!!이라고!!ㅎㅎ
나는 연금술사 보다는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가 좋고, "베로니카..."보다는 "11분이 더 좋다"
4000원에 득템한 것 치고 상태가 너무 좋다. 깨끗하고 어디 망가진 부분도 없었음.ㅎ
위에 빛을 받아서 글자가;;
"걷지 말고 춤추득 살아라!"임.
이미 몇 년전에 읽은 책이지만 너무 감동적이어서 사고싶다 사고싶다 생각만 했는데, 이렇게 손 안에 들어오니 몸둘바를 모르겠다.ㅎㅎㅎㅎ 마음까지 경건해지는 기분.
본문 앞에 첨부되어 있는 글. 종교와는 크게 상관 없지만 굉장히 세련되고 분위기 있는 책이다. 성을 다룬 이야기가 세련됐다는 것도 참 우습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ㅎㅎㅎ
이 책은 "마리아"라는 창녀의 이야기다. 브라질에서 첫번째, 두 번째, 그 후로도 몇 번인가 사랑에 실패한 마리아는 휴가지에서 스위스 남자를 만나 댄서로 스카웃 당한다. 하지만 스위스에서 그 환상은 산산이 부서지고 결국 마리아는 현실에 부딛혀 딱 1년만 창녀로 지내기로 한다. 문장으로 써 놓고 보니 비참한 이야기지만 마리아는 너무나 담담하고 당당하게 일을 진행시킨다. 그리고 창녀로 일을 성스러운 사랑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
어째서 제목이 11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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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마리아, 과장을 해도 정도껏 해야지. 그건 사십오 분 정도에 불과해. 아니, 옷 벗고, 예의상 애정 어린 몸짓을 하고, 하나마나한 대화 몇 마디 나누고, 다시 옷 입는 시간을 빼면, 섹스를 하는 시간은 고작 십일 분 밖에 안 되잖아."
11분. 겨우 11분을 축으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었다.
하루 24시간 중 그 11분 때문에(말도 안 되는 소리긴 하지만, 모든 사람이 매일 밤 아내와 사랑을 나눈다고 가정할 때) 결혼을 하고, 가족을 부양하고, 아이들의 울음을 참아내고, 늦게 귀가하게 되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함께 제네바 호숫가를 거니고 싶은 수십 수백 명의 다른 여자들을 훔쳐보고, 자시을 위해 값비싼 옷을, 그 여자들을 위해서는 더 비싼 옷을 사고, 채우지 못한 것을 채우기 위해 창녀를 사고, 피부관리, 몸매관리, 체조, 포르노 등 거대한 산업을 먹여살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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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이해하고 싶긴 하지만, 그리고 내 마음을 앗아간 남자들 때문에 고통스러워한 적도 있지만, 나는 이제 깨닫는다. 내 영혼에 와 닿은 사람들은 내 육체를 일깨우지 못했고, 내 육체를 탐닉한 사람들은 내 영혼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혹 기대하시는 분들이 있을까 싶어 미리 말 해 두지만 이 책 안에는 섹스에 대한 솔직한 표현과 묘사가 난무한다! 정말로!! ㅋ
지하철에서 읽기 민망할 정도로 많이 나와서 누가 볼까 가슴을 졸여가며 봐야 할 정도.ㅎㅎㅎ 그렇게 외설적인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도 포르노 소설이 아닌 이유는 이 책의 주인공인 마리아가 지식인이자 순수함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스러운 사랑(나의 육체와 영혼에 모두 도달한 남자)이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기까지 하니 이 책은 절대 포르노 소설이 될 수 없다!ㅎㅎㅎ(그치만 역시 내가 가진 책들 중 가장 야할지도.ㅋㅋㅋㅋ)
정말정말 솔직히 말하면 코엘료 파울로는 연금술사 같은 동화 보다는 이런 장르(?)가 더 어울리는 듯.ㅎ
생각난 김에 "피에르 같가에서 나는 울었네"를 보다 던졌다;;; 다시 볼까 생각중.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