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각종 언론매체에 의하면, 2007 3/4분기 iBT(Internet-based TOEFL) 접수 때문에 한번 난리가 모양이다.

 

TOEFL 문자 그대로 북미 지역의 대학교, 대학원 또는 일부 사립 중고등학교 유학 지망생을 위한 외국어로서의 영어 시험(test of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인데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세계적으로 55만명의 수험생 , 10만명 가량을 차지하여 세계에서 가장 가장 고객인 우리나라가 시험의 주관처인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에게서 이런 홀대를 받아야 하는가? 수험료만 해도 1인당 170불이니까 연간 1,700만불(약 160억원)이나 내면서?

* ETS: 미국의 New Jersey Princeton에 본부를 둔 사설 비영리법인(private non-profit organization)으로 각종 시험의 연구, 개발, 시행을 대행하는 기관이지만, 정부 기관은 아니다. 2,500명쯤 되는 직원이 약 500종의 시험을 처리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시험방법의 변경이 원인이다. 이전 CBT(Computer-based TOEFL) 방식이었을 때는 주말 공휴일을 제외한 ~금요일 오전, 오후 2, 전국의 3 한미교육위원단 테스트 센터에서 연중 실시되었는데, 지금은 전국 20 고사장(주로 대학교임)에서 주말(, ) 위주로 연간 30~40회 정도 시행되면서, 대략 수험 가능 인원이 CBT 때보다 1/3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 결과 사정이 급한 실수요자들은 대만, 필리핀 원정까지 나서는 형편이며, 시험지 유출 사건 이래 우리나라에서는 3 Paper Test 진행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연중 진행되는 CBT 방식을 찾아 일본으로 날아가는 GRE(Graduation Record Exam: 미국 일반대학원 입학소양시험. 이놈도 ETS 주관한다)와도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외부적 요인 말고 요인이 우리 내부에 있으니, 이는 세계 어디서도 시험방법 변경에 따른 문제가 없는데, 우리만 이상과열이 나타나는 데에서 있다. , 각급 학교 입시전형이 문제, 대학 국제계열 또는 영어특기자 수시, 외국어고등학교 등 특목고, 국제중학교 입시에서 필요 이상으로 TOEFL 요구함으로써 화를 자초한 꼴이라고 하겠다. 물론 입사시험에서 TOEFL 요구하는 기업도 여기에 포함된다. 연 수험인원 10만명 중에서 실제 외국으로 유학하는 인원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기껏 수천 명일 것이다.

 

북미 대학원에 유학할 사람, 특목고생 중에서도 2학년부터 미국 유학을 준비로 하는 사람, 당장 미국의 일류 사립중고등학교로 조기유학 사람 외에는 사실 TOEFL  필요한 것이 아니다. TOEFL 시험 유효기간이 2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외고나 민사고에 가려고 TOEFL 막상 본격적으로 유학을 준비할 때는 유효기간이 경과하여, 다시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대학교나 특목고가 입학 자격 예시/참고 중에 TOEFL 포함한 결과, 전국의 수많은 중학생, 초등학생마저도 TOEFL 광풍에 가세함으로써, 막상 시급한 자기 학교 유학 준비생들마저 시험 접수를 못하는, 제살 깎아먹는 우스운 꼴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 얼마나 늘릴지 계획도 못 내놓으면서 거저 앞으로 시험장소 늘리겠다는 ETS 말만 믿고 앉아 있을 것이 아니라, 다시는 ETS 휘둘리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하므로, 이대로만 되면 TOEFL 필요한 사람들만 보게 되어 다시는 이런 난리를 겪지 않아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대안을 제시해 본다.

 

 

1. 국내 각급 학교의 입학 전형에서는 TOEFL 완전히 없앤다. 참고 삼아 TOEFL 성적을 제시해도 좋은 것이 아니라 아예 TOEFL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는 정부당국이나 교육청이 개입하더라도 반드시 해야 된다. 그렇게 유지하려 대통령까지 애쓰는 삼불(三不)’보다 오히려 명분이 있다. 우리나라 각급 학교의 입시전형에 미국 학교 입시전형에 필요한 영어시험이, 난리를 치면서까지 끼어들어야는가? 영어 실력만 테스트하면 됐지, 왜 꼭 TOEFL 성적이 갖추어진 사람을 뽑아야 하나? 시험의 신뢰도가 어쩌니 변명해도 사실은 자기들이 영어를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유학용 구색을 갖춘 사람을 우선으로 뽑아 실적이나 올리려는 얄팍한 교육기관들의 술수가 눈에 보인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그동안 우리나라 외국어 교육에 이바지했다는 외고들의 주장은,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려는 짓이며, 공(?)이 있다면 영어 사교육 시장을 부추킨 점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2. 대안으로는,

 

(1) 우선은 TEPS(Test of English Proficiency developed by Seoul National University) 시험을 쓴다. , TEPS 시험 역시 사명이 무겁다는 것을 알고, TOEFL 내용과 방식을 참고하여, 시험 내용이나 방식을 조정하고, 난이도를 높이는 등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독해 리스닝 지문의 장문화, Speed 측정법의 완화, 쓸모 없는 문법의 축소 ). 대량 시험인데다가 시설 문제 때문에 당장 speaking은 테스트가 어렵겠지만, 먼저 writing 부분부터 도입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에서 현재 TEPS의 자매시험인 TOPspeaking만 측정하는 것은 이상하다. 즉, writing이 아주 빠져 있는 것이다. 글쓰기는 테스트할 필요가 없다는 걸까? 테스트 수요가 없다는 걸까?

 

(2) TEPS TOEFL은 길이 다른데, speakingwriting은 어떻게 하느냐고 물을 사람들에게

- TEPS는 TEPS대로 하면서, speakingwriting은 현재대로 공부를 계속하면 된다. 필자의 주장은 특목고나 국내 대학교에 가기 위한 TOEFL 시험을 없애자는 것이지, 그 공부까지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TEPS TOEFL의 기초가 충분히 될 수 있으므로, 이를 먼저 하고 필요한 사람은 동시에 또는 나중에 토플을 준비해도 중복 공부는 아니다. 외고 국제계열 학생들이나, 과학고, 영재학교 학생들은 고등학교 가서 유학 준비할 때, 고등학생들은 대학교 입학 후 외국 교환학생 갈 때나 졸업 후 미국 대학원에 갈 때 TOEFL 시험을 봐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3) 시험은 2~3회 정도 보는 것이 적당하다. 이보다 더 자주(시험의 제한선인 매달 보는 사람도 꽤 있다) 보는 것은 정도(正道)가 아니다. 시험 볼 시간에 공부를 한 자라도 더 하는 것이 낫고, 꼭 모의시험이 필요하면 각종 교재에 포함된 것이나 국내 학원을 이용해도 충분할 것이다.

 

(4) TOEIC(Test of English for International Communications) 내용이 회사원들이나 필요로 하는 것이라서 학교시험에는 적합하지 못한 만큼, 주관처인 ETS(이놈도 ETS! 우리나라와 악연이 어지간하다)에다가 내용은 TOEFL, 시험방식은 현재 TOEIC같은, 종전 CBT방식의 시험 개발과 수험료 인하를 당당히 요구한다.

 

(5) 국내에서 TEPS 경쟁이 있는 다른 영어시험을 개발한다. , 지금같이 난립해서는 도움이 안되니, 여럿이 연합하더라도 제대로 공신력 있는 시험을 만들고, 국가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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