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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짓기 - 생명진화의 은밀한 기원 ㅣ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 2
김시준.김현우,박재용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사람에게는 결코 짝짓기라고 하지 않지만, 사람도 동물과 비슷하게 관계라는 것을 한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초등학생때부터 학생들은 다양한 부분에서 교육을 받는다. 요즘은 교육을 받는 대상의 평균연령대도 많이 내려간 것으로 알고있다. 그만큼 중요한 것이겠지.
내가 서평을 작성하기 전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어릴 적 부터 교육을 받아 현 어린 학생들 ~ 성인까지 사람의 '성(姓)'에 대해 '몰라요'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란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사람의 성'에 대해서도 잘 설명되어있지만, 굳이 설명해야할 필요성은 없을 듯하다. (궁금한 사람은 책을 읽어야겠지.)
그렇다면 '짝짓기'라는 단어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나는 '동물의 왕국'이 생각이난다. 이유같은 것은 없다. 그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장면이 아닐런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럴 것이다. 솔직히 말해 동물의 왕국에서 보여주는 짝짓기는 사람이 하는 관계와 별반 다를 바 없어보인다. 그런면에서 보면 사람도 동물에 속한다 라는 사실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대학에 와서 '생태학'이란 과목을 배웠다. 그곳에서 동물들의 '짝짓기'가 겉보이기엔 비슷할지는 모르겠지만, 꽤 다른 것이 많다. 더불어 그들의 사는 삶에서 인간의 삶의 교훈도 얻을 수도 있었고, 중요하지만 잠시 잊혀지는 것마저 떠오르게 한 과목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지구가 탄생하고 초기생물 즉, 원시생물은 거의다 원핵생물이었다. 원핵생물은 현재 생존해 있는 사람을 비롯한 동식물과는 다르게 체세포 분열이 번식과 같은 개념인 시기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어떤 이유에서인지 진핵생물이 나타났고, 안점이 생기고, 성도 생겨났을 거라는 몇몇가지의 이론이 책에 나와있다. 모두 그럴듯해서 과거 생물에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라며 상상을 하게된다. 개인적으론 복합적인 이유에서 성이 암과 수로 나뉘고 진화과정에서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해 나온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지금은 몇몇의(몇몇이라곤 하지만 꽤 큰 개체군) 미생물을 제외하고 암과 수로 나뉘어 짝짓기를 하여 자손번식을 한다.
앞서 '생태학'이란 과목에 대해서 말했었지만, 그 때 배웠던 몇몇의 생물들을 이 책에서도 보게 되어 매우 반가웠다. 내가 익히 알고 있었던 생물들과 더불어 이 책에는 다양한 생물 개체군의 짝짓기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을 뿐더러 그에 부합하는 여러가지 신화들도 곁들어져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어렵다는 생각보단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으로 쉽게 쉽게 책장이 넘어가는 그런 책이었다 생각한다.
그 많은 이야기들 중에 가장 재미있는 것이 하렘 혹은 일부일처제, 난교, 다부다처제, 일부다처제, 일부일처제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이었다. 사람의 경우는 현재 일부일처제를 선호하고 법으로도 정해져 있지만, 어느 원시부족(?) 으로 가면 일부다처제까지는 볼 수 있는데 사람이 아닌 다른 생물에서 다양한 분류가 가능하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무엇보다 각 개체군마다 각각의 체계를 그들의 본의아니게(?) 수용하고 사는 까닭을 알게되니 모두 그럴 듯하고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특히, 난교를 하는 보노보의 경우 내용이 다소 충격적인 듯 하지만, 자신의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체로 일부일처를 추구하는 새들의 삶도 이해가 간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다들 개체군의 처신에 맞게 살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때때로 자신의 처신에 맞지 않게 과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에는 가장 특이한 생물의 생식에 대해서도 나와있다. 바로 깊은 심해에 사는 아귀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심해에 대해서는 생태학을 배울 적에 배운 적이 있지만, 그곳에 사는 심해아귀에 대해서 알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해아귀는 정말 못생겼고 무섭게 생겼다. 그럼에도 심해에 관한 다큐나 동영상을 보면 꼭 등장하는 바다생물인데, 대체로 동영상에 나오는 아퀴가 암컷이였다니....충격이다. 더구나 수컷아귀는 암컷아귀에 비해 정말 귀엽게 생겼는데, 이들의 생식이 살벌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생태계의 신비' 그 자체인듯하다. 암컷 몸에 상처를 내어 수컷아귀가 그 속에 들어간다. 그리고 암컷의 몸에 혈관을 맞추고 종국에는 생식기관만 남기고 수컷은 사라진다. 그렇게 짝짓기를 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읽고 수컷이 불쌍하고 그렇게 까지 해서 번시을 해야할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책을 모두 읽으면 그 까닭을 알게된다. 이런 것이 바로 이런 분야의 책을 읽는 묘미가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대체로 '생태계'를 주제로 하는 책들을 보면 사람이 생태계의 어느 개체나 개체군 그리고 그들의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 관찰을 하고 기록을 하여 책과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일반 사람들에게 보급하고 알리게된다. 그런데 그런 책들이 재미있고 배울 것도 많지만, 아무래도 해석을 사람을 위주로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마치 사람이 신(神)이라도 되는 듯한 그런 느낌이 느껴지는 서적과 동영상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것은 일반사람들에게 그리고 이 분야를 공부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잘못된 것을 알려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런 주관적인 관점을 최대한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독자에게 다가오려고 노력을 많이 한 듯하다. 그래서 관심있는 분들에게 추천해주고픈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