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주다
와타야 리사 지음, 양윤옥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와타야 리사,

여고생 때 데뷔했다고 해서 일본판 귀여니인줄 알았더니 이렇게 밀도 높은 소설을 쓸 줄이야.표지만 보면 요즘 유행하는 그렇고 그런 일본 소설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 그녀의 문장은 뛰어난 묘사력을 바탕으로 한 섬세한 단어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정작 맘에 드는 건 경험에서 나온듯한 삶을 체념한 말투들.

 이를테면,

"나는 앞으로의 인생에서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너를 맨 마지막에 만났으면 좋았을텐데." (p.17)

남자의 성욕이란 몹시도 규칙적인 것이었다. 이제 때가 되었다 싶으면 다시 정확하게 솟구쳐주니 얼마나 마음이 놓이는 일인가. 여자의 위태롭기만 한 성욕, 자꾸 자극해주지 않으면 서서히 사라져가는 성욕과는 너무도 달랐다. (p.322)

'꿈을 준다'는 것은 꿈은 언제까지고 '타인의 꿈'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꿈을 주는 쪽에서는 꿈을 꾸어서는 안 된다. (p.374)

와타야 리사의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고전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박하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고, 제인오스틴 만큼 맘에 든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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