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아래는 오늘(2004. 6.18)자 조선일보 스포츠난에 실린 기사이다. "보지도 않고 본듯이 소설 쓰는" 기사, "막상 중요한 건 다 빼먹은 기사"가 어떤 건지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이하 시간은 모두 미국시간) 

1. Detroit Pistons와 L.A. Lakers 간의 미국 프로농구 최종결승(NBA Finals) 1, 2차전은 지난 6월 6일, 8일 L.A.에서 열렸다. 1차전에서 디트로이트가 승리한 다음 날인 7일 플로리다주 Tampa Bay에서 북미하키리그(NHL: National Hockey League) Championship 최종 7차전이 열렸고, 결과는 홈팀인 Lightning이 원정팀인 캐나다의 Calgary Flames를 꺾고,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그로써 NHL의 1년 시즌은 막을 내렸다. 그런데 아래 기사를 보라! 구단주 데이비슨 할아버지가 6월 10, 13, 15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NBA Finals 3, 4, 5차전을 관람하는 도중에 별도의 TV를 놓고 NHL 중계를 시청하고 있었단다. 시즌 끝난 NHL의 TV중계는 생각할 수 없으므로, 눈 앞에서 벌어지는 농구경기가 아니라 이미 자기 팀이 우승하고 끝난 하키 경기의 재방송이나 녹화테이프를 보고 있었던 걸까? - 놀라운 기자의 상상력에 브라보! What an imagination!

2. Detroit Pistons의 자매팀인 WNBA(Women's 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 소속팀 Detroit Shock의 구단주도 이 데이비슨 할아버지다. 즉, 그는 두 개의 프로 팀이 아니라 세 개의 프로팀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팀이 지난 시즌인 2003시즌에서 우승했으니까, 이 할아버지의 팀은 back-to-back이 아니라, back-to-back-to-back 즉, 3연속 우승을 달성한 셈이다. 현재 WNBA는 2004 시즌이 진행 중인데, 작년 9월 챔피언 결정전에서 Detroit Shock에 고배를 마신 팀은, 그 전 2년 연속 우승팀이며 이번에 디트로이트에 패한  L.A. Lakers의 자매팀 L.A. Sparks였다. What a coincidence!

3. 수천 만불의 연봉을 마다 하고 단 하나 남은 염원인 챔피언 반지를 끼기 위해 달랑 백오십 만불에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었던 칼 말론(Karl Malone), 그가 레이커즈 이번 패배의 가장 큰 피해자이며, 결국은 우승기록 없이 농구계를 떠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칼 말론의 딸 Cheryl Ford 역시 프로농구선수인데, 바로 이 Detroit Shock 소속 선수. 최종 5차전에서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관중석에서 아빠의 염원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며 열심히 응원했는데도 결국 꿈은 무산되고 말았다. What an irony!

다음은 기사 원문으로 www.chosun.com에서 퍼왔다.

NHL 이어 NBA 우승컵… 구단주 복터졌네
데이브슨, 美프로 첫 같은해 겹경사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미시간주 오번힐스에서 열린 미 프로농구(NBA) 챔피언 결정전 3~5차전에는 81세의 할아버지 빌 데이비슨이 디트로이트 피스턴스의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관람했다. 특이한 건 이 할아버지의 경기 관람 방식. 좌석 앞에 설치한 별도의 미니 TV를 통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중계 방송을 시청하고 있었던 것이다. 농구가 재미 없어서가 아니다.

빌 데이비슨은 NBA 디트로이트 피스턴스와 NHL 탬파베이 라이트닝의 구단주. 올 시즌 두 팀이 NBA와 NHL에서 각각 우승컵을 자치, 데이비슨은 미국 프로 스포츠 사상 같은 해 두 종목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첫 번째 구단주가 됐다. 건설과 자동차 제품에 필요한 각종 유리 제품을 생산하는 가디언 인더스트리 경영자인 그는 포천지 집계에 따르면 재산만 19억달러(2조1850여억원)에 이르는 미시간주 최대 갑부. 스포츠 구단을 소유하는 것은 일종의 취미 생활이다.

2개 이상의 스포츠 구단을 소유하는 것은 미국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피자 재벌인 마이크 일리치는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NHL 디트로이트 레드윙스의 구단주. 하지만 빌 데이비슨이 여느 구단주와 다른 점은 그의 독특한 스포츠 철학이다.

1974년 피스턴스를 매입한 데이비슨은 1989-90년 피스턴스 우승의 주역이었던 조 듀마를 직접 단장으로 영입하며 그에게 전권을 위임했다. 새로운 ‘나쁜 녀석들’(Bad Boys·피스턴스의 애칭)을 만들기 위해 원조 ‘나쁜 녀석’을 모셔온 것.

조 듀마는 “1~2명의 수퍼스타를 영입하기보다는 좋은 선수들을 발굴해 팀 컬러를 확립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데이비슨과 수차례 대화를 거쳐 올 시즌 MVP인 촌시 빌럽스와 리처드 해밀턴, 라시드 월레스 등을 영입한 끝에 우승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아낌없는 지원도 데이비슨의 스포츠 경영 철학. 피스턴스는 자체 항공기를 보유한 NBA사상 첫 번째 팀이며 1989년 시즌을 앞두고는 9000만달러(1035억여원)를 들여 2만2000여명이 입장할 수 있는 새 구장을 짓기도 했다. 미시간대와 디트로이트 교향악단 등 지역 교육기관과 문화단체도 그의 기부 대상에 늘 포함된다. 이 때문에 조 듀마는 “‘미스터 D’(데이비슨)는 최고의 구단주이며, 우리 팀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고 있다”며 신뢰감을 표했다.

대학과 군 복무 시절 축구와 육상 선수로 뛰었던 그는 구단을 맡은 지 30년째인 지금도 관중석에서 피스턴스의 홈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 취미. 데이비슨은 “나는 이 경기의 매 순간을 사랑하며 나이가 들어 방방 뛸 수는 없지만 지금도 여전히 흥분된다”고 말한다.

(김성현기자 danpa@chosun.com ) (곽수근기자 topgu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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