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가 배운것은 영어가 아니다
김윤근 지음 / 이채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가 배운 것은 영어가 아니다; 초특급 과외선생의 고백, 김윤근, 이채, 2004, 10,000원
(* "나의 서재'가 아니고 이 책을 통해 직접 접속하신 경우, 이 리뷰가 다 보이지 않고 끝이 잘려 보이는 분은 리뷰 '모두보기'를 누르고 보시면 제대로 다 보입니다. 또 아래의 책 내용 중 일부는 왼편 메뉴 맨 위의 '한눈에 보기'를 누르시면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도를 아십니까?”
왜 길 가다가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만 만나면 다들 피하는가? 무슨 질문인지 뜻을 몰라서? 질문이 도저히 문답을 나눌 만큼 아주 가치가 없거나 저질스러워서? 나는 '도'에는 관심이 없으니까? (아니면 '내 구역'이라서? - 이런 사람들 물리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조용하게 "여긴 내 구역입니다" 하면 된다고 며칠 전 KBS 2 TV의 '폭소클럽'에서 들었다.)
아니다. 정말로 중요한 질문일 수 있지만 잘못된 장소에서 우리가 생각하기에 잘못된 상대방으로부터 듣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질문은 기본적으로 “나는 도를 다 알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또는 상대방이 도의 논의가 아닌 다른 저의(예를 들어 상술이라든가, 전도라든가)를 가진 것 같아서, 그도 아니면 내가 아주 바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 영어 교육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극히 타당한 인식에서 출발했고, 학원강사, 과외선생으로서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가진 사람이, “영어의 도를 아십니까?”식의 황당한 설을 낸데 대해 무어라 언급을 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여 우려는 있지만, 그래도 혹시 사술(邪術)에 혹하는 사람들이 특히 영어를 배우는 학생들 사이에 나올까 봐 몇 자 쓴다.
우선 이 책은 겉이 어떻게 포장되었든 영어책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저자의 자화자찬과 어쭙잖은 세계관 및 역사관, 설익은 반미 반일감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양념으로 끼어 든 몇몇 영어 이야기에도 사술이 많다는 점을 먼저 지적해 둔다. 학생들은 특히 이런 부분에 혹하면 안될 것이다. 영어책의 판별식은 그 머리말이나 도입부에 "영어는 쉽다. 이렇게만 하면 된다. 몇 일, 몇 주, 몇 달 만에 끝난다(그렇게 거짓말이라도 해서 책을 팔겠다는 뜻)"라고 되어있는가 아니면, "영어는 언어이고 모든 외국어로서의 언어는 배우기가 어렵다. 꾸준히 정도(正道)를 걷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책 파는 것보다는 제대로 된 영어교육에 신경 쓰는 양심적 태도)"라고 되어 있는가 보는 것이며, 역시 예외 없이 이 책도 서문에서 "영어는 아주 쉽다. 단지 어려운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고 주장한다.
(* 정찬용의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같이 되고 싶은 것이 이 책의 소망이란 점을 여러 군데서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하지만, 필자는 분명히 이야기한다. 영어공부는 열심히 제대로 안해서 문제이지, 열심히 해서 문제가 된 적은 없다. 괜히 쉬운 길, 마약같은 것 없나 기웃기웃하느라 정작 공부는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영절하" 따위도 역시 위에서 말한 "영어는 내 말대로 하면 쉽고 금방 된다"는 판별식의 변종에 불과하므로, 처음부터 방향이 틀렸다. 영어공부에 대해 관심있는 분은 필자 "나의 서재"에 올려둔 "영어공부에 대한 단상"이란 글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
이 책에서 ‘w-s’라고 표시하는 “Word Smart 번역판”을 비롯한 국내의 영어교재 해설 부분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고질병이고, 그 점에서 몇 가지 저자의 지적(p.23 anvil을 “귓속뼈”로 해석한 우스운 이야기, p.117 dismiss의 오역 등)은 타당하지만, 올바른 문제의식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가진 스스로의 문제는, 저자가 대안으로 제시하는 영어공부의 방법 또는 영어를 보는 눈이 정도가 아니고 사술에 가까운 것으로, 눈 밝은 스승과 체계적인 공부가 없이 독불장군식으로 혼자 공부한 사람, 겉으로 주장하는 목적 외에 다른 의도가 있는 사람에게서 흔히 나오는 폐해라는 점이다. 영어는 외국말이라서 배우고 따라 할 수 밖에 없으며, 그런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인 교습이 되겠는가? 어떻게 하면 꼭 필요한 부분을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게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가 하는 모색은 필요하지만, 우리가 규칙을 마음대로 만들어내고 해석하여 이렇게 쓰자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 구체적 사례를 보겠다.
pp. 14 ~ 15.
He doesn’t like flowers as she does. = 그녀는 꽃을 좋아하는데, 그는 싫어한다.
위 문장을 영어 규칙대로 보지 않고 우리말로 해석하여 답을 찾으려면 틀릴 수 밖에 없다. 그게 영어다. 마지막 does 같은 것을 ‘대동사(代動詞: pro-verb, verb as a pro-form)’라고 하는데, 이는 앞 구절의 동사를 그대로 되풀이하기 싫어 대신 쓴 것에 지나지 않는다. 즉, ‘does’는 ‘likes’ 대신 쓴 것이지 ‘does not like’가 아닌 것이다. 따라서 그녀는 “꽃을 좋아하는 것이다”까지는 맞다. 그러나 여러 접속사 중에서 왜 하필이면 ‘as’를 썼을까 하는 이유, 즉, ‘as’의 의미를 놓치는 결정적 실수를 하고 있다. 만약, 앞 뒤 구절이 반대, 대조의 뜻이라면, ‘but, while’같은 것을 썼을 것이고, ‘as’를 쓴 이상은 앞 뒤가 비교의 대상인 것이다. 그러면 “그는 그녀가 꽃을 좋아하는 만큼 꽃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해야 정확하다. 즉, ‘그가 꽃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처럼 좋아하지는 않는다’라는 뜻이다. 이걸 “그녀는 꽃을 좋아하는데, 그는 싫어한다”라고 해석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다. “Nobody knows her as I do”라는 문장의 뜻은 무엇일까? 역시 “나는 그녀를 아는데, 다른 누구도 그녀를 모른다”가 아니라, “누구도 나만큼 그녀를 알지 못한다, 즉, 다른 사람들보다도 내가 그녀를 제일 잘 안다”라는 뜻이다.
한편 이 비교의 ‘as’(원래 as 뒤에는 절이 오고, like 뒤에는 명사구가 오지만, 구어에서는 as 자리에 like도 쓰이기도 한다)나 ‘like’ 앞에 콤마가 오면 뜻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콤마의 두 문장을 갈라놓는 힘 때문에 그런 것이며, 콤마가 있으면 읽을 때도 반드시 쉬었다가 읽어야, 콤마 없는 쪽과 뜻이 구별된다. “I don’t smoke like Jane (or as Jane does)”가 “제인만큼은 안 피운다”의 뜻이라면, “I don’t smoke, like Jane(or , as Jane does)”는 “제인은 피우는데 나는 안 피운다(앞에서부터 해석하면 "나는 피우지않는다, 제인은 피우지만)”라는 뜻이 되어 이 책의 해설과 비슷한 의미가 되는 것이다. 또 like가 문두에 나올 경우에도 뜻이 달라지는데 "Like Jane, I don't smoke"라고 하면 "제인처럼 나도 안 피운다," 즉, "제인도 안 피우고 나도 안 피운다"라는 뜻이 되는데, 이때는 문두의 Like Jane이 뒤 문장의 동사 'smoke'에만 걸리는 것이 아니라 전체 문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이런 경우를 문두의 '문장 부사구'라고 한다.)
p.16 문장 형식 이야기 (이 이야기는 뒤에도 또 나온다)
She made me a cake와 She made a cake for me는 같은 뜻이 아니라 뒤의 문장은 “단지 케이크만 만들었을 뿐, 실제 나에게 주었는지는 모르고, 어감상 오히려 주지 않은 쪽에 가깝다.”
왜 영어를 영어 그대로 받아 들이지 않고 우리 말로 해석한 뒤 그걸 가지고 거꾸로 영어의 뜻을 규정하고 영문법을 창조하려 드는가? 이 세상 어떤 영문법 책에도 위 두 문장은 다 같은 뜻으로 나와 있는데…
(추기: 이 세상 모두가 아니고, 그렇게 오해의 소지가 있는 설명을 한 영문법 책을 한 권 발견했다. "조용남, 실용영문법 100문 100답, 삼영서관, 2001, 제1권, pp. 165 ~ 167." 여기 보면 Her mother made a beautiful dress for her이라는 문장을 들고, "드레스가 실제로 그 여자에게 주어졌는지 알 수 없다. 그냥 주어졌으리라 짐작될 뿐이다"라고 한다. 저자가 이걸 보고 하는 이야긴지는 모르지만, 여기서 아예 한 걸음 더 나아가 "어감상 오히려 주지 않은 쪽에 가깝다"는 식으로 비약하고 있다. 확실히 말해 두지만, 앞의 조용남 박사 이야기도 확인된 정설이 아니고, 저자의 유추에 의한 가설일 뿐이다. 그냥 영어의 모국어 화자에게 물어보기만 하면 된다. 과연 그렇게 해석이 되느냐고? 지금 이 주장이 맞다면 그 중요성으로 보아 어떤 영문법 책도 마땅히 이를 다루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이 그렇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이 주장이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 중요성 때문에 혹시나 하여 이 문제를 외국인 문법가와 논의해 보았는데, 흥미 있는 질문이며 어떻게 그런 주장이 나왔는지 이해는 가지만, 사실과는 전혀 다르다는 답변을 들었을 뿐이다. 이 문제는 모두가 '예'할 때, '아니오' 하는 사람 소신 있다고 할 만한 문제가 아닌, 사실(fact)에 관한 문제일 뿐이다.)
"형태가 다르면 의미가 다르다. 의미가 형태를 결정한다.” 이 말은 필자가 아주 좋아하는 영어공부의 금과옥조로 구학관 박사의 “영어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 국민여러분, 테스트뱅크이십일닷컴, 2000”이라는 책에 그 상세한 설명이 나와 있다. 이 책에서도 몇몇 부분에서 이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보아 혹시 저자도 위의 책을 보았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그 뜻은 완전히 왜곡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된 일이다. 위 두개의 문장은 물론 형태가 같지 않다. 그러면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4형식 동사에서 직접목적어를 앞으로 오게 하면 간접목적어는 그냥 뒤로 가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to, for, of같은 전치사를 취하게 되어 있다. 그러면 부사구 역할을 하는 전치사구가 되고, 가장 중요한 정보나 최신 정보는 문미로 보내는 영어의 특성상, to, for 뒤에 오는 간접목적어를 강조하는 뜻이 된다.이 때 ‘의미상(semantic)’ 차이가 생기는 것은 아니고, 강조점과 ‘통사론적인(syntactic)’ 차이가 생기는 것 뿐이다. 만일 두 개의 목적어가 모두 대명사이면 3형식이 보편적이며 특히 it, them 같은 것이 직접목적어일 경우 4형식으로는 쓸 수 없고(예: She made him it은 틀리고 She made it to him만 가능. She made them them은 안 되지만 She made them to them은 가능), 또 직접목적어가 길어질 경우에는 4형식 쪽이 듣는 사람 입장에서 뜻을 알기가 편하다는 점이 있다(예: She made the most beautiful clothes that I have ever seen for me보다는 She made me the most beautiful clothes that I have ever seen 쪽이 낫다. 전문 문법용어로 하면 ‘무거운 목적어의 우향 전이(Right Movement of Heavy Objects)’라는 표현을 쓴다.) 이것이 차이의 전부이지 "실제 어떤 사건이 일어났느냐 아니면 결과는 모르겠다" 할 정도로 심각한 의미상의 차이가 생기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어떤 사람도 위 두 문장의 뜻이 다르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4형식과 그를 3형식으로 바꾼 동사는 전부 ‘ ~ 해 주었다’라고 해석해야 맞다. “그녀는 나를 위해 케이크를 만들었다(*이 것으로 문장의 의미가 끝이라고 한국말로 생각하고 분석하니까 위와 같은 엉터리가 나오는 것이다) ”가 아니라 “그녀는 나를 위해 케이크를 만들어 주었다.”라는 식으로. 괜히 4형식 동사에 '수여동사(受與動詞; dative or di-transitive verbs)'란 이름이 붙은 게 아니다. '만들기만 했다'는 식의 해석(* 결론이 open되었다고 한다)이 가능한 유일한 경우는, “She made a cake for me, but she changed her mind and ate it.”식으로 바로 뒤에 부정의 문구가 올 경우에만 가능하다. 그럼 “단지 만들었을 뿐 실제로 나한테 주었는지는 모르겠다(이것도 이상하다. 나한테 주었는지 여부를 어찌 화자인 내가 모를 수가 있을까?)”라고 하고 싶을 때의 영어 표현은 무엇일까? 단, 바로 앞 지적에 따라 ‘나”를 ‘그’로 바꾸겠다.
“She made a cake to give to him.” (뒤의 부정사구는 목적을 나타내니까 주기 위하여 만들었다는 사실 외에는 암시하는 바가 없다.)
“She made a cake intended for him.” (intended for him이 목적을 나타내는 분사구로 케이크를 수식한다.)
pp. 20 ~ 21 “line” 이야기
Meredith felt abashed by her inability to remember her lines in the school chorus of “Old McDonald Had a Farm.” 이 문장에서 ‘line’을 “Word Smart” 번역판에서 ‘음정’으로 해석하는데 ‘음정’이 아니라 ‘가사’가 맞다 (뒤에 보면 이 일로 넥서스출판사 및 교육부에 전화 걸어 따진 이야기가 길게 나오고, 심지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로까지 밝히고 있다.)
저자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며, 출판사는 자기가 한 일을 자신이 모르는구나!
‘line’이 연극이나 영화에 쓰일 때는 ‘대사’라는 뜻이 된다. 그러나 과연 음악에서 ‘line’이 쓰였을 때도, 연극으로 치면 '대사' 즉 '가사' 외의 뜻은 없는 것일까?
‘노래 가사’의 영어 표현은 뭘까? ‘lyric('가사'라고 할 때는 보통 복수형으로 많이 쓴다)’이라는 말이 가장 보편적이고 ‘words’라는 말도 많이 쓰이며(pop song 같은 데서 ‘song by ~ , ‘words by ~ ’라는 표현은 ‘작곡 ~ , 작사 ~ ‘라는 말이다.), 가끔씩 '시의 한 행(行), 구절'에서 비롯된 ‘line(역시 '대사' 또는 '가사'로 쓸 때는 보통 복수형으로 쓴다)’이라는 말도 쓰일 때가 있기는 하다. 우리말로도 노래 가사를 짓는 것을 작사(作詞) 또는 작시(作詩)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된다. 그러나 ‘line’의 음악 관련 뜻에는 ‘멜로디; 일련의 음표; 오선지의 오선’이 있으며, 특히 미국식 영어에서는 '가사'보다는 오히려 '멜로디'의 뜻으로 더 자주 쓰인다(아래 영어사전 인용 참조). 따라서 ‘Word Smart’ 식의 ‘음정(꼭 같진 않지만 우리말 평상어법으로 치면 ‘곡조 = 멜로디’의 의역쯤으로 보아줄 수 있지 않을까?)’ 또는 ‘멜로디’로 해석해도 이상할 것은 하나도 없다. ‘합창’이라니까, 여러 성부로 나누어 불렀을 수도 있고, 아니면 ‘돌림노래’로 불렀을 수도 있으니까 자기 멜로디를 헷갈릴 수도 있다(실제로 이 노래는 돌림노래로도 많이 부른다.) 그것도 아니면 사실 자기 가사를 잊어버렸을 수도 있고. 이 노래를 아는 분은 짐작이 갈 것이다. 이 노래 간단해 보여도 길게 할 경우 몇 절이 끝인지도 모르게 계속 이어지고 소절간 헷갈릴 염려가 충분하니까. 필자는 아직도 1절이 ‘돼지’이야기인지, 아니면 2절인지, 3절에 나오는지, 끝이 몇 절인지 외우지 못한다. 이렇게 한 단어가 여러 가지 뜻으로 해석될 수 있을 때, ‘중의적(重義的; ambiguous)’이라는 표현을 쓴다. 참고로 몇몇 영어사전을 아래 직접 인용하겠다.
The American Heritage Dictionary of the English Language: Fourth Edition, Boston, Houghton Mifflin, 2000.
23. b. The dialogue of a theatrical presentation, such as a play. Often used in the plural: spent the weekend learning her lines.
28. Music b. A sustained melodic or harmonic part in a piece: a rock song with a driving bass line.
MSN Encarta Dictionary (http://msn.encarta.com/dictionary)
19. music melody: the notes that make up a melody
34. theater actor’s words: the words spoken that make up an actor’s part ( often used in the plural )
Macmillan English Dictionary of American English
15. [count] a series of connected musical notes that form a tune: a bass line
9a. [plural] the words that an actor says in a performance: He forgot his lines.
The New Oxford American Dictionary (이 중에서 가장 권위 있는 사전임)
1. ; a sequence of notes or tones forming an instrumental or vocal melody
3. ; a part of a poem forming one such row (pl.) the words of an actor’s part in a play or film
p. 53 영어의 발음 이야기
영어는 글자 하나씩 발음하니까 ‘system’은 ‘s, y, s, t, e, m’ 하나씩 발음하여, ‘스이스트엄”이라고 발음하는 것이며, 반대로 우리말은 ‘ㄱ, ㅣ, ㅁ’이 합쳐져서 ‘김’이라고 한번에 발음이 된다.
영어든 우리말이든 이런 걸 연구하는 학문이 언어학의 하위 분야인 ‘음성학(phonetics)’ 또는 ‘음운론(phonology)’이며, 이런 쪽에서 보면 위의 이야기는 큰일날 소리에 불과하다. 영어와 한글은 모두 ‘음소문자(音素; phonemic or alphabetic writing system)’로 언어의 발달 단계에서 최상위에 속하는 것으로 본다. ‘음소(phoneme)가 모여 음절(音節: syllable: 소리 마디)을 이루는 문자’란’ 뜻이며, 이 음소문자는 음절에 비해 적은 수의 음소 조합에 의해 여러 가지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음절문자(일본어가 이에 해당. 우리말은 'ㄱ'과 'ㅏ' 음소에 의해 '가'라는 음절이 이루어지는 반면, 일본어는 음소가 아니라 음절 '가'가 있을 뿐이다)에 비해 훨씬 과학적이고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그래서 음절문자인 일본어를 가지고 음소문자인 영어나 한국말을 표기하면 우습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영어 발음을 우리말로 표기하는 데 반대하는 사람이지만 아래에서는 목적상 할 수 없이 몇 자 한글로 표기하는 점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우리말에서는 ‘ㄱ, ㅣ, ㅁ’의 세 가지 음소(음소란 어느 언어에서 변별적 기능, 즉 ㄱ, ㄴ, ㅏ, ㅓ, 영어의 a, e, l, r, 처럼 다른 소리와 달리 들려서 구분이 가능한 최소 단위의 어음을 말한다)가 모여 ‘김’이라는 ‘음절(syllable)’을 이루는 것이고, 영어에서는 ‘s, y, s’라는 음소 셋이 모여 ‘sys’라는 한 음절을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system’이라는 영어 단어는 2개의 음절(sys, tem)로 이루어진다. 나라마다 언어가 다른데, 억지로 한국말로 표기 하자니까 방법이 없어, ‘시스템’이라는 3음절로 표시하는 것뿐이다('싯템'은 원래 발음과 틀리고, 우리말로는 '시ㅅ템'이라고 쓰면 틀리니까). 다른 예로 'Christmas'의 경우는 영어로 2음절에 불과하지만, 우리말로 표기하면 '크리스마스' 무려 5음절처럼 표기되는 것이다. 물론 외국사람들에게 이 5음절로 발음하면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들을 것이다. 그래서 영어사전을 보면 이 음절이 보통 단어 중간에 방점으로 표시되어 있어 외국인뿐만 아니라 자기네 모국어화자들에게도 도움을 주는 것이다. '시스템' 3음절이라 해도 틀리는 'system"을 '스이스트엄'이라는 주장하는 이 해괴한 이론에 대해서는 심히 우려를 금치 못하겠다.
한편 외국 사람이 처음에 우리말 '김'을 ‘김’이라고 발음하지 못하고 ‘기므 또는 그임’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말의 음절 구조(초성, 중성, 종성)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에게는 'Gim'이 '기ㅁ 또는 ㄱ임(우리말로는 음절이 아니라 아예 틀린 표기지만, 영어에서는 이게 한 음절이다)'으로 보일 여지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Kim이라고 쓰면 절대 '키므, 크임"이라고 하지 않고 '킴'이라고 나오는 이유는 그들 이름에도 Kim이 있기 때문이다.) 영어에서는 'rose'같은 단어의 o는 이중모음 'ou(오우): 우리말에서는 2음절이지만 영어에서는 1음절', 마지막 e는 모음으로서의 발음이 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 1음절로 취급한다. 우리말로는 자음을 홀로 쓰지 못해 할 수 없이 '로즈' 와 같이 2음절(사실과는 틀린 표기법이라고 생각된다)로 쓰는 사람 또는 '로우즈' 3음절로 그래도 비슷하게 적는 사람 각각이지만, 실제 발음은 1음절로 해야 한다. 그래서 '로즈'라고 2음절로 하면 아예 못 알아들을 것이고, '로우즈'라도 마지막 '즈'를 분명하게 발음하면 이 'ㅡ' , 잘못 발음하면 'ㅓ'로도 들리는 모음 때문에 외국사람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외국 사람들에게도 이 한국말 구조를 가르치면 곧잘 ‘김’이라고 발음하는데(Jim처럼 발음하라고 해보라), "영어는 각각의 음소가 곧 음절, 즉, 영어가 음절문자"라는 식으로 외국말을 창조하고 발명해내서 도대체 어쩌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대신 영어 발음에 관한 국내 도서를 한 권 소개할 테니 보고 따라 해 보시면 영어 발음에 대한 의심이 싹 해소될 것이다. "한학성, 한국인을 위한 영어발음 교과서, 테스트뱅크이십일닷컴, 2002. 9, 6쇄" - 저자는 현재 경희대 교수로 계시고 미국에서 언어학 박사를 딴 정통 영어학자이다.
책의 전편을 통한 다른 교재의 번역 및 해설 문제점 지적을 보면, 분명히 저자는 영어에 대한 감, 번역에 대한 감을 가진 것으로 보이니까, 이런 사술로 한 밑천 잡으려고 덤비기보다는, 제대로 영어를 공부하는 편이 낫겠다. 세상(영어교육 현실)이 어려울 수록 바른 길로 학생들을 인도해야지, 이를 기화로 엉뚱한 사술을 내세워 문도(門徒)를 모으려 해서야 되겠는가?
이 책뿐만 아니라 요즈음 인터넷을 통해 무작위 스팸메일로 유포되는 각종 영어 관련 사술, 예를 들어 영문법이 폐지된다는 둥 하는 것들도 더 했으면 더 했지 모두 마찬가지 상술에 불과하니, 무릇 제대로 영어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절대 돌아보면 안될 것이다. 식품 범죄가 근래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지만 이런 것들도 우리 젊은 학생들 정신을 좀먹는 그만큼 나쁜 저질 범죄인데 이런 것들은 누가 단속해야 하나? 그래도 혹시 귀가 솔깃해서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들은 그 전에 반드시 학교 영어 선생님과 상의해 보시기 바란다.
“우리가 배운 것이 영어가 아니었으면” 제대로 영어를 배워서 가르칠 생각을 해야지, “영어를 왜곡하고, 만들어 내서”, “내가 도를 얻었으니, 도를 아는가?”하는 것은 나만 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까지 망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