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ening의 경우 지문이 길어지고 복잡해지면, 한편 들어야지 한편 해석해야지, 문맥을 따라가기 힘들어 진다. 또 Reading에서는, skimming(대충 훑어보기)이나 scanning(찾기)이 아니고, 시간 여유가 있거나 중요하여 정독하는 경우, 해석이 필요하다. 그런데 문장 단위로 읽고 우리말로 해석하려면, 양쪽 말 어순과 문장 구조의 차이로 말미암아, 대단히 까다롭고 시간이 걸리게 된다. 그러나 이런 때 절대 우리말 어순대로 맞추느라 노력할 필요가 없다. 이를 질서정연하게 순서를 바로잡아 표현하는 것이 ‘번역(translation)’으로, 번역가의 작업 영역이지, 글을 주어진 시간 내에 이해하고(understanding) 거기에 관해 문제를 풀어야 하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해석방법은 아닌 것이다.

영어의 문장은 의미를 가진 단위(unit)가 조합하여 이루어진다. 물론 각 unit이 한 단어로 구성된 것이 가장 간단한 초급 영어라고 볼 수 있으며, 이 의미 단위는 문장의 요소(주어, 동사, 목적어, 보어, 부사구)와 대개 일치한다. 그러나 이런 unit에는 수식어구도 붙고, unit자체가 단어를 넘어선 구(phrase)나 절(clause)이 되기도 하여 길어지게 되므로, 말을 할 때는 통상 잠시 쉼(pause)으로, 글에서는 구두법(punctuation)으로 이를 표시하게 된다. 이런 단위를 ‘의미 단위(information unit)’ 또는 ‘성조 단위(tone unit)’이라고 하는데, 이를 이해하고 이 단위를 기준으로 머리 속에서 해석하는 연습이 굉장히 중요한 관건이 된다. 이 단위는 다른 말로 'intonation unit(억양 단위)', 'chunk(말과 글의 덩어리)'라고도 한다.

한편 글과 말은 호흡이 다르기 때문에, 글에서 볼 수 있는 구두법은 말로 할 때의 잠시 쉼을 100% 다 나타내 주지 못한다. 쉼표(,), 마침표(.), 콜론(:), 세미콜론(;), 대쉬(-) 등 문장에서의 구두점은 정해진 원칙이 있기 때문에, 잠시 쉬어야 한다거나 의미단위를 나타내주는 구간 표시의 최소한에 불과하다. 따라서 Listening에서는 말할 때의 의미단위 구분에 주의해서 단위 마디로 끊어서 듣고 이해하는 방식으로 평소 공부하는 습관이 필요하며, 이것이 내재화되면 구두점이란 도움이 있는 글읽기(reading)도 훨씬 쉬워지게 된다.

아래의 본론에서는 말할 때의 의미단위가 끊어지는 중요한 원리에 대해 살펴볼 것이나, 한 가지 명심해야 하는 제한은 문장의 분량과 정해진 시간, 그리고 강조점에 따라 화자(speaker)의 끊어 읽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즉 어떤 때 붙여 읽는 단위가 어떤 때는 독립적인 의미단위가 될 수 있다는 점인데, 예를 들어 목적어를 이루는 명사구는 보통 동사구와 합쳐서 읽지만, 길어지고 뜻이 중요해지면 별도의 의미단위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1-1) I found it impossible.
(1-2) I found it impossible / to complete the tedious work by myself.

(1-1)에서는 전체가 한 문장이자 하나의 의미단위이지만, (1-2)에서는 목적어가 길고 중요해졌으므로 가목적어 it을 쓰고, 진짜 목적어는 to-부정사를 써서 문장 끝으로 이동하였다. 이 문장은 두 개의 의미단위로 구성되고 to-부정사 앞에서 아주 짧은 휴지(pause)가 오게 된다. 하지만 이 문장이 전체 담화의 아주 일부분에 불과하고 시간제한이 있으면 그냥 달아서 하나의 의미단위로 발화되기도 하고, 화자가 여유가 있으면 분명히 끊어서 발화하기도 할 것이다. 이렇게 의미단위의 구분은 상대적인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 (1-2)의 해석은 우리말로 매끈하게 하면 “나는 혼자서 그 지루한 일을 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지만, 우리의 목적상은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더구나 이런 문장이 수십 개가 연달아 발화되는 TOEFL Listening의 Lectures 또는 Academic Discussions나, 외국 방송의 뉴스시간이라면 그럴 여유가 없는 것이다. “나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 그 지루한 일을 혼자서 완성한다는 것.” 이렇게만 머리 속으로 나누어 해석하고 그냥 지나가면, 나머지는 우리의 두뇌가 알아서 다 연결해 주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여기서는 의미단위 구분에 도움이 될만한 단서를 생각해 보겠다. 아래를 기준으로 해서 평소 공부할 때 어디서 의미단위가 끊어지는가를 꾸준히 연습으로 체득해야 한다. 스크립트를 보면서 테이프를 들어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이때 의미단위를 사선으로 구분해서 해석하는 연습을 해 본다.

1. 문두의 부사절/구는 별도의 tone unit
Last year / the IT bubble burst.

2. 비제한적(계속적) 수식어 (예를 들어 비제한적 관계절)
The emergency services were hampered by thick smoke, / which spread quickly / through the station.

3. 중간의 삽입구
길어지면 따로 분리하지만 피수식어구와의 관계는 전체 문장의 길이와 발화속도에 따라 붙을 수도 떨어질 수도 있다.
The government, / in Mr. Howell’s view /, must ensure / that we have enough energy.

4. 호격 또는 문장 중간의 문장/연결 부사 (comment clauses)
Mary / are you coming?
The police / however / thought she was guilty.

5. 절이나 긴 명사구가 주어일 때 별도 tone unit
What we need / is plenty of time.
In exceptional cases, / contrastive stress in a word of more than one syllable / may shift to a syllable which does not normally have word stress.

6. 절(clause)
‘주어 + 동사”로 구성된 절과 다른 절은 분리해서 발화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때 접속사 처리 문제에만 신경을 쓴다.

* 접속사(conjunction)
‘절 + / 접속사 + 절’의 경우 접속사는 뒤의 절(종속절)에 붙어 두 개의 의미
단위로 분리된다. 주의할 것은 목적어로 명사절이 왔을 때, 접속사로 쓰인
that/if/whether 따위는 주절에 붙는 것이 보통이라는 점이다.
I wonder if / you’re lonesome tonight.

7. 목적 보어
주어 동사 목적어까지 숨가쁘게 말하고 나서는 잠시 쉬었다가 목적보어를
말하는 것이 보통이다.
For this reason, / we call earlier placing of the nucleus / contrastive focus.

8. 나열
I have three sisters, / Helen, / Judy, / and Jane.

9. 문미의 부사구
보통 장소나 시간 부사구로서, 문장이 길어지고 이 부분에 초점이 있는 경우에는 별도 tone unit이 된다.
I’ve never been to Paris, / but I will go there / some day.

10. 분사구문 (participle construction)
분사구문 자체가 (접속사 + 주어)의 생략이니까 분리되는 것이 맞지만, 원래 문어체라서 구어에 오는 경우는 드물다.
The weather permitting, / we’ll go on a pic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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