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과 모음 2022.여름 - 53호
자음과모음 편집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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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서평입니다.*




자음과 모음 블로그에서 이번 2022여름호 <그림책>편의 서평단 소식을 듣고 후다닥 달려가 신청을 하였고 감사하게도 서평단에 선정될 수 있었다. 그렇게 받아본 책은, 크고 두꺼웠다. (...) 2022년 안데르센 상 심사위원이었던 어린이 책 기획자 이지원님 (그 밖에도 일러스트레이션 전시 큐레이터, 번역가, 교육자 등 그림책과 관련해 다방면으로 활동 중이시라고 한다.)을 게스트 에디터로 모신 이번 여름호에는 그림책 연구자 김혜진님, 2022년 안데르센 상 수상자이신 그림책 작가 이수지님, 그림책 편집자 엄혜숙님과 그림책 전문 독립서점 책방 지기 명유미님, 생태 그림책 작가 이우만님,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 김지은님, 그림책 테라피스트 김보나님과 분당의 현대 어린이책 미술관 관장이신 노정민 님의 글을 만날 수 있었고, 외국의 그림책 작가 키티 크라우더,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샘 맥컬른, 그리고 일본의 치히로 미술관에서 일하고 있는 마츠카나 미치코님의 글까지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림책을 쓰는 사람, 만드는 사람, 파는 사람, 읽는 사람. 그림책과 관련된 거의 모든 일에 대해, 현재의 그림책 '시장'의 상황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잘 알 수 있었다.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안데르센 상의 심사위원이었던 이지원님의 글을 통해 이 상의 수상자를 결정하기 위해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엿볼 수 있었던 점이었다. 달걀 책방을 운영하고 계신 명유미님의 글을 읽다가 시드니 스미스가 궁금해져 인터넷 검색을 했고, 그 덕분에 '그림책 박물관'이라는 사이트를 알게 된 것도 기쁜 일이었다. 그리고 사실 지난 5년 사이 '어른의 그림책 읽기'열풍이 거세지는 이유가 뭘까 궁금했었는데 그림책 테라피스트 김보나님의 글을 읽으며 그 이유를 조금 알게 되기도 했다. 사회생활을 하며 나를 잃어가던 어떤 어른들은 그림책이 던지는 질문에 자답하며 다시 나를 알아가는 과정을 경험하며 치유받고, 단단해지는 것 아닐까. 사실 이러한 과정은 다른 책을 읽어도 경험하려면 경험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글이 아닌 그림이라는 좀 더 '해석'이 필요한 질문지를 통해 더 오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는 점이 그림책만의 매력인 듯하다. 

현재 시점에서 전 세계의 남녀노소가 관심을 기울이거나 기울여야만 하는 문제들을 건드리면서

(어린이의 삶과 전쟁과 생태와 공존 등)

한없이 개별적인 고독과 무아지경을 상상하게 하는 예술의 자유로움을 포착하고 있었다.

(...)

어린이의 자유는 자신을 밀고 나가는 힘으로,

오로지 그것 하나만으로 미지의 세계와 맞서보려는 용기와 다르지 않았다.

어떤 그림과 이야기는 강요하지 않고도 그것을 보고 듣는 자 스스로

새로운 그림과 이야기를 그리고 쓰게 한다.

그림책은 우리의 어린이가 가지고 있고,

나의 어린이가 가지고 있던 자유에의 갈망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격려하고 응원해 준다.

머리글. <해방에 대하여> - 김나영

사실 나는 아직 그림책보다는 인문사회 서적이 나를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내가 그림책에 작게나마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오로지 나의 조카 서연이 때문이다. 내가 감수성이 평균치 이하인 사람으로 자라난 것은 책과 가깝지 않았던 어린 시절 때문이라고 생각해서일까. 조카만큼은 많은 책과 함께 자라나며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 스스로 그림책의 가치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면서 조카에게 책을 추천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앞으로 의식적으로라도 그림책을 직접 찾아 읽어보려고 해 보아야겠다.




이수지 작가님이 말씀하시는 "단순하고 명쾌하고 가닿을 수 없는 어떤 정수.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고 살아가는 경이로운 세계, 그 생의 초반을 온몸으로 부딪쳐서 살아내는 어린이라는 존재에의 경의(p.64)"를 내 조카의 일상을 바라보며 나 역시 느낀다. 매일매일 예전에 찍어놓은 조카의 영상을 다시 보곤 하는데 이렇게 기어 다니던 아가가, 이렇게 옹알대던 아가가, 어느새 훌쩍 자라 눈부시게 웃으며 폴짝폴짝 뛰어다니게 되었다는 사실이 경이롭고 아름다워 매일이 감동이다. 그러한 나의 경이로움과 감동을 조카의 초등학교 입학 선물로 세상에서 단 한 권뿐인 그림책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는데.... 당장 내년 3월에 입학인데 할 수 있으려나 싶다. 어떻게 해서든 고모의 이 마음을 조카에게 전달하고 싶다. 너의 뒤에 아빠, 엄마뿐 아니라 이렇게 고모도 든든히 서 있다고. 그러니까 주저하지 말고 당차고 힘차게 앞으로 앞으로 신나게 나아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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