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fficial SAT Study Guide (Paperback, 2)
The College Board 지음 / College Board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SAT(미국 수능시험)를 출제하고 관리하는 기관이 미국의 College Entrance Examination Board(대학입학시험위원회. 약칭 College Board)로 한국의 대학교육협의회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꽤 많은 차이가 있다. 비영리법인인 칼리지 보드는 결코 미국 대학 입시의 기본 사항을 결정하지 않는다. 누굴 언제 어떻게 뽑는지는 미국에서는 모조리 개별 대학의 권한이다. 다만, 서로 다른 고등학교에서 공부한 학생들을 공통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험이 필요한지라, 칼리지 보드는 회원인 5,600여 개 대학의 수요에 맞춰 SAT, AP(Advanced Placement Program) 등의 시험을 제공하고 관리할 뿐이며, 이 시험의 과목이나 수준 등도 역시 회원들의 요구에 따라 결정된다. 이 시험의 관리 부분은 오히려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더 비슷한 것 같다.

덧붙여 학생들의 시험 대비를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The Official SAT Study Guide라는 참고서의 발행이다. 2005년 3월부터 시행된 현재 형태의 SAT(New SAT)를 반영하여 2004년에 이 책의 초판이 나온 지도 벌써 5년이 흘렀으며, 아직 시험 형태나 내용의 변경은 없지만, 그동안의 경과를 반영하여 제2판이 금년 여름에 나왔다. 간략하게 이 2판을 소개하려는 것이 이 서평의 목적이다.

우선 말해 둘 것은, SAT를 준비하는 사람은 이 책을 바이블로 여기고 공부를 하라는 것이다. 단, 바이블은 특정 종교와의 관련이 아니라 일반적인 은유로 생각하시기 바란다. 이 책 외에도 SAT 시험에 관한 숱한 참고서들이 있지만 그런 책들은 모두 이 책으로 통한다. 따라서 이 책을 공부하지 않고 SAT 시험을 보려는 것은 무지 아니면 오만에서 나온 어리석은 생각이라고나 할까. 이처럼 시험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from the straight source, from the test maker'인 책에만 'Official Guide(공식 지침서)'라는 제목을 붙일 수 있는 것. 가장 중요한 뒤편의 Practice Test(1판은 8개, 2판은 10개)의 해설이 없고 답만 있는 것이 답답하기는 하지만, 다시 비유를 들면 바이블 내에도 해설은 없다. 바이블을 해설한 다른 책은 수없이 많지만 말이다. (www.collegeboard.com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Book Owner's Corner란 페이지를 통해 이 책의 소유자에게는 정답에 대한 해설 및 에세이 문제에 대한 모범답안을 제공하니, 바이블의 해설쯤으로 볼 수 있다.)

이 책은 1,000페이지 분량으로 두둑하지만, 미국에서는 상위권 20개가 채 못 되는 사립 대학을 가려는 일부 학생들에게나 필요한 SAT Subject Tests(SAT II: 2~3과목 필수) 또는 AP(좋은 학교일수록 the more, the better이지만 이 시험은 순전히 개인적 선택)의 별도 교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 책 한 권으로 시험 공부를 끝낼 수 있다. University of California가 2012년부터 SAT II를 입시 과목에서 제외키로 했으므로, 외국 학생들이 가기에는 하버드(Harvard)만큼 어려운 버클리(UC Berkeley. 미국에서 공립 대학 중 가장 랭킹이 높아 매년 21위 근처를 맴돈다)  역시 이 책만으로 가능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이들 시험 외에도 입학 사정을 위해 학교 성적(GPA 즉 내신), 특별활동, 봉사활동, 특기, 지원 에세이, 추천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므로 가능한 일이기는 하다. 어쨌든 그만큼 이 책이 다루는 SAT Reasoning Test(SAT I)가 중요한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그 과목은 영어(미국 학생들에게는 국어, 즉 언어 과목이다) 2 과목(독해 800점, 문법과 작문 800점, 계 1,600점), 수학 1 과목(800점) 합쳐서 3과목(사실은 국어와 수학 2과목)에 불과하니,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언어, 수리, 외국어, 사탐, 과탐 등과 비교하면 얼마나 간단한가? 또 얼핏 보면 한 과목으로 위장했지만 사탐(사회 탐구), 과탐(과학 탐구) 안에 들어 있는 과목이 다 몇 개인지 정확히 아는 학부형들은 있을는지 모르겠다. (4개씩 선택토록 되어 있지만 사탐은 총 11 과목, 과탐은 8과목이다.)  

이 책의 수학 과목을 읽다 보면 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정말 기본 개념만을 묻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수능에서 수리 가형(이과형)보다 쉬운 수리 나형(문과형)과 비교해도 놀랄 수밖에 없다. 실지로 우리나라의 중3~고1 수준이면 이 책의 모든 문제를 풀 수 있을 정도이다. 게다가 계산기를 써도 된다. SAT II의 수학 역시 범위는 조금 더 넓지만 난이도로 치면 SAT I과 별로 다르지 않다. 이 수학에 관한 미국 입시 방식이 다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과연 우리나라처럼 전체 학생들이 수능 수준의 수학을 반드시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대학의 이과나 일부 문과(예를 들어 경제학)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수학은 필요하겠지만 그것도 학교나 학과에 따라 차이가 많을 것인데(평자의 의문 중 하나는 왜 의과대학생이 수학을 잘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생물학이나 화학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하물며 나머지 학과나 대학 졸업 이후 평생을 살면서 그런 것들이 과연 꼭 필요한지는 매우 의문스럽다. 우리나라 대학 시험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철밥통 전문가로 보이기도 하고 심지어 사디스트(sadist)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

이제 이 서평의 진짜 목적인 책 내용을 소개하기로 하는데, 초판과 달라진 점만을 중심으로 설명하여, 기존의 책을 가진 사람들의 뭐가 달라졌을까 하는 의문, 또 사야 하나 하는 걱정에 대해 답을 드리고자 한다.


Part I Getting Started (시험 및 공부 방법 소개)
- 초판에서 New SAT 도입에 따른 설명이 많았는데 그게 대충 없어졌으며, 몇몇 문구의 삽입과 변경은 있지만 전혀 중요하지 않다.

Part II The Critical Reading Section (독해)
- 초판과 동일하다

Part III The Writing Section (문법 및 작문)

1. 종전 Chapter 10 Identifying Sentence Errors, Chapter 11 Improving Sentences의 순서에서, Chapter 10 Improving Sentences, Chapter 11 Identifying Sentence Errors로 순서가 바뀌었다. 시험 문제 순서가 그러니 바꾸는 게 당연하다.

2. Chapter 10 Improving Sentences
(1) Rewriting Sentences Using Parallelism의 총 10문제에서 3번 6번 두 문제가 빠져 8 문제로 되었으며, 남은 내용은 동일하다.
(2) Recap에서 7, 8 두 개 항목이 빠져 8개로 줄었는데, 남은 내용은 동일하다
(3) Practice Questions의 2, 5번 문제가 새로운 걸로 바뀌었지만 난이도나 중요성은 대동소이.

3. Chapter 11 Identifying Sentence Errors
- 초판과 동일하다

4. Chapter 12 Improving Paragraphs
(1) Rewriting Sentences to Avoid Wordiness의 2, 10번 두 문제가 빠져 8문제로 줄었는데, 남은 내용은 동일하다.
(2) Sample Questions(1 지문, 6문제)가 바뀌었으나 난이도는 전과 비슷하다.
(3) Recap의 8번이 빠져 9개 항목으로 되었지만, 남은 내용 동일하다.
(4) Practice Questions의 3번, 13번 두 문제 빠짐. 지문이나 나머지 11문제는 동일하다.

5. Chapter 13 Practice for the Writing Section
(1) Practice for the Essay 2번 문제 빠지고 1번 문제만 남았다.
(2) Practice Questions: Improving Sentences의 10번, 18번 두 문제 변경되었으며, Identifying Sentence Errors와 순서가 바뀌었다. 순서 변경 후는 1번, 9번 문제가 새로운 것이며, 난이도나 중요성은 역시 이전과 비슷하다. Identifying Sentence Errors 문제는 번호만 바뀌었고 동일하다.
(3) Practice Questions: Improving Paragraphs
종전 19번 한 문제가 빠짐으로써 한 문제가 줄었으나 나머지 문제는 동일(19~23)하다.

Part IV Mathematics (수학)
- 초판과 동일하다

Part V Practice Tests (모의 시험)
- 8개에서 10개로 2개 늘었다.
- Test 1, 2, 3 ⇒ 이 3회 테스트는 2006년과 2007년에 실제 시행된 시험을 갖고 온 것이라고 되어 있다. 이게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다. 나머지는,
Test 4 ⇒ 초판 Test 2
Test 5 ⇒ 초판 Test 3
Test 6 ⇒ 초판 Test 4
Test 7 ⇒ 초판 Test 5
Test 8 ⇒ 초판 Test 6
Test 9 ⇒ 초판 Test 7
Test 10 ⇒ 초판 Test 8
이렇게 번호만 바뀌었을 뿐 내용은 완전히 동일하며, 종전 Test 1은 없어졌다. 테스트 수가 늘어남에 따라 페이지 수도 초판 889페이지에서 2판 997페이지로 늘어났다.

책 표지와 속표지 사이에 보면 정오표(Errata)와 Updated Conversion Table이 들어 있으니 빼먹지 말고 고쳐 두기 바란다.


결론은, Practice Test 1, 2, 3의 3개를 제외하면 99% 이상 초판과 같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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