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쿠라노소시
세이쇼나곤 지음, 정순분 옮김 / 갑인공방(갑인미디어)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세이쇼 나곤은 헤이안시대, 가나가 활성화 되었을 때 여성 문학을 발전시킨 대표적 인물이다. 당시에는 무라사키의 "겐지 이야기"와 함께 비교되곤 했다. 겐지 이야기는 일본 규방문학의 지평을 열었고, 그 안에 들어있는 수 많은 와카, 렌가들을 무라사키 혼자 지었다는 점, 인간의 희노애락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큰 평가를 받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세이쇼 나곤의 "마쿠라노 소시"가 더 좋다. 인간다운 혜학, 당시 여성들이 느끼던 외로움, 기쁨, 실망감을 리얼리티와 함께 고스란히 드러낸 혁명적 작품이기 때문이다.  

"밤새 잠자리에서 다정한 말을 속삭이던 님이 새벽녁이 되자 방 바닥을 더듬는다. 

내 허리띠는 어디 있느냐. 

새벽 동이 점점 터 올 무렵이 되면 손으로 방바닥을 탕탕 치며 허리띠를 외쳐댄다. 남자란 무릇 이런 것이다." 

외우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쓸 수는 없지만 대충 이런 내용들이 가득하다. 

"세상에 없는 것 세가지. 

며느리 욕을 하지 않는 시어머니, 주인 욕을 하지 않는 하인, 털이 잘 뽑히는 족집게" 

이런 내용도 있다. 

물론 내용 중에는 풍경을 보고 느낀 점을 쓴 것도 있고 쓸쓸함을 노래한 글도 있다. 

하지만 그 헤이안 시대에 규방에서 외로이 지내던 여자들이 이렇게 혁명적이고 혜학적인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물론 말이나 생각은 할 수 있으나 이렇게 기록으로 남기는 대담함. 

책은 꽤나 두껍지만 각각 주제마다 거의 세 줄, 길면 한 두 페이지 정도라서 꽤나 읽을만 하다. 이런것을 드라마에서는 '야시'라고 한다지 아마.ㅋ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