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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케이크 모양을 한 나의 가난
무라까미 하루끼 지음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1993년 7월
평점 :
절판
그는 왜 가난을 치즈케이크라고 했을까? 그런 궁금증이 이 책을 보게 만들었다. 사실 치즈 케이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가난이 그저 긴 삼각형 모양을 한 땅이라면 굳이 치즈 케이크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다른 수많은 케이크를 두고 말이다. 어쩌면 별로 의미없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양쪽으로 전철이 지나가는 삼각지대에 살게 된 신혼의 부부는 철도회사가 파업을 한 봄에 무척이나 행복했다고 한다. 그런 곳에서 세탁기도 냉장고도 난로도 라디오도 없이 너무나 가난하게 살면서, 고양이와 함께 철로에서 볕을 쬔 그 날의 일을 따뜻하게 기억하고 있는 두 사람은 2년 후엔 그 곳을 떠나 어디에서 살고 있을지 궁금하다. 하긴 그 두 사람은 어디에 살든 문제없겠지. 치즈케이크 같은 곳에서도 살았으니 말이다. 어쩐지 그런 가난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젊을 때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