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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름 기대하고 있는 이 영화의 동명의 원작소설이라하여 눈길이 간 이 책.
이미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지 오래였으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공지영이란 작가를.. 나는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 터라 이 책도.. 읽고픈 마음이 그닥 없었다.
그러다가. 기다리는 영화의 원작이니 담고 있는 이야기들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으로 펼쳐보게 된 책.
그렇게 나는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는 동안 내 영혼의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살인죄로 사형을 언도받은 남자와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한 여자.
그리고 그들의 만남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또한 그리하여. 그 만남으로 변화되어 가는 주인공들.
그냥 보기엔 아주 상투적이고 전형적일 것 같은 캐릭터와 서사구조를 가졌음에도 그 내용은 내 마음을 움직였다.
그것이 바로 '진심의 힘'이 아니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어떤 힘든 일이 생길때. 세상에서 내가 가장 불행하게 느껴지곤 한다.
세상의 짐은 나 혼자 진 것 같고, 왜 이런 불행이 내게만 오냐고 불평한다.
그렇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그 불평불만이 배부른 투정이란걸 깨달는건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우리가 그런 것들을 보기 원치 않을 뿐..
이 책에도. 자신을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한 여자와 한 남자가 있다.
자신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없다고 믿고 있을 때, 세상에 불평과 불만이 가득 차 저주하고 있을 때,
그 때. 두 사람이 만난다.
그리고. 어렵지만 차근차근.. 자신의 치부와 상처를 용기있게 끄집어 내 보이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게 되고, 그동안 용서할 수 없었던 자신의 영혼까지 치유해 간다.
그렇게. 세상과 자신에 대한 원망의 굴레를 벗고 자유로워진다.
이 책을 읽으며.
용서..라는 말이 이렇게도 힘들고, 이렇게도 아름다운 것이었나~ 다시 생각해 봤다.
나는 과연.. 그 산동네 노파처럼 내 가족을 죽인 살인자를 용서할 수 있을 것인가.
예전 어느 신문에서 봤던, 자신의 자식을 죽인 살인죄의 사형수를 무기징역으로 감형해달라고 탄원서를 냈다는 할머니처럼 용서할 수 있을 것인가.
아마도. 나는 그렇게 못 할 것 같다.
작은 일에도 쉽게 분노하고, 쉽게 미워하는 내가. 그렇게 크디큰 죄를 가진 자를, 더구나 내 가족을 죽인 자를 살려달라고 말할 수 있을까.. 도저히.. 아무리 상상해봐도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세상엔 그런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용서하는 천사들이 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고, 7번이 아니라 77번이라도 용서하라는 말씀을 온 몸으로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바라볼 때. 나는 얼마나 모자라고 못난, 작은 그릇인가;; orz
더불어.
극악무도한 죄를 지어 연일 신문을 장식하던 범죄자들.
그런 뉴스를 보며 '저런 놈들은 다 죽여야 돼~'를 외치는 우리들.
그렇지만. 인간이 아닐 것 같았던 그들도, 분명한 인간이었다.
물론. 금자씨처럼 또다른 복수를 범행하거나, 여전히 어둠의 길을 걷는 수많은 조폭 영화의 그들이 떠오르긴 하지만.
그들도 나름의 사연을 가진 불쌍한 인간들인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작가는, 아직 우리나라에 현존하고 있는 '사형제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게 아닐까 한다.
모니카 수녀님을 통한 그녀의 생각을 한 구절을 소개하자면..
" 사람의 생명은 소중한 거라는 걸, 그걸 놓치면 우리 모두 함께 죽어. 그리고 그게 뭐라도 죽음은 좋지 않은 거야‥‥‥
살고자 하는 건 모든 생명체의 유전자에 새겨진 어쩔 수 없는 본능과 같은 건데, 죽고 싶다는 말은 거꾸로 이야기하면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거고,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은 다시 거꾸로 뒤집으면 잘 살고 싶다는 거고‥‥‥
그러니깐 우리는 죽고 싶다는 말 대신 잘 살고 싶다고 말해야 돼. 죽음에 대해 말하지 말아야 하는 건, 생명이라는 말의 뜻이 살아 있으라는 명령이기 때문이야‥‥‥ "
이 속에서..
죽고 싶다는 말은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거고,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은 잘 살고 싶다는 거다.. 라는 이 구절.. 조용히 우리 마음을 비추어 볼 때 누구나 수긍하는 말이 아닐까..
사형제..라는 처형제도를
솔직히. 나와는 너무 상관없는 제도라는 생각에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진 않았지만.
과연. 인간이 인간의 목숨을 판단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든건 사실이었다.
그런 생각과 더불어. 책 속에 잠깐 나왔던 교도소장의 말도 같이 떠오른다.
- 사형수들이 무기수로 전환되면 그들을 먹여살리는 재정만 해도 엄청나질테고. 결국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내 돈으로 세금내어 내 가족 죽인 놈들을 먹여살리는 꼴이 된다고.. -
이 말도 말이 되는;;
참~ 세상은 아이러니 투성이다;;;;;
말이 이래저래 너무 산만해졌는데. ^ ^;;
위의 생각들과 함께. 주위 사람들의 작지만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있었다면.
폭력적이고 냉소적이 된 그들의 삶이 달라졌을 지도 모르는데~라는 생각까지..
읽는 동안은 꽤나 빠른 속도로 슝슝~ 페이지를 넘기면서도 나름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 ^
추천~! ^ ㅠ^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을 소개하고 싶다.
정신과 의사인 유정의 외삼촌이 유정에게 건낸 말.
- 아는 건 아무것도 아닌 거야. 아는 거는 그런 의미에서 모르는 것보다 더 나빠. 중요한 건 깨닫는 거야. 아는 것과 깨닫는 거에 차이가 있다면 깨닫기 위해서는 아픔이 필요하다는 거야. -
이 얼마나 가슴을 후벼파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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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영화 '캐스팅'을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두 배우가 캐릭터를 얼마나 소화해낼 지가 관건이긴 하지만.
이미지 자체만으론~ 극중의 주인공들과 딱~ 들어맞는 환상의 캐스팅이다! ㅎㅎㅎ
유정이가 혼자 윤수를 만나러 가서 자신의 상처를 얘기하는 그 대사.
이나영의 그 목소리와 그 말투가 바로 확~ 상상이 되어버리는 시츄에이션;; ^ ^;;
더불어 윤수의 그 눈빛에서 강동원의 눈빛이 떠올라 주고..
송해성 감독의 손길을 거쳐 만들어질 영화니 더욱 기대된다.
부디. 원작의 느낌을 잘 살린 멋진 작품이 탄생하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