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돔의 성자 - 신주쿠상어 1
오사와 아리마사 지음 / 이성 / 1993년 5월
평점 :
절판
일본 경찰조직은 캐리어출신과 논캐리어 출신으로 나뉘는데, 캐리어는 한국의 행정고시에 해당하는 국가 공무원시험 합격자 중 경찰직에 배속된 사람을 뜻한다. 이를테면 한국의 경찰대학 출신, 경간부 합격자와 비슷하게 고속승진과 지위가 보장되는 것이다. 캐리어와 논캐리어의 경력관리를 다르게 함으로써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것이 그 목적인데, 당연한 것이겠지만 일본의 그러한 관료주의가 낳는 폐해는 엄청나다.
일명 '신주쿠 상어'라 불리우는 사메지마는 저주받은 땅 소돔을 닮아 있는 신주쿠서 방범과의 경감이다. 적당히 타협하며 자신의 이익을 도모했더라면 이미 경감이 되고도 남을 10년 경력의 경찰이지만, 조직 내부의 암투, 권력다툼으로 인해 엘리트 코스에서 탈락하고 조직 내에서 외면받는 인물이다. 어찌보면 '공공의 적'에 나오는 설경구를 떠올릴 수 있지만 사메지마는 무척이나 열정적인 경찰로써 설경구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다. (물론, 설경구 같은 캐릭터였더라면 하드보일드 소설일 수 없었겠지만-_- )
이야기는 치밀하고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다. 또한 모든 등장인물의 존재 이유가 뚜렷하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전개와 뒤를 잇는 반전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94년 출간작이라 번역이 어색하고 일본어투의 단어들이 눈에 거슬리지만 꽤 재미있는 소설이다. 신주쿠 상어 2편인 '독 원숭이'가 시리즈 최고의 역작이라던데, 얼른 읽어봐야겠다. 사메지마의 또다른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