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털 같은 나날
류진운 지음, 김영철 옮김 / 소나무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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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문화의 수준이 높은곳에서 낮은곳으로 내려올꺼라
생각하고 그렇게 배웠다. 하지만 미,유럽의 문화가 남미의 문화보다
낫다고 단정지을수 없으며, 요가,기체조등 동양 전통의 것을
서구는 지금 열심히 흡수하고 있다.
                   -신문학사에 관한 어떤 책의 내용 중- 


사실 중국의 현대문학은 나에게 생소했다.
다만 막연히 한국문학보다 뒤떨어져 있을것이고
과거에는 당의 문학이 주류를 이루고  지금은 한창
자본주의 물결에 휩슬리고 있으니까조금은 다른 류의
작품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과거 60-70년대 정도의
소설수준과 분위기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고
조금은 무시하는 생각도 있었던게 솔직한 내 생각이었다.
하지마 이번에 본 류진운의 [닭털 같은 나날]은 이런 나의
고정관념을 깨기에 부족함이 없던 작품이었다.
 

이 책에는 3 단편이 실려있다.
소시민의 삶을 경쾌한 필체로 써내려간 <닭털같은 나날>
한 기관의 국장자리를 두고 암투가 벌어지는 모습을 그린
<관리들 만세>
중국의 1942년 기아로 300만명이 죽은 사건을 흡사 다큐식으로
써내려간 <1942년을 돌아보다>

<1942년을 돌아보다>는 작가의 사회적 의식이 많이 투영된 작품이다.
인민보다는 정치인의 생활, 국제적 정서가 먼저 우선시 되고 그것이 역사에
남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신문에는 300만명이 기아로 굶어죽어도 한 국가원수의
이혼소식이 중시되는 것...
하지만 류진운은 흥분된 어조가 아닌 차분하고 조금은 미소를 지으면서까지
소설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더욱 국가와 개인중 어느것이 우선시 되는가 고민하게 만든다.

<닭털같은 나날>과 <관리들 만세> 이 두작품은 현대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작품을 읽고있노라면 중국인들의 사고 방식이 우리의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사람 저사람에게 부탁하면 아무도 힘을 들이지 않는 법이다.
여러 사람들에게 부탁한 다는 것은 아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고,
그건 거꾸로 자기가 대단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짓이다.
                                      - <닭털같은 나날> 중

"고맙네"라고 말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그말이 운전기사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었다.
당신이 병이 도져서 내가 실어주었으면 됐지, 남의 손은 왜 잡고 지랄이야
                                     -<관리들 만세> 중

 

현재 한국은 웰빙의 바람이 불고 있다. 좀 더 좋고 맛있는 음식과
요가와 헬스를 하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새로운 애완동물을 찾고
심지어 집의 장판도 환경호르몬 걱정을 하고 있다.
실업자는 여전히 넘쳐나고 가난한 사람은 많지만
그래도 좀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자 하는 이가 많다는 증거이다.
혹자는 새로운 귀족주의라고 비판하지만 이 모습이 현재 한국의 모습이다.
따라서 어찌보면 70년정의 환경의 현재 중국 모습이고 정서도 다른 면들이
많은데 이 두작품이 우리에게 의미를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살아간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공통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상한두부때문에 부인과 티격태격하고 자존심과 자신의 모습을 바꾸면서 까지
돈을 벌기위해 오리를 팔고, 어릴때 선생님을 생각하는 것보다 현재를 생각하는것
"죽은 사람은 더이상 생각해 봐야 소용이 없는 것이다'라는 작중인물의 고백은
이호철의 <소시민>의 결말인

"결국  죽은 사람은 그렇게 죽어갔지만, 산 사람은 산 사람대로의 논리로 살고
있는 것이다."라는 구절을 생각하게 했다.

그렇게 꿈과 자신의 모습을 버려두고 <닭털 같은 나날>처럼 소시민이 되거나
<관리들 만세>처럼 자신의 이익과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온갖 모략을 짜내면서
살아야 하는 것은 중국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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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
아멜리 노통브 지음, 전미연 옮김 / 문학세계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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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에 관한 아멜리 노통의 깜찍하고 기발한 이야기~ 작가의 다른 작품들고 그렇지만 이 책에는 특히 더 작가의 상상력과 기지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이 이야기는 내가 접한 가장 어린나이의 인간에 관한 성장소설 일 것이다.

노통은 태어나서 1-2세의 아이를 신과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3세는 그 아이가 세계를 인식하는 나이... 즉 세상과의 조우로 인해 최초의 위기와 변화를 일으키는 나이라고 설정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기만 한것도 아닌 작가의 위트넘치는 통찰력이 곳곳에서 살펴볼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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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창 작가정신 소설향 23
윤대녕 지음 / 작가정신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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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창이란 노트르담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의미한다.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서 들어오는 한줄기 빛... 작중의 나는 그 화장실의 한순간을 확인하기 위해 정윤을 찾지만 그녀는 결국 보지 못한다. 하지만 소설을 읽다보면 독자들은 '정윤 = 정희 = 선글라스 그녀' 라는 의심을 하면서 읽게 된다. 정윤은 상처를 심하게 받은 여자로 남에게 자신을 드려내려 하지 않는다. 자신이 가면을 벗게 되면 누군가 자신을 벌집으로 만들어 놓을꺼라는 공포로... 그래서 그녀는 우연을 가장해서 작중의 나를 만나게 된다. 망년회때의 우연한 자리, 우연히 일이 생겨서 못만나게 된 정윤 대신 만난정희 그리고 관광도중 우연히 마주치게 된 선글라스 그녀.

작중의 '나'가 찾는 그 한순간의 빛은 스테인드 글라스와 선글라스 처럼 그 빛은 뭔가 가려져서 보여야 한다. 그렇게 때문에 그녀의 선글라스를 벗겨서 진실을 확인하려 할때 그는 개새끼라는 욕을 먹게 되는 것이다.

서울 신촌의 한 망년회의 의미없고 정신없는 술자리든, 유럽의 관광지이든... 우연을 가장한 술래잡기를 통해서만 추구되는 '생의 한순간...' 그렇게 삶은 지속되고 나는 대한항공 비행기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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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수은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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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야기는 모두 닮아있다...

과연 이 명제는 맞는것일까? 틀린 것일까? 개인적으로는 각 사람마다 생각하는 사랑관이 틀리고 그리고 각 개인은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그 다른 개인의 결합은 거로 같을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듣고 책과 영화에서 보는 사랑이야기를 생각해볼때 그것은 얼핏 닮아있기도 하고 해서 사람들에게 회한과 추억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도 한다.

<피에르트...>는 단순한 줄거리이다. 평범한 여 주인공이 어린 시절을 같이 보냈던 남자에게 신앙세미나 초대를 받는다. 여자는 초대에 응했고 남잔 그녀가 자신의 첫사랑임을 고백한다. 하지만 신앙과 동떨어지고 세상의 사랑에 이리저리 채인 그녀는 쉽사리 맘을 열려고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여행을 몇일 다니고 그 덕분에 신앙의 영혼이 맑아지면서 그녀는 사랑을 깨닫는다. 하지만 남자는 자신이 해야할 소명과 사랑사이에 갈등한다.

연금술사라는 명칭이 정말 잘 어울리는 코엘료답게 단순한 미사여구가 아닌 삶의 통찰력에서 오는 지혜의 언어로 <피에르트....>는 멋진 구절로 된 언어가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사랑과 다른것들과의 갈등 (소명, 평범한 생활, 안좋았던 사랑의 기억들, 서로의 위치에 대한 차이점...)을 극복해 간다.

조금은 황당한 소재들과 약간은 뻔한 결말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무척 현실적이고 독자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아마도.... 모든 사랑이야기는 닮아있기 때문이다. 라는 명제가 어느정도 맞기 때문일것이다. 남자와 여자가 할수 있는 '가장 위대한 미친짓'이 사랑이기에 위대하고 미친짓이라는 공통점에서 닮아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나간 사랑에 대한 반성과 사랑을 하고 싶다라는 충동을 억누르긴 힘들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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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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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는 평범한 일상에서도 의미를 찾아낼수 있어야 하고 내공이 깊어지면 순간의 일들에도 의미와 삶을 찾아낼수 있을꺼라고 생각한다. 타고난 이야기꾼인 성석제는 작은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번쩍하고 황홀한 순간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은 편당 3-4페이지정도의 작은 소품들로 구성되어있다.
어린시절의 동창에게 전화가 잘못걸려온 에피소드
동네 경찰서의 서장대리가 마을주민에게 연설하는 에피소드
술먹다가 깡패랑 붙은 에피소드
자동차가 고장나서 수리할때의 에피소드처럼
주변에서 흔히 벌어질수 있는 이야기들을 소재들을 우리시대 이야기꾼인 성석제는 그답게 변형시켜 들려주고 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낼수 있을까 하면서 작가의 상상력과 내공에 놀라기도 하고 정신없기 웃기도 하면서 책을 봤다. 짧은 단편마다 각자 의미가 있기도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큰 수확은 평범한 삶의 주위에도 번쩍하고 황홀한 순간들이 얼마든지 생겨날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작가의 모습처럼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배워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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