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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벌기 1
안병도 지음 / 명상 / 1999년 9월
평점 :
절판
역사소설 좋아하는 사람치고, 아니 한국사람 치고 구국영웅 이순신이 일본으로 쳐들어간다는 소설 싫어할 사람 어디있겠는가. 좋아하지는 않겠지만 관심은 가질것이다. 어느 누구도 이제까지 이런 상상을 해보았을까? 단순히 여러 소문을 종합해 이순신은 원래 싸우다가 죽은것이 아니라는 이런 소문정도만 간신히 귀뜸으로 주서먹기식으로 알뿐.
이 소설은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이 마지막 싸움에서 죽지 않고, 살아나서 천명(天命)을 받고, 광해군과 유성룡이 계획한 일본정벌을 정왜사(征倭使)라는 직책을 받고 일본으로 쳐들어간다. 그리고 항왜 김충선과, 홍의장군 곽재우, 그리고 김응서 까지 임진왜란때 활약한 장수들도 출전한다. 하지만 왠지 어설프다는 느낌이 든다. 과연 선조가 살아있는 이순신을 살려두었을까? 과연 유성룡이 일본정벌을 내세울만큼 입지가 단단했을까? 선조가 눈에 가시처럼 여기는 광해군의 의견을 따랐을까? 과연 이순신의 성격으로 일본으로 쳐들어 갈수 있을까? 그는 매사 신중하고 전쟁중에도 항상 신중하여 심하게는 욕마저 듣는 장수였다. 그런그가 무모하게 여겨질 일본정벌을 단순히 천명이라해도 일본으로 쳐들어 갈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또한 임진왜란때 활약한 장수들을 의심이 많던 선조가 기용했을지도 약간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런 어설픔은 이 내용이 정사의 내용이 아니라 그거 작가의 논픽션이 아닌 픽션이어서 눈감을만 하고, 소설을 즐기면 되는것이리라.
소설을 읽으면서 정말 감탄한것은 작가의 탄탄한 구성이다. 정말 실제로 있었던 전쟁인것 처럼 인물,배경,전쟁상황,군제편성등 치밀하고도 정확하게 작가는 세심한 배려까지 아끼지 않고 진짜처럼 느껴지는 소설을 썼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역사소설에서 으레 있을법한 지도한장 없이 전쟁상황을 실제로 느낄수있는것은 한계가 있다. 이건 정말 안타까운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책 제목 '일본정벌기'보다는 '왜국정벌기'라는 표현이 더욱 맞지 않을까 한다.
나는 도덕시간이나 국사시간에 배웠듯이, 우리민족은 남을 한번도 침략하지 않는 평화로운 민족이라고 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이건 자랑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단지 약하다는 우리민족을 좋은쪽으로 이끌려는것 같았다. 이런 내가 조선이 일본으로 쳐들어간다는 사실은 통쾌한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정말 책의 흡입력은 하루에 한권씩 독파할정도로 놀라웠고, 내가 일본땅에 서있어 병사들을 지휘하는 착각에 빠져들게 했다. 하지만 책을 읽고난뒤 먼가 허전하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과연 이책이 우리지금 이시대의 말하려는것은 무엇인가?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비꼬는 객기에 지나지 않단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