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 2008년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백영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요즘, 사는것도 무료하고, 기분도 꿀꿀하고, 되는일도 없어서 뭐 재밌는 소설 한 편 읽고 심기일전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구미에 딱 맞는 소설이 눈에 띄였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같은 칙릿을 쓰겠다는 대찬 포부를 가지고 썼다는 작가의 말과, 세계문학상 수상이라는 타이틀도 꽤나 맘에 들었다. 전작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지리멸렬한 문지, 창비류의 소설과 뭔가 다르지 않았던가.

오마이갓.

상금 1억짜리 소설을 펴내면서, 요즘처럼 출판시장이 불황인 때에 된장녀 정도는 타겟으로 해야 그나마 수지맞는 장사가 되겠지만, 이건 해도 너무하잖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제인오스틴을 탐독한 독서가 답게 칙릿의 기본 정석에 따라 영양가없는 수다가 봇물처럼 터지는가 싶더니, 할리퀸의 단골소재인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 아옹다옹 티격태격을 거쳐 불같은 사랑에 빠져주시고, 결국 멋진 남자는 '유부남 아니면 게이'라는 공식에 따라 주인공이 짝사랑하던 남자는 (주인공과 하룻밤 화끈하게 잤음에도 불구하고!) 게이라고 하지 않나! 386 작가들의 단골 소재인 '우울한 시대의 상처' 정돈 넣어줘야 그래도 한국 문단에서 작가대접 받고 계간지도 좀 실려주실거라는 계산을 끝내셨는지, 어쨌든! 성수대교 트라우마는 배꼽잡고 쓰러지기 충분했다. 아, '미스터리 칙릿' 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것 처럼 말하려거든 시간내서 노라로버츠(J.D.ROBB) 책 좀 읽어보길 권한다.

이번 식목일에 난생 처음, 마당 한 귀퉁이에 묘목을 세그루 심었다. 그러길 잘했지않나 싶다. 나무 한그루 베어버리기에는 너무 아깝다 싶은 책들이 쏟아져나온다.

 

사족 : 내가 산게 5쇄인데, 뭔놈의 오타가 그리 많나 싶다. 단순오타부터 '무식의 소치'로 인한 오타까지. 편집자는 책 나왔다고 그냥 던져두지 말고 나온 담에 한번 좀 더 읽어봤으면 한다. 저자 인터뷰 허벌나게 잡느라 읽을 시간은 좀 없겠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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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주다
와타야 리사 지음, 양윤옥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와타야 리사,

여고생 때 데뷔했다고 해서 일본판 귀여니인줄 알았더니 이렇게 밀도 높은 소설을 쓸 줄이야.표지만 보면 요즘 유행하는 그렇고 그런 일본 소설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 그녀의 문장은 뛰어난 묘사력을 바탕으로 한 섬세한 단어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정작 맘에 드는 건 경험에서 나온듯한 삶을 체념한 말투들.

 이를테면,

"나는 앞으로의 인생에서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너를 맨 마지막에 만났으면 좋았을텐데." (p.17)

남자의 성욕이란 몹시도 규칙적인 것이었다. 이제 때가 되었다 싶으면 다시 정확하게 솟구쳐주니 얼마나 마음이 놓이는 일인가. 여자의 위태롭기만 한 성욕, 자꾸 자극해주지 않으면 서서히 사라져가는 성욕과는 너무도 달랐다. (p.322)

'꿈을 준다'는 것은 꿈은 언제까지고 '타인의 꿈'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꿈을 주는 쪽에서는 꿈을 꾸어서는 안 된다. (p.374)

와타야 리사의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고전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박하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고, 제인오스틴 만큼 맘에 든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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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무사시의 오륜서
미야모토 무사시 지음, 안수경 옮김 / 사과나무 / 2004년 8월
7,500원 → 6,750원(10%할인) / 마일리지 3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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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권
줄리오 듀헤 지음, 이명환 옮김 / 책세상 / 1999년 12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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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해양력
세이게이 고르시코프 지음 / 책세상 / 1999년 10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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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론
바실 헨리 리델 하트 지음, 주은식 옮김 / 책세상 / 1999년 10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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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비제 : 카르멘
비제 (Georges Bizet) 감독, 발차 (Agnes Baltsa) 외 / 유니버설뮤직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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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돔의 성자 - 신주쿠상어 1
오사와 아리마사 지음 / 이성 / 199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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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찰조직은 캐리어출신과 논캐리어 출신으로 나뉘는데, 캐리어는 한국의 행정고시에 해당하는 국가 공무원시험 합격자 중 경찰직에 배속된 사람을 뜻한다. 이를테면 한국의 경찰대학 출신, 경간부 합격자와 비슷하게 고속승진과 지위가 보장되는 것이다. 캐리어와 논캐리어의 경력관리를 다르게 함으로써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것이 그 목적인데, 당연한 것이겠지만 일본의 그러한 관료주의가 낳는 폐해는 엄청나다.

일명 '신주쿠 상어'라 불리우는 사메지마는 저주받은 땅 소돔을 닮아 있는 신주쿠서 방범과의 경감이다. 적당히 타협하며 자신의 이익을 도모했더라면 이미 경감이 되고도 남을 10년 경력의 경찰이지만, 조직 내부의 암투, 권력다툼으로 인해 엘리트 코스에서 탈락하고 조직 내에서 외면받는 인물이다. 어찌보면 '공공의 적'에 나오는 설경구를 떠올릴 수 있지만 사메지마는 무척이나 열정적인 경찰로써 설경구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다.  (물론, 설경구 같은 캐릭터였더라면 하드보일드 소설일 수 없었겠지만-_- )

이야기는 치밀하고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다. 또한 모든 등장인물의 존재 이유가 뚜렷하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전개와 뒤를 잇는 반전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94년 출간작이라 번역이 어색하고 일본어투의 단어들이 눈에 거슬리지만 꽤 재미있는 소설이다. 신주쿠 상어 2편인 '독 원숭이'가 시리즈 최고의 역작이라던데, 얼른 읽어봐야겠다. 사메지마의 또다른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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