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마이 페이퍼에 제가 2004년 4월 9일 쓴 "영어공부에 대한 단상 (11)"에서 일부를 좀 길더라도 다시 인용하겠습니다. 책이 바뀌었음으로 제가 했던 비난을 거두어 들이기 위해서입니다. 더 상세한 논의는 원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4형식 동사의 수동문>

 2. ‘S + V + I.O + D.O’의 4형식 구문에서, I.O가 주어가 되는 수동구문을 ‘1차 수동문(first passive)’, D.O가 주어가 되는 수동구문을 ‘2차 수동문(second passive)’이라 한다. 대부분의 경우 1차 수동문이 자연스럽고 많이 쓰이나(more acceptable and favored), 예외가 있다. 한편 수동문에서 맨 뒤 행위자(agent)로 'by + 목적격'이 오는 경우는 전체 수동문의 20%에 불과할 정도로 생략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한다.

 

3. 이 글의 제목이 4형식 동사의 수동문인만큼, 3형식으로 바꾼 뒤에 수동태로 쓴 문장은 4형식 동사의 수동태로 간주하지 않고 제외하여야 맞을 것이다. 이렇게 엄격하게 보면 2개의 목적어가 모두 수동문의 주어가 될 수 있는 4형식 동사는 많지 않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1) 4형식에서 두 개의 목적어를 모두 주어로 바꿔 수동문 2개를 만들 수 있는 동사는 그리 많지는 않지만, 이런 경우에는 간접목적어(보통 사람)를 주어로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직접목적어를 주어로 할 수는 있지만 그 경우에도 유보목적어(4형식 문형을 수동문을 할 때 주어로 나가지 않고 남는 목적어) 앞에는 전치사가 오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즉, 3형식으로 고친 후 수동태로 만드는 것이 자연스럽다) (2) 대다수의 수여동사는 3형식으로 바꾼 모양의 수동문을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즉 직접 목적어를 주어로 간접 목적어는 앞에 전치사가 오는 방법이 보통이다. (3) 일부 수여동사는 아예 수동문을 쓰지 않는다든지, 3형식으로 바꾸는 방법이 특이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일부 국내 문법책은 종전 일본식 문법놀음의 영향이 아직도 남아, 이 4형식의 수동태에 과잉 집착하면서도,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않는 것이 큰 문제이며, 이런 것들이 버젓이 학원가에서 중요한 영문법으로 다뤄지고 있는 형편이다.

 

(예) 1-1: They sent me a letter.

    I-2: I was sent a letter.

    1-3: A letter was sent (to) me.

    1-3에서 me앞의 to는 종종 생략되므로, send는 4형식 동사로서, 목적어 둘 중 어느 것을 주어로 해서도 수동문을 쓸 수 있는 동사로 볼 수 있다.

 

    2-1: I ordered her a copy. (내가 그녀에게 한 부 배달되도록 주문했다.)

    2-2: She was ordered a copy (by me). (X 의미상 이상하다. 능동문에서 주문을 받은 것은 그녀가 아니다)

    2-3: A copy was ordered her (by me). (X. her 앞에 전치사가 없으면 틀림)

    2-4: A copy was ordered for her (by me).

    4형식인 2-1 문장은 수동문 2-2, 2-3 둘 다 쓸 수 없고, 오직 2-4만 가능하므로 order라는 동사는 4형식으로서는 수동태로 쓸 수 없다. 즉 I ordered a copy for her이라는 3형식일 경우에만 수동문으로 쓸 수 있는 것이다.

 

    3-1: I made the child a doll.

3-2: A doll was made to/for the child . (여기서 전치사 생략은 안 될 것이다)

3-3: The child was made a doll (by me). (X)

(마치 아이가 인형으로 만들어진 듯이 들린다)

    for의 대표격인 make은 4형식 자체로는 아예 수동문이 될 수 없다.

 

4-1: People envy him his wealth. = People envy him for his wealth.

4-2: He was envied for his wealth.

4-3: People envy his wealth. = His wealth was envied.

envy는 특이하게도 “S + V + I.O + D.O” = “ S + V+ I.O + for + D.O”가 되는 형태이다. 즉 4형식에서 3형식으로 바꿀 때 간접목적어와 직접목적어의 자리 바꿈이 없는 동사이다. 수동태는 3형식일 때만 가능하다.

 

 

  가. 2개의 수동문이 다 가능한 동사

 

- give ( = accord, grant, allow), offer, pay, pass, promise, sell, show, teach, tell 등 ‘준다’의 뜻을 가진 give류가 대부분이나(to 전치사 – 그 중에서도 수동문에서 생략 가능할 경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forgiv같은 동사는 그냥 forgive sb sth으로만 쓰고, forgive sth for/to/of sb 식으로는 쓰지 아니하는 동사이나 2개의 수동문이 모두 가능하고, to를 쓰는 give류 중에서도 write의 경우에는 2차 수동문만, sing은 1차 수동문만 가능하다. 또 4형식 동사 중에서도 수동태가 불가능한 cost같은 동사도 있다.

 

 

 They forgave him his sin.

 He was forgiven his sin.

 His sin was forgiven him.

 

 He gave me a book.

I was given a book.

A book was given (to) me.

 

They offered me a good job.

I was offered a good job.

A good job was offered (to) me.

 

They paid me some money.

I was paid some money.

Some money was paid (to) me.

 

He passed me the salt.

I was passed the salt.

The salt was passed (to) me.

 

I promised him some money.

He was promised some money.

Some money was promised (to) him.

 

They sold him a used car.

- He was sold a used car.

- A used car was sold (to) him.

 

He showed me a picture.

I was shown a picture.

A picture was shown (to) me.

 

They taught me a lesson.

I was taught a lesson.

A lesson was taught (to) me.

 

They told me a fabulous story.

I was told a fabulous story.

A fabulous story was told (to) me.

 

      * 위 모든 문장에서 전치사가 있는 경우가 더 자연스럽다.

 

  나. 2차 수동문만 가능한 경우

     

      I wrote him a letter of introduction.   

      A letter of introduction was written (to) him.

      He was written a letter of introduction. (X)

      (그의 몸에 소개장이 쓰여졌다는 걸로 들릴 수 있다)

        

     

  다. 1차 수동문만 가능한 경우 (answer, buy, refuse, save, sing, spare, etc.)

 

      He didn’t answer me a word.

    I wasn’t answered a word.

    A word wasn’t answered to me. (전치사 없이는 안 쓴다)

 

      They bought us all little presents.

      We were all bought presents.

      Little presents were bought for/to us all. (전치사가 있어야 함)

 

      They refused him admittance.

    He was refused admittance.

    Admittance was refused on him.

 

    That will save me $50.

    I will be saved $50.

    $50 will be saved for/from/on me.

     

      She sang me a beautiful song.

      I was sung a beautiful song.

      A beautiful song was sung for/to me. (전치사가 있어야 함)

      

      I will spare you the trouble.

      You shall be spared the trouble.

      The trouble shall be spared for/from you.

 

 

* '성문종합영어(p.161)’

 

   “4형식의 make, write, sell, send, sing, pass 등의 동사는 직접목적어를 주어로 하는 수동태 하나뿐이다”

  

* sell, send, pass에서 간접목적어를 주어로 하는 1차 수동문의 예는 위에서 제시하였음

 

제가 원래 이 글을 쓸 때는 2003년 1월 출간된 성문종합영어에 근거를 둔 것이었는데, 최근 2007년 1월 개정된 책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위의 인용된 설명이 완전히 삭제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언제부터 삭제되었는지, 저자나 출판사가 이 글을 읽었는지 또는 다른 어떤 경로로 알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틀린 것을 알고 과감히 고쳤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입니다. 저자에게 감사하고 싶습니다. 틀리고도 몰라라하는 사람들이 많은 우리나라 영어교육 풍토에서 드문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성문영어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단골 메뉴였던 유명한 오류들 몇 가지 역시 없어진 것도 알았습니다. 예를 들어, "would는 과거의 불규칙적인 습관, used to는 규칙적인 습관", "This is the same watch that I lost는 동일물, This is the same watch as I lost는 같은 종류의 물건"같은 우스꽝스러운 설명들이 지금은 모두 삭제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문제는 위와 같은 이상한 문법을 가르치고 배운 수많은 영어선생, 강사, 영어책 저자, 출판사 편집부 직원 등등에 의해 이런 사항이 수없이 전파되었고 지금도 전파되고 있으며, 그런 사람들은 개정된 성문종합영어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일단 사람의 머리 속에 어떤 지식이 기억되고 나면 특별한 계기가 없이는 바뀌지 않기 때문에, 틀린 교육의 폐해는 심각합니다. 그래서 "잘못 아느니 차라리 모르는 것이 낫다"고 하는 겁니다. 

아직도 남아 있는 성문영어의 진짜 문제점은 이렇습니다.

1. 영어에는 각종 label(꼬리표, 딱지, 말의 용도, 용법)이 있고 그 중 몇 가지는 영어학습에 필수적으로 구분 소개되어야 마땅합니다. 특히, 문어(written English)와 구어(spoken English), 격식체(formal)와 비격식체(informal), 표준영어(standard)와 비표준영어(non-standard), 지역 방언 중 영국영어(British English: BrE)와 미국영어(American English:AmE)는 반드시 표시가 되어야 하는 사항입니다. 이렇게 된 책으로 영어를 배워야 글이든, 말이든 어색하지가 않게 됩니다. 성문영어는 수많은 그 아류 영어책도 포함해서, 구시대 문법번역식 교수법(grammar-translation method) 시대의 산물인만큼 이 구분이 전혀 없다보니, 내용의 일관성이 없을뿐 아니라, 이를 통해 영어를 배워도 막상 외국인과 의사소통 하기는 겁나는 형편이 된 거죠. 이 구분이 잘 된 영어책으로는 Geoffrey Leech & Jan Svartvik의 "The Communicative Grammar of English (Longman Publishing)"이란 책이 있습니다. 문법 수준으로도 성문보다 높지는 않습니다.

2. 성문영어가 고등학생이 주대상이라는 점에서 너무 어렵고 잘 쓰이지 않는 낡은 왜색문법이 많을뿐 아니라, 모호한 설명, 이상한 설명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원서 영문법 책은 영미권 대학생을 대상으로 했음에도 오히려 이 성문영어보다 쉽다는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요즘 영어교육은 수십 년 전과는 달리 문법과 독해가 아니라 오히려 의사소통 중에서 말하는 것에 주안점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시대착오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성문이 100% 이쪽 말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절반만 가서, 성문을 통해서도 실제 의사소통에 쓰이는, 글쓰는 영어뿐만 아니라, 말하는 영어도 취득할 수 있어야 하며, 이렇게 하려면 쓸데없는 복잡한 문법, 낡은 문법은 많이 버려야만 스페이스가 생길 것입니다. 항상 우리나라에서는 중간을 무시하는 것이 문제이다보니 온탕, 냉탕을 반복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봅니다.

3. 성문영어의 주고객층인 고등학교 수준에서는 어떤 이유로든 성문을 선택하고도 그 문법 부분이나 문제 중에서도 작문같이 시간 걸리고 골치아픈 부분은 생략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출판사나 저자는 알아야 할 것입니다. 최근판의 머리말에 아무리 "토익, 토플을 준비하는 독자들을 위해 관련 내용을 많이 실었다"고 강조해봐도, 이런 문법이나 작문을 막상 필요로 하는 토플, 토익 수험생들은 거의 성문영어를 보지 않습니다. 이것 역시 성문이 풀어야 하는 숙제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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