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서울 지망생입니다 - ‘나만의 온탕’ 같은 안락한 소도시를 선택한 새내기 지방러 14명의 조언
김미향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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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되면서 고향 정읍을 떠나와 '인서울의 꿈'을 이루었지만 15년 동안 서울살이를 하며 다시 '탈서울'을 꿈꾸게 된 #김미향작가 의 책, #탈서울지망생입니다 를 읽었다. 코로나로 인하여 재택근무 환경이 조성되며 실제로 탈서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등, 새로운 생활방식이 대두되고 있는 요즈음이지만, 여전히 한국은, 서울 공화국이다. 모든 인프라를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가 빨아들이고 있고 다른 지역은 일자리와 젊은이들을 서울로 빼앗기고 있다.

저자는 서울살이의 열악한 주거 여건과 높은 생활비, 탁한 공기와 교통 정체, 마음에 여유가 없어 점점 예민해지기만 하는 사람에 질려 탈서울을 생각하게 되었고, 일단 벗어나 보자는 마음에 고향인 정읍으로 내려가 한 달의 시간을 보내며 '탈서울과 탈도시는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복잡하지만 편리한 삶, 묵묵히 숨통을 열어주지만 조금 불편한 삶 사이에서 여러 생각과 감정(p.71)'을 품에 안고 서울로 돌아온 저자는 실제 탈서울을 시도한 일곱 명의 사람들에게 '욜로가 아닌 현실로서의 지방행'을 준비하기 위해 왜 이사를 결심했는지, 지역은 어떻게 정했는지,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다. 그렇게 일곱 명의 '탈서울'경험자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 모였다. 이천, 춘천, 부산, 양양, 창원, 재주, 전주... 다양한 지역으로 원래 고향이었거나, 혹은 연고가 전혀 없거나 하는 곳으로 탈서울한 사람들의 이야기 중 나는 양양으로 이주하여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지원씨의 이 말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양양에서 2년을 넘게 지낸 지원 씨는 이사한 후 시야가 넓어진 걸 실감하곤 한다.

무엇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다고 느낀다.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는 걸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말로만 '삶은 다양하지'가 아니라 정말 마음으로 삶의 다양성을 받아들인 것 같아요.

생각해 보니 서울에서의 저는 모범생 콤플렉스가 심했고, 고정관념투성이로 살았어요.

그런데 이곳에 오니 너무도 다양한 사람, 너무도 다양한 삶들을 만나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교 입학해서, 다시 졸업하고 취업한 뒤에

때가 되면 결혼하는 그런 일반적인 라이프 패턴 말고요.

다른 삶들이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어요.

P.208


우리가 탈서울 하지 못하는 것은 일자리가 없어서도 맞고, 서울 외 지역의 인프라가 부족해서도 맞다. 대기업의 지방 분산, 지역 내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을 다지기위해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방법이 가장 근본적이고, 절대적인 해결방안인 것도 맞다. 하지만 '다양한 삶을 상상할 줄 아는 능력'이 부족한 것도 한 가지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것은 서울(수도권) 밖에서 살아본 적 없는 주제에 내가 할 말은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서울 사람은 이 이슈에 입을 좀 다물 필요가 있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읽고 나면 결국 탈서울 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창업이든, 이직이든, '먹고 살수 있는 돈벌이'가 필요했다. 이게 무슨 콩을 심었더니 콩이 나왔습니다 같은 당연한 말인가 싶지만, 아무튼 그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그 '일'이란 것의 바운더리를 상상할 줄 아는 힘. 그것이 중요했다. 나는 지식은 물론, 상상력도 부족했다. 탈서울 = 귀농 이라는 아주 단순한 공식만 머릿속에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타지에 가서 살게된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때 떠오른 직종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바운더리 밖에 어떠한 직종이, 또 그 안에 어떤 세분화된 직업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너무나도 무지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삶의 모습, 직업 현장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현실적인 팁이 되는 내용들 (지역 공공기관의 지원 사업 등)도 얻을 수 있어 도움이 되었다.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직업이 있는지 좀 더 공부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생겼다. 나는 반드시 탈서울을 할 것이기 때문에, 그땐 어떤 '일'로 생활을 꾸려갈 수 있을까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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