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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 존스의 일기 ㅣ 브리짓 존스 시리즈
헬렌 필딩 지음, 임지현 옮김 / 문학사상사 / 199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페미니스트인 친구의 권유로 읽게된 책.
이미 영화가 한참 전에 개봉, 막을 내렸고... 나는 가벼운 로맨틱 코메디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오해였다. 그것도 명백한.
나는 아직 서른을 넘기지 않았고, 독신녀도 아니며, 전문직에 종사하지도 않으며, 번화하며 음침한 런던같은 서양의 대도시에 살고 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브리짓의 일기를 읽으며 90%의 공감을 던질 수 밖에 없었다.
너무나 솔직한(너무 솔직하고 가벼워서 오히려 반감이 조금씩 들기도 했지만),
그리고 일상적이며(놓치기 쉬운 그러나 누구나 겪고 있는),
유쾌한 책이었다.
브리짓의 다이어트에 대한 다짐, 어머니로부터 받는 감정, 일에 대한 의욕...
그리고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기대와 불안. ^ ^
그 솔직함은 유쾌한 웃음을 부른다. 왜냐면 내가 그러하니깐...
사람을 웃게 만드는 여러가지 방법 중에 참 씁쓸하면서도 결코 웃지 않을 수 없는...
나의 경험을 공공연한 곳에서 막닥뜨리는 것이다.
정말 평범함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경험이 떠올라 자조적인, 혹은 쓸쓸함이 묻어나는 웃음을 짓지 않을 수 가 없다.
아, 약간의 동정심이 섞이기도 하겠다. -_-;;
유치한 로맨틱코메디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영화.
하지만 책은 다르다. 유쾌함과 동시에 만족감을 전해준다.
영화에서 르네젤위거의 모습에는 결국 그녀의 행복을 질투하게 된다.
왜냐면 눈 앞에 보이는 아름다운 브리짓은 내가 아니니깐...
그러나 책은 다르다.
브리짓과 나는 점점 동일화 되어가는 것이다.
복권 긁기, 술먹구 필름 끊어지기, 몸무게에 좌절하기... 등등..... 곧 나의 생활도 다를 바 없다.
딱 하나! 어쨌든 마크 다아시라는 멋진 왕자님이 곁에 있긴 하지.. -_-;;
어쨌든 <브리짓 존슨의 일기>는 가볍기만한 독신 여성의 일기는 아니었다.
쓸쓸함과 그것을 포옹하는 따뜻함. ^ ^
하나 궁금함!
남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어떤 생각을 할까?
설마 '한심해'라는 사람도 있을까. -_-;;
이 책은 남성의 여성에 대한 태도와 사고를 판단하는 좋은 리트머스지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모든 여성이여!!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