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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밭 별자리
김형식 지음 / 북랩 / 2015년 3월
평점 :
왠지 이번 서평은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서평이 될 것 같다.
(뭐 다른 서평도 나만의 시각으로 보고 써내려가기는 하지만...)
책의 이름이 참 예뻤다. '옥수수밭 별자리'라니... 개인적으로 별자리에 끌렸다. 그리고 옥수수밭에서 별자리를 찾는 걸까? 라는 단순한 생각과 함께 옥수수밭에 누워 별자리를 본다면 "하나도 안보일텐데...."와 "벌레 많을텐데...."라는 두 생각 뿐이었다. (그래서 '주인공이 불쌍하겠구나.'이란 예상을 했다.)
개인적으로 나의 '버킷리스트'에 '별자리 보는 방법을 배운다.'와 '망원경을 구매해서 매일밤 여유롭게 관찰을 하자'가 나의 작은 꿈이고 이 꿈은 현재진행중이다. 그런 소소한 것 같지만, 결코 소소하지 않아보이는 꿈을 가지게 된 데에는 여러 일화가 있다. 간단히 말하면 현재 생물학을 전공하는 '나'란 사람의 초기의 꿈은 천문학자였었다. 그리고 어느날 생물학에 매료되었고,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던 '별 보는 일'은 취미생활로 '꼭! 하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이 글을 쓰고 있는 '나'란 사람이다. 이렇게 장황한 이야기를 서평에 밝히는 이유는 이 소설의 제목만 보고 내용에 대해 '별'과 관련한 이야기가 무수히 쏟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이 책을 펼쳐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대감이 너무 커져버려서 읽기 전에 살짝 소설의 내용을 찾아보았다. 그 결과 이 소설은 사랑이야기이고, 읽어보면 예쁜/아름다운 말이 많이 나와서 읽을만 한 소설이라는 평이 대다수였다.
내가 느낀 '옥수수밭 별자리' 소설은...
처음에 읽을 때는 마치 '메밀꽃 필 무렵'과 비슷한 이미지를 가졌다. 그런데 점점 읽으면서 그런 이미지에서 멀어져갔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메밀꽃 필 무렵은 정말 서정적이며 배경묘사에서 감탄이 나오는 소설이다. 반면 이 소설은 처음에는 묘사를 다 해줄것 같으면서도 묘사를 다 해주지 않는 소설이었다. (독자랑 밀당하는 듯이~) 초반 소설의 배경이 한밤중이여서 그리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내가 그토록 원했던 '별자리'이야기는 아주 잠시 잠깐 나온다. 주인공 아저씨가 요정에게 설명해주는 장면으로.... 그런데 그 부분도 글을 아름답게 그려냈음 더 좋았을 것 같은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던 것 같다. 그리고 별자리와 관련한 이야기는 앞 챕터에서만 나오고 그렇게 끝이나버려 아쉽다.
그리고 그 한밤 중에 아무도 없는 곳에서 만난 주인공 아저씨와 요정이야기.... 마치 요정이란 여인에게 아무짓도 안할것이다 라는 뤼앙스를 그 하룻밤에는 취해주지만, 결국 그 아저씨도 남자였다. 아니, 어쩌면 계략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남자들은 예쁜 여자만 보면 그렇게 추근덕 거릴까? 결국 폰번호까지 받아내고 연인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 남자는 변태다. (난 절대 이런 남자 안만나야지...-_-;;)
물론, 이 남자의 취미는 매우 특이하다고 책에서는 나와있지만, 사실 이 남자의 취미로 아무도 없는 어두운 곳에서 홀로 별을 보고 있는 것은 참! 부럽다. 아마 내가 남자로 태어났다면 일찍이 집을 뛰쳐나가 그리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 소설에는 나름대로의 재미난 요소가 많았던 것 같다. (물론, 지극히 내 위주에서...)
뭣보다도 이 남자의 마인드가 마음에 든다(유치한 부분은 제외하고...) 어린 시절 나이많으신 사촌 형님으로부터 들은 늑대에 대한 이야기라던가 마음에 나무를 키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마음속으로 담아두고 기억하고 있었다. 그 덕분에 소설 속에 또 다른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소설에서 참 다양한 형식의 글을 포함하고 있다. 닭살스럽긴했지만 편지글(개인적으로 맨마지막 서로에게 쓴 편지글이 가장 마음에 든다.), 노래, 시 등. 사랑이야기에 등장할 법한 것들은 모두 포함하여 약간 문체는 투박하지만 순수한 소설이란 사실을 상기시켜 줬던 것 같다. 그리고 간간히 아는 노래가 나오거나 아름다운 시가 적힌 부분을 읽을 때 즐거운 느낌이 드는 소설이었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희한하게도 백혈병에 대해 꽤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고, 늑대와 개의 생태학에 대해서도 생각보다 자세한 이야기가 있어서 읽는 내내 이 소설을 쓰신 작가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었다.
이 소설은 중간의 내용에 있어서는 '나'란 사람이 참으로 좋아할 유형의 소설인 것은 맞다. 문체가 좀 투박하면 어떤가? 소설이란 장르에 맞게 하고픈 말을 잘 전달할 수 있으면 되는 거겠지..... 그런데 '나'는 주인공이나 주인공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 세상을 뜨는 결론이 나는 소설은 그다지 선호하는 사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