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rons How to Prepare for the SAT (23rd Edition, 2006)

 

* 이 글의 목적은 SAT(미국 대학 수능 시험)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이 시험의 문법(Writing-Grammar Section)은 나름대로 주최측(College  Board 및 ETS)이 정한 독특한 규범문법의 규칙을 따르는지라, 통상적인 영어학도들이나 TOEFL 수준까지의 수험생들에게는 참고사항일 뿐, 금과옥조(金科玉條)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을 미리 밝혀 둔다. 이 글에서 언급하는 책의 서평으로 올렸으면 좋겠지만, 이 책은 여기 알라딘에서는 팔지 않는 것 같다. 미국 수능인 SAT는 총점 2,400점 만점(Math 800점, Critical Reading 800점, Writing 800점)이며, 이 중에서 문법(Grammar) 점수는 Writing 800점의 약 70%인 560점으로, 전체 점수의 약 23%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기술문법(descriptive grammar)이 영문법의 주류를 이룬지도 꽤 오래된 반면 규범문법(prescriptive grammar)은 점점 세가 약해지고 있지만, 아직도 예외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곳이 학교문법(school grammar)이며, 미국사회에서 규범문법이 가장 극적인 예를 보이는 곳이 바로 이 미국대학 수능시험인 SAT와 미국 경영대학원 자격시험인 GMAT이다(참고로 미국의 일반대학원 수능시험인 GRE에는 영문법시험이 없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이정도 눈물겨운 노력 없이 어떻게 영어가 언어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도대체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영문법이라는 체계(system)을 결정하는가?  중앙집권적인 의사결정기관이나 책임질 기관이 없는 영어의 특성상, 그냥 모국어화자들이 쓰는 그대로 언어를 기술할(describe)따름이라면 그 언어는 곧 지역별, 계층별, 연령별로 이산가족이 되고 곧 이 언어로 서로간에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어렵게 되지 않겠는가?

 

필자는 SAT 문법(속칭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 Grammar)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위의 이유로 그 동기에 대해서는 이해를 하는 편이다. 하지만 SAT 시험의 주관 감독처인 College Entrance Examination Board(미국대학입학시험위원회)나 그 시행처인 ETS에서 출간한 이 시험 나름의 orthodox or official한 교재가 아닌, 사설(私設) 교재에 대해서는 특히 강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College Board에서 나온 공식적인 교재로는 Official Guide for the NEW SAT: Study Guide, Official Guide for the NEW SAT: Teachers Guide 두 권외에 인터넷으로 가능한 Official Guide for the NEW SAT: On-Line Guide와 그 홈페이지(www.collegeboard.com)에서 이용 가능한 자료들을 들 수 있으며, 사설교재로는 이 책 외에도 McGraw Hill, Kaplan, Princeton Review, Arco 등에서 나온 것이 대표적이다.

 

이중에서 필자는 수학을 제외한 영어부문에 대해서는 이 Barrons를 가장 좋게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문법문제에서 공식교재에서와는 다른 이상한 문제나 설명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가 있어 이 글을 남긴다. 물론 언어학 또는 전통 영문법의 관점에서 어느 쪽이 맞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둘 다 맞을 수도 둘 다 틀릴 수도 있으니까), 이런 사설교재가 어느 정도 Official 교재에서 설명하는 문법사항과 일치하느냐, 따라서 SAT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느냐 하는 것을 그 판단기준(criteria)로 삼고 하는 말이다. 참고로 필자가 보는 관점에서 사설 교재의 충실도, 정확도는 Barrons > Kaplan = McGraw Hill > Princeton Review의 순이며, Arco(Thomson Learning)의 책은 아예 논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할 정도로 형편없다는(종이 값이 아까울 정도) 점도 추기해 둔다.

 

이제 구체적인 사례를 몇 가지 들어 보겠다.

 

 

1. p.587, Test 2, Question 3

 

Many alcoholics attempt to conceal their problem from their fellow workers, but invariably failing to keep their secret.

밑줄 친 부분을 보다 나은 표현으로 고치는 문제이며, 답은 다음과 같다.

(B) but they invariably fail to keep their secret.

그러나 위에서 they가 가리키는 대상(referent)가 alcoholics인지 fellow workers인지가 불분명한 좋지 못한 답이다. 물론 Official Guide p.429, 8번 문제에 보면

Surface mining is safer, quicker, and cheaper than deep mining, but the greater is its toll in human misery.

(A) the greater is its toll in human misery

(B) it has a greater human misery toll

(C) in its human misery toll it is greater

(D) there is the greater toll in human misery

(E) its toll in human misery is greater

의 문제가 있고 답은 (E)로 되어 있다. SAT 모든 문제의 답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상대적으로 가장 나은 답(the best answer)을 고르도록 되어 있는지라, 위에서는 이 대명사 문제까지 해결한 놈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차선책인(그나마 여기서는 최선인) (E)를 골라야 하지만, 좋은 답은 the former's toll in human misery is greater(the former, the latter:전자, 후자)이 되어야 오해가 없는 것이다. 위 문제에서도 정답은,

but invariably fail to keep their secret라야 옳다 (대등 접속사인 but 뒤에서 주어가 생략되면 당연히 앞 등위절의 주어인 alcoholics로 보는 것이 영문법 규칙이니까).

 

 

2. p.588, Test 2, Question 11

 

According to Freud, the aim of psychotherapy is to trace neurotic symptoms back to their unconscious roots and expose these roots to mature, rational judgment, thereby depriving them of their compulsive power.

위 문제의 답은 문제 그대로인 (A)로 되어 있지만, 그렇다면 dangling participle이라는 함정에 빠진 것이다. the aim is to trace and expose, thereby depriving이라면 이 분사 depriving의 의미상 주어는 누군가? aim이 depriving할 리는 없지 않은가? 예를 들어 이런 문장은 적법하다.

Regular exercise strengthens the heart, thereby reducing the risk of heart attack.

strengthen도 reduce도 주어는 주절의 주어인 exercise이므로 뒤의 분사구문은 and thereby reduce란 절로 고칠 수 있다. 하지만 원 문제의 뒤쪽을 and thereby deprives로 고쳐보라. 바로 이게 dangling participle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우리가 the aim is to A, B, and C라고는 할 수 있어도, the aim is to A and B, ~ing라고는 할 수 없다. 병렬 문제뿐만 아니라 dangling participle이 되기 때문이다. 고쳐보자면 밑줄 부분 앞까지 건드려야 하겠다.

the aim of psychotherapy is to trace ~ , (to) expose ~ , and thereby (to) deprive them of their compulsive power.

 

 

3. p. 589, Test 2, Question 17

 

Recent medical breakthroughs, including the (A)discovery of a vaccine to slow the AIDS virus, (B)have encouraged researchers; (C)and a cure is still (D)eluding them.  (E)No error.

밑줄 친 (A) ~ (D) 중에서 틀린 것을 고르든지 다 맞으면 (E)를 고르는 문제이다. 답은 (C)이지만, 책 622페이지 해설을 보라. 이 and를 but으로 고쳐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 결과는? 바로 앞이 semi-colon으로 앞뒤의 full sentence(clause)를 연결하는 접속사 역할을 하는데 어떻게 다시 접속사를 쓰겠는가? 세미 콜론 뒤에 다시 접속사를 쓴 문장은 모두 비문법적인 문장이다. 따라서 역접의 뜻을 지니지만 접속사가 아닌 however를 쓸 자리이다.

 

 

4. p. 590, Test 2, Question 25

 

(A)By the time the bank guard closed the doors, a riot (B)had erupted (C)due to the long lines and (D)shortage of tellers.  (E)No error.

622페이지 정답 및 해설에 따르면 (C)가 틀렸으므로 as a result of로 고치라고 한다. 이해가 가시는지? 하지만 이 문제는 꽤 오래된 usage 논란 중의 하나이다. because of, owing to, as a result of, on account of, due to를 의미론적으로 구분한다는 것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원래 due to의 due 품사가 형용사이므로 보어 자리에는 due to만을 쓰고, because of, owing to 따위는 부사구 자리에만 쓰자는 편협한 주장(아래 참조)은 있지만, 이 주장에 대해서도 Merriam-Webster English Usage Dictionary나 American Heritage Book of English Usage같은 권위 있는 미국영어의 usage guide들은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서로 바꿔 쓸 수 있는 것으로 본다.

* 위 편협한 사람들의 주장은, The concert was canceled due to the rain이라고 쓰면 부사구가 올 자리에 형용사구가 왔으니까 틀린다는 것이며, The cancellation of the concert was due to the rain이라고 쓰면 제대로 쓴 것이고, 이 문장에서 due to 대신에 owing to나 because of, as a result of 따위를 쓰면 틀린다는 것이다.

 

 

5. p.593, Test 2, Question 4

 

Pre-Spanish art in Mexico is not a crude art; they are mistaken who see in its bold simplifications of wayward conceptions an inability to overcome technical difficulties.

이 문제는 문법 문제는 아니고  단어 시험인 Sentence Completion이지만 문법적으로 틀린 곳은 없나 살펴보자. 밑줄 친 they가 맞는 표현인가? 눈치 빠른 독자는 those를 쓸 자리에 they를 잘못 쓴 것을 이미 알아보았을 것이다. 세미 콜론 뒤의 문장의 원래 어순은 those who see in its bold simplifications of wayward conceptions an inability to overcome technical difficulties are mistaken. 이지만 주부의 길이에 비해 술부인 are mistaken이 너무 짧아 균형이 맞지 않으므로 end-focus, end-weight의 원칙에 따라 수식절인 관계사절만 문미로 이동한 것이다. 이럴 경우 주어를 원래 수식하던 문미의 형용사절 앞에 목적어나 보어 같이 다른 명사가 있을 경우는 misplaced modifier의 소지가 있으므로 옮길 수 없지만 위 문장에서와 같이 그럴 문제가 없는 경우는 수식어와 수식절의 분리가 가능하며, 이는 외치(外置: extrapositon) 현상의 하나이다(탈명사구 외치). 어쨌든 those who라고는 해도 they who라는 것은 어색한 영어이다.

 

 

6. p. 649, Test 3, Question 34

 

That dream is ingrained in the experience of America, a country made up of poor immigrants who believed that in this land of opportunity any little guy had a chance to succeed. All it took was the desire to lift oneself up and some good honest work. Millions succeeded on account of the American belief to honor and support the underdog in all its efforts.

밑줄 부분을 가장 좋은 문장으로 바꾸는 문제인데 답은 (B) Because America believed in honoring and supporting the underdog, they succeed. 라고 한다. 그런데 도대체 they가 가리키는 대상(referent)은 누구인가? 이는 전형적인 ambiguous pronoun문제이다. 답은 they를 he or she로 바꾸어야 한다. 물론 현실 영어에서나 사전 종류에 이르기까지 중성 단수 명사를 일일이 he or she로 바꾸기 싫어(his or her, him or her도 있다!) 아예 복수인 they로 받는 것은 상식적이지만 아직도 SAT 문법에서는 어림도 없다.

 

 

7. p.701, Test 4, Question 17

 

Joan of Arc had a (A)hunger to save France, a (B)knack for performing miracles, and (C)was willing to endure great suffering (D)rather than to deny her faith.  (E)No error.

병렬(parallel)문제이므로 (C)를 a hunger, a knack에 이어 a willingness로 고쳐야 하는 것은 맞지만, 다른 틀린 곳은 없는가? a hunger to save가 틀렸다. 이는 a hunger for saving이라야 하는 idiom 문제이다.

 

 

8. p.719, Test 4, Question 3

 

Today, among twentieth-century artists, Salvador Dalis renown is probably exceeded only by Picasso.

(C) artists, Salvador Dalis renown is probably exceeded only by Picassos

20세기 미술가들 중에는 달리와 피카소가 있지, 달리의 명성과 피카소의 명성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dangling prepositional phrase 문제가 되어 버렸다. 고치면, artists, Salvador Dali is probably exceeded in renown only by Picasso라야 하겠다.

 

 

나름대로 이 시험에서는 권위 있는 참고서에도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SAT 시험이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문법 교육을 무시한 미국식 영어교육의 업보(業報)이며 그만큼 규법문법 따지기는 힘들다는 증거도 될 것이다. 문법 설명 없이 영어에 침윤(immersion)하기만 하면 영어가 저절로 되리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며, 조기유학 붐을 타고 미국 중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이 여름방학만 되면 돈보따리를 싸들고(얼마전 언론보도를 기억하시는지?) 강남 일대 학원으로 몰려드는 이유를 따져보면 참으로 황당하다. 영어를 배우러 한국에 오다니? 의식적인 단어와 문법 학습 없이 그냥 미국친구들과 어울려 배운 영어로는 장난과 장사꾼용 영어 외에는 소용이 안되는 초급 영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SAT 시험의 영어는 영어 모국어 화자를 대상으로 한 만큼, 외국인을 위한 영어시험인 TOEFL과는 수준 차이가 큰 어려운 시험이다. 그 차이는 한국의 수능 영어과 TOEFL 시험의 차이 정도는 될 것이다. 여기 한국에 와서 한국어 꽤나 한다고 각종 언론매체에서 설치는 외국인 예능인들을 상대로 우리나라 수능의 언어영역 시험을 보게 한다고 해보자. 그 결과가 어떠할지 상상이 갈 것이다. 일상생활 영어 몇 마디가 영어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조기유학을 생각하는 학생들은 미리 미리 영어공부 어떻게 할지 장기계획(3년 이상)을 세워두어야 후일 낭패가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주로 배우는 문법과도 다르고 CBT TOEFL 문법과도 다른 이 SAT 문법을 위한 참고서로는 필자가 여기 알라딘에서 서평을 올린 바 있는 "The Elements of the Style "이란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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