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e과 go를 제대로 쓰는 것은 외국인들에게는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 보입니다. 제대로 설명하는 책도 없을뿐더러 나름대로 설명을 했다고 한 아래와 같은 책을 보면 더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come은 한국어로 단순히 “온다”라는 뜻이 아니며, go도 “간다”라는 뜻으로 알고 있으면 올바른 사용이 어렵다. come은 (1) 말하는 사람이 누구에게 자기쪽으로 오라는 의미를 나타내며, (2) 말 하는 사람이 목적지에 있는 사람과 대화할 때는 목적지의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전달할 때 사용한다. go는 (3) 말하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부터 멀어져 가는 상황을 표현하며, (4) 가려는 목적지가 정해졌지만 아직은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목적지에 있는 사람과 대화할 때 사용한다.
(1) A: Please come to my office.
(4) A: When are you coming to me? B: I will go to your office tomorrow.
* 아직은 목적지(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이 있는 곳)로 움직이지 않았음
(2) A: Are you still staying home? B: I am coming to you. (너한테 가고 있는 중이다.)
(3) A: Where are you going? B: I am going to school.
* speaker가 있는 곳에서 멀어지고 있으나 대화를 나누는 사람에게 가는 것은 아니다. “
(링구아 b-토플: 종합편, 링구아포럼, 3판 14쇄, 2005. 1, p.72)
어떻게, 한번 읽고 제대로 이해가 되시는지?
위의 설명은 틀린 부분도 있고 잘 정돈되지도 못해서, 읽어도 잘 모르는 것이 정상입니다.
더 간단하게 조직적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2가지만 이해하고 외우세요.
1. 화자(speaker; 1인칭)와 청자(hearer or listener; 2인칭)가 있는 공간 내에서의 움직임은 ‘가다’, ‘오다’ 따지지 말고 come만 사용합니다.
- 번역은 적당히 우리말에 맞도록 바꿉니다. 우리말의 '가다', '오다'는 철저히 개인 위주라서 좁은 방안에 같이 있는 경우라도 "이리 와", "응, 곧 갈께"이지만, 영어는 다릅니다. 영어에서 원래 화자와 청자는 같은 공간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너'와 '나'를 기준으로 '가다(go)'와 '오다(come)'를 다르게 쓰지 않습니다. 같이 있는 공간에서의 움직임은 '너한테로 가는 것'이든, '나한테로 오는 것'이든, 모두 '우리가 있는 공간으로 오는 것'을 뜻하는 'come'으로 표현하는 것이지요. 전화, 인터넷 같은 가상공간에서는 화자와 청자의 물리적 장소는 다를 수 있지만, 대화를 나누는 장소라는 의미에서 역시 같은 공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공유공간의 개념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시간까지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2. 화자와 청자가 공유하는 공간이 아닌 제3의 장소로의 이동일 경우에는 항상 ‘ go ( = 가다)'를 사용합니다.
* 위의 설명은 비슷한 공간 개념을 필요로 하는 한쌍의 다른 단어 'bring (가지고 오다, 데리고/모시고 오다)'와 'take(가지고 가다, 데리고/모시고 가다)'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위 책 예문의 (1)에서는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같은 장소에 있든지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현재 두 사람이 같이 있다고 가정하면(A의 사무실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 그리로 오라고 할 리가 없을 것이고, 만약 장래에 다시 오라는 경우이면 Come here again이라고 하겠지요), 나중에 이 말을 듣는 사람이 A의 사무실로 갔을 때, A가 거기에 있을 것이라는 뜻, 즉 미래에 화자와 청자가 같은 공간에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 come을 쓴 것입니다. 전화통화일 경우에는, A가 현재 사무실에 있으니까 그리로 오라는 의미(현재의 공유 공간)도 되고, A가 지금 사무실에 없더라도 청자가 사무실에 오게 되면 만나게 될 것이라는 미래의 공유 공간을 의미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4) A가 오라면서 쓴 ‘coming to me’는 집이나 숙소 등 현재 A가 있는 장소로 오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대해 B가 going to your office라고 go를 쓴 까닭은, 우리의 공유공간과는 다른 장소, 즉 제3의 장소인 당신의 사무실로 가겠다는 뜻으로 go를 쓴 것이지, 뭐 움직이고 있다든지 아니라든지 하는 문제는 전혀 아닙니다. 지금 A가 있는 장소는 A의 사무실은 아닌 것이지요. 이 A의 사무실이 장래 화자, 청자 두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니까 come을 써도 되지 않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지만, 지금 상황은 "언제 일루 올거냐?", "내일 다른 데로 가겠다"는 상황이니까 come과 go를 구분해서 쓸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앞의 A 대사가 없는 경우에는 "I will come to your office."라고 썼겠지요.
(2)에서 우리는 두 사람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든지, 아니면 B가 있던 장소를 막 떠나려던 참에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다고 상상할 수 있습니다.
(3)은 전형적으로 제3의 장소에 대해 사용된 경우입니다.
이제 확실히 이해가 되십니까? 그럼 아래 두 문장의 뜻은 어떻게 다를까요?
Are you coming to the party?
Are you going to the party?
- 위 문장에서는 내가 여는 파티이든지 아니면 내가 그 파티에 참석할 것이라는 것을, 아래 문장에서는 내가 가지 않을 파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p.s. 1>
다음은 또 어떻습니까?
"Fred: Kathy!
Kathy: Fred! Are you going to school around here?
Fred: Yes, I am. What are you doing here? Your house isn't in this neighborhood, is it?
Kathy: No. But my grandma lives near here. I went to see her before school.
Fred: I see. Oh, our school bus is coming. Let's go."
(리스닝 튜터, 입문편, 이찬승 외 지음, 능률교육, 2004, p.18)
여기 근처, 이 동네, 여기 등등에서 화자인 Fred, Kathy뿐만 아니라 Kathy의 할머니까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왜 went가 나왔을까요? 해설에도 버젓이 "학교 가기 전에 할머니를 뵈러 갔었어"라고 나와 있습니다. 우리말로 해도 "할머니 뵈러 왔었어"라고 해야 말이 되는데 말입니다.
위 문장의 마지막 대사 our school bus도 이상합니다. 위 대화 내용 그대로라면 Fred는 이 동네에 있는 학교에 다니는데(school around here은 이 근처에 있는 학교로밖에 해석할 수 없습니다), 왜 버스로 통학을 합니까? 위 대화의 의미에 맞게 고쳐보면, 처음 Kathy의 대사를 "Fred! Are you going to shcool from around here? (이 근처로부터)"라고 해야지요.
<p.s. 2>
"w: Care to come hiking with the rest of us? (우리와 하이킹 같이 갈래?)
M: That depends. When are you going? (글쎄. 언제 가는데?)"
(New It's TEPS, Listening Comprehension, 이익훈, 에듀조선, 2005.1, p.418)
도대체 왜 come hiking이라는 말이 나왔을까요? go ~ing가 "무엇을 하러(즐기러) 가다"는 뜻이라는 것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즉 관용어구(숙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come to an end(끝나다)' 같은 숙어를 마음대로 'go to an end'라고 바꿔 쓸 수 없는 것처럼, go ~ing를 come ~ing로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come ~ing가 가능한 유일한 경우는, 먼저 말을 꺼낸 사람들이 이미 하이킹 장소에 와 있으면서 그리 오라고 하는 경우 외에는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즉, "Care to come hiking to us? (우린 이미 하이킹 중인데 너두 그리 올려나?)"은 가능하겠지요. 하지만 위의 대화에서 뒤의 When are you going?이 뜻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듣는 사람이 going으로 표시한다는 것은 제3의 장소로의 이동을 말하는 것이니까, 당연히 "Care to go hiking with the rest of us?"라고 할 자립니다.
그런데 go ~ing는 뒤가 무엇을 즐긴다(행락)는 의미의 동사가 와야 합니다. 다음 설명은 "구학관 박사의 영문법 이야기, 테스트뱅크이십일닷컴, 2000.12, pp.126~131"을 참조한 것입니다.
go fishing/hiking/climbling/swimming이라는 표현은 가능해도, go studying/working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데, 그 이유는 동명사의 '동시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진짜로 즐기고 하고 싶은 일은 떠나기로 마음 먹은 그 순간 이미 마음 속에서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이지요. 낚시나 등산의 진짜 즐거움은 출발하기 전 장비를 챙길 때 이미 시작된다고 하잖아요? - "Enlgish는 마음 속에 있는 거죠.". 반면에 공부나 일같이 지겨운 것을 하러 갈 때는 go to study, go to work라는 부정사를 써야 '부정사의 미래 의미'와 잘 어울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