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년 바른 글씨 - 4주 완성, 초등 글씨 교정 훈련 4주 완성 바른 글씨
기적학습연구소 지음 / 길벗스쿨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프링제본 좀 할 수 있게 해주세요.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라딘고객센터 2025-09-04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고객님.

현재는 성인 수험서, 컴퓨터, 외국어, 대학교재 위주로 스프링 분철 작업을 해드리고 있으며,
물류센터 인력, 시간 등의 문제로 그외 분야 도서는 현재 서비스 어려운 점 양해 말씀드립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전자책]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평점 :
판매중지


  남녀간의 불륜을 다룬 흔해빠진 이야기로 이렇게 깊은 문학적 성취를 얻은 작품이 어디 또 있을까. 당황스러웠다. 이야기의 흐름은 막장 드라마 보다도 더 창의성이 없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 문학상이라 할 수 있는 이상문학상까지 수상한 작가인 전경린인데. 어쩌면 이렇게 상투적이다 못해 일차원적인 방향으로 예측 가능한 전개를 이어가는 건가. 하는 생각으로 고개를 저으며 책장을 넘겼다.

 

하지만, 그럼에도 밤이 지나 새벽의 희붐한 어스름의 순간까지 책장은 끝없이 넘어갔고, 나는 결국 사랑이라는 이름의 인간의 내밀하고 깊은 욕망에, 인간이라는 존재의 깊은 심연에, 그것들의 무상한 환멸 속으로 깊숙이 빠져들게 되었다.

 

교과서적인 만남과 사랑, 결혼, 출산과 해로. 작가는 이러한 모범적인 사랑 말고 야생적인 섬광이 가득한 비합리적인 사랑에 더욱 관심이 갔다고 한다. 제도 바깥으로 무한히 열려있는 금기에 말이다.

 

이 날것의 사랑에 대한 탐구에서 작가는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의 이성을 넘어, 본능과 저 밑의 깊은 것에 마주하게 되었고, 이 여정을 함께하다보면 우리는 주인공 미흔을 통해 해구의 밑바닥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블랙홀과 같이 남은 의지마저 송두리째 삼키는, 인간 저 심연의 본능에 맞닿아있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광기. 이 글 속의 미흔과 규의 문제만이 아니라. 누구나 내면 아주 깊숙한 곳에 간직되어 있는 것이기에. 섬뜩했다. 무섭기도했다.

 

결국 우리 대부분은 무의식이라는 거대한 욕구의 바다 위에 떠있는 의식에, 이성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안정된 삶 속에서. 조금만 궤도를 이탈하면, 내 의식 밑바닥에서 다른 내가 튀어나와 나와 타자를 잠식할지도 모른다. 달리는 열차의 레일포인트가 바뀌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언제나 이 열차의 목적지는 환멸이다. 무상함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짜 팔로 하는 포옹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맺힌다는 게 어떤건지 아십니까? , 여기 술잔을 잡아봅니다.

규호가 헛손질을 하다가 겨우 술잔을 잡았다.

여기에 왜 맺히는지 압니까? 이것은 온도 차이 때문입니다. 나는 차가운데, 바깥은 차갑지 않아서, 나는 아픈데, 바깥은 하나도 아프질 않아서, 그래서 이렇게 맺히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요, 술을 마십니다. (김중혁 단편 가짜 팔로 하는 포옹중에서)

 

 

오늘, 여기 대한민국에는 아파서 맺힌 사람들이, 진짜 찐한 포옹이 필요한 사람들이 한 가득 있다. 작가의 시선은 어느 한 사람도 놓치고 싶지 않은 듯 예리하여 따가우면서도 지나고 나면 그 주변을 따뜻하게 감싼다.

 

포르노 배우도 외롭고, 포르노 기획자도 외롭고, 그녀의 벗은 모습을 바라보고 엄지 척을 눌러주는 남자들도 외롭다.(‘상황과 비율’)

 

한물 갔지만, 반물은 켤 수 있는 아이돌 가수도, 그녀를 뒤따르는 고등학생들도(단편 '픽포켓'), 알콜중독자도 모두('가짜 팔로 하는 포옹').... 진짜 포옹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들의 시선을 아무리 따라다녀도 그 곳에는 희망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를 외롭게 하고, 희망 없는 상황 속에 내던져 버린 것은 누구인가?

 

보트가 가는 곳에는 어느 날 정체모를 비행접시들이 땅에 구멍을 뚫고 사람들은 그 구멍 속에 빨려 들어가버린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구멍을 피해 줄지어 한 방향으로 걸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는데. 아무도 모른다. 이것들이 무엇인지, 이것들이 요구하는 대로 걷는다고 그 길의 끝에는 안식처가 있을지 없을지도... 구멍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뒷사람의 발뒷꿈치를 보며 한 발자국 두 발자국 발길을 내딛을 밖에.

 

현재 대한민국 상황에 대한 함의가 아닐는지.. 제 역할을 못하는 언론, 국민들을 사지로 모는 듯한 정부... 어쩔 수 없이 하루 하루 힘들게 사람들 가는대로 같은 길을 걸어야만하는 국민들은, 이 길 끝에 행복이, 안식이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하지만, 작가가 절망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가까워지는 건지, 멀어지는 건지 애매한 느낌이지만, 끈질기게 내 손안에 착 감기듯 들어와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꿈꾸는 따뜻함, 행복이라 부르고 싶은 그런 것들이...(요요)

    

 

 

김중혁 단편집 <가짜 팔로 하는 포옹>

상황과 비율/픽포켓/가짜 팔로 하는 포옹/ 뱀들이 있어/ 종이 위의 욕조/ 보트가 가는 곳/ 힘과 가속도의 법칙/요요수록.

    

맺힌다는 게 어떤건지 아십니까? 자, 여기 술잔을 잡아봅니다.

규호가 헛손질을 하다가 겨우 술잔을 잡았다.

여기에 왜 맺히는지 압니까? 이것은 온다 차이 때문입니다. 나는 차가운데, 바깥은 차갑지 않아서, 나는 아픈데, 바깥은 하나도 아프질 않아서, 그래서 이렇게 맺히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요, 술을 마십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