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 - 고립되고 은둔한 이들과 나눈 10년의 대화
김혜원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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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출판 서평단을 신청하여 읽게된 책이다.

이 책은 '은둔형 청년'을 오랜 기간 만나온 상담가가 쓴 글이다. 작년에 가까이에서 등교를 거부하는 은둔형 아이를 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은둔형 청년'이라는 이 키워드에 마음이 끌렸다.


저자가 책을 통해 힘주어 말하고 있는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여기서 '나를 믿는다'라는 것은, 내가 가진 무한한 능력을 믿는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내가 가진 다양한 면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것을 긍정하는 것이다.


내가 참 다양한 면을 지닌 존재이고 그 면들 중에는 추한 부분도 많지만 아름답고 귀한 면도 있다는 점을 아는 것을 의미한다. (p.73)

은둔형 청년들에게서는 공통적으로 '자신에 대한 믿음'이 결여되어 있었다. 나를 찬찬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지 못했기에, 내가 가진 다양한 면을 인식하지 못하고

나의 부정적인 면모만 왜곡시켜 인식하여 나를 자꾸만 구석으로 밀어넣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은둔형 청년에게만 국한되어 나타날까?

무제한으로 쏟아져 나오는 숏폼 콘텐츠에 질식하듯 살아가는 우리들, 나를 돌아보는 성찰의 과정 없이 내던져지는 우리들, 이러한 우리들의 모습이 지속된다면 우리들도 언젠가 스스로를 고립시킬 가능성이 농후할 것이다.


올해 아이들에게도 첫날 이야기하였다. '같이 가자'고. 혼자 앞만 보고 가지말고 함께 가자고. 천천히 여기저기 둘러보고 가는 그 걸음이 누군가에게는 답답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학교'는 빠른 사람, 느린 사람 모두에게 발 맞춰 걸을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등교를 거부하며 은둔으로 들어선 그 아이는 잘 지내고 있을까. 부모는, 학교는, 사회는 그 아이를 다시 나오게 할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며 참 여러 생각이 많이 들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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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 초능력 1 - 논어를 잡다 읽으면 초능력 1
이병안 지음, 로따뚜이 그림 / 애니온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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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게 된 책이다.

학급에서 '인문고전 50선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는데,

마침 이 책이 '논어'에 대해 다루고 있다고 하니 얼른 신청해서 읽었다.

표지부터 '나 만화야!'라고 강렬한 인상을 내뿜는 이 책은, 정말 '만화'다.


주요 등장인물은 수호, 자로, 제이 그리고 악당으로 나오는 '일루미나티'이다.

'자로'는 논어 편에서 첫 등장하여 끝나는게 아닌가 싶은데,

등장인물에 나온 거 보니 앞으로의 시리즈에서도 같이 등장하는 것 같다.

아직은 베일에 싸여 있는 제이도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논어 책 속을 읽기 시작하며 그 속으로 빠져드는 수호,

글보다 그림이 강렬할 때가 있는데, 이 장면이 바로 그렇다.

논어의 세계, 논어에 기록된 그 시대의 세계로 들어가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공자의 애제자가 되기 전, 공자와 대척점에 섰던 자로의 생각과

그런 자로를 설득하는 공자의 생각과 말이 이해하기 쉽게 표현되어 있다.


<읽으면 초능력>의 주요 세계관은,

동서양의 고전과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로부터 그들의 능력을 '캐치업'해 초능력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논어를 필두로 앞으로 다양한 고전들이 나올 예정일텐데,

수호가 또다시 어떤 세계로 들어갈지 궁금하다.

그리고 자로가 다음 세계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 제이의 정체도 지켜볼만한 부분이다.


또한 책 뒷편에는 책 속에 나온 고전과 인물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글이 있어서

만화를 다 읽고나서 만화 속에 나왔던 내용을 글로서 정리하여 읽을 수 있다.

만화를 읽었더니 이 글의 내용이 머릿속에 쏙쏙 쉽게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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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티 오! - 바다 생물의 집이 된 항공 모함 환경 그림책 고래와 펭귄 1
제시카 스티머 지음, 고디 라이트 그림, 박규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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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쿨 서평단을 신청하여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깊은 바닷속 모습이 그려진 표지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물고기 떼와 다이버, 그리고 항공 모함인(이었던) '마이티 오'가 그려져 있다.

뒷 표지까지 한번에 펼쳐서 보면 푸른 바다의 광활함이 더 잘 느껴진다.


산호초는 물고기들이 먹이를 구하기도 하고, 포식자로부터 몸을 숨기고, 쉬기도 하는 곳이 되어준다.

그러나 인간들이 빚어낸 기후 위기는 바닷속 생물들로부터 산호초를 앗아갔다.

바닷속 생명들이 산호초를 대신해 집으로 삼을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마이티 오'였다.

바닷속에 내리는 햇살이 마치 '마이티 오'가 바다에 새로운 빛이 되어줄 것이라는 걸 의미하는 듯 했다.


항공 모함을 그대로 가라 앉히는 것이 아니라

바다를 오염시킬 수 있는 물질들을 모두 벗겨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래서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이 머리를 모아 '마이티 오'의 변신을 도왔다.


인공 어초가 된 '마이티 오'에 바닷속 생명들이 다가오기 시작한다.

'마이티 오'가 바닷속 생명들에게 숨을 불어넣고,

바닷속 생명들도 '마이티 오'에게 새로운 숨을 불어넣는다.


점점 많은 물고기가 모이며 색도 다채로워지고 더욱 활기를 띠는 바다, 그리고 '마이티 오'.

페이지를 넘기며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며 경이로운 느낌을 경험할 수 있었다.


실화를 기반으로 했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읽을 때도 그림책과 더불어 실제 사진들을 함께 살펴본다면

'마이티 오'가 인간과 바다에 주는 의미를 더욱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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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수세미와 안수타이 샘터어린이문고 82
강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샘터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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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은 책이다. 책 제목이 생소하지만 표지를 보면 제목의 의미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표지 속 아이의 독특한 머리 모양과 당당해 보이는 표정이 눈길을 끈다. 그러나 표지와 달리 윤서에겐 철 수세미 같은 머리 모양이 꽤나 스트레스이다. 이불을 뒤집어 쓴 채 평범한 머리 모양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검색해보는 윤서의 모습이 어쩐지 짠했다.


남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누구에게나 윤서처럼 이런 시간은 한 번쯤 찾아오는 것 같다. 평범하다는 것, 남들 눈에 썩 괜찮아 보이는 것, 이런 것에 기준이 자로 잰 듯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바라보는 나'와 '남이 바라보는 나'의 간극을 좁히기 쉽지 않다.


"머리가 얼마나 무거운 줄 알아?

머리 위에 무거운 코끼리 한 마리가 올라가 있는 것 같다고!"

<철 수세미와 안수타이>, p.75


윤서가 머리 모양을 가리도록 모자를 쓰게 된 건 주변의 따가운 시선으로부터 윤서를 보호해주고 싶었던 엄마의 선택이었지만 윤서는 모자가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엄마의 그 선택이 오히려 윤서에겐 무거운 짐이 되고 말았다.

이제, 모니터 안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모윤서', 오직 그대로의 '나'였다.

<철 수세미와 안수타이>, p.93

결국 열쇠는 윤서가 쥐고 있었다.

윤서의 외적인 모습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윤서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하자 마법같은 순간이 윤서에게 찾아온다.


<철 수세미와 안수타이> 속 윤서의 성장을 읽는 것은 곧,

어린 시절 나를 위로하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지금 보면 너무나 사소한 콤플렉스가 어린 시절 나를 옭아맸었는데,

그 시절의 모습 마저 알고보면 참 반짝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로부터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는 아이가 있다면

이 책을 통해 공감을 얻고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다르게 반짝인다는 걸 책을 통해 깨달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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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이 파업했대요! 알맹이 그림책 76
마리 콜로 지음, 프랑수아즈 로지에 그림, 안의진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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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쿨 서평단을 신청하여 증정받고 읽게된 책이다.

화난 표정을 지은 동물들이 한 남자와 그의 반려견을 둘러 에워싸고 있다.

'동물들이 파업했대요!'라는 제목과 표지 그림에서

어느 정도 내용을 유추할 수 있었다.



동물들이 파업했다는 소식이 속보로 보도된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주인 마르셀에게는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동물들의 메시지는 직접적이다.

그만큼 그동안 억눌리고 참아왔던 순간들이 길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 사회도 어떤 노골적이면서 직접적인 목소리가 터져나올 때는,

더이상 '돌려 말하기'가, '요청'이, '간청'이 허공을 휘젓고 있음을 느낄 때이기 마련이다.


그리고 동물과 인간의 싸움을 지켜보는 늑대 무리가 있다.

양 집단의 갈등과 다툼에선 늘 싸움 그 자체를 통해 이득을 취하려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결국 '연대'하는 동물과 인간들.

인간들에게 선포한 동물들의 파업이 결국 인간들에 대한 혐오가 아니라

진실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것이었음이 드러난다.



이 그림책이 인상적이었던 지점 중 하나는,

동물들의 파업에서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새로운 파업 소식이 들려오는데, 그들 역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파업일 것이다.

이 그림책을 읽고 나서 '공생'에 대해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공생'을 말하는 주체가 누구이냐에 따라

함께 살자는 메시지가 누군가에게는 연대이며 누군가에게는 폭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책을 읽기 전 표지만 보았을 땐 동물복지, 동물권과 같은 키워드가 떠올랐다면, 그림책을 읽고 나선 '동물과 인간'의 양립적인 관계의 범위를 벗어나

좀 더 큰 지구공동체의 범위에서 '생명'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그림책의 인상적이었던 지점이 한 군데 더 있었는데,

바로 그림 곳곳에서 인간과 동물들의 투쟁을 방관하듯 지켜보며 콩고물을 주워먹던 고양이와, 앞면지와 뒷면지이다. (이 고양이는 뒷면지의 고양이와 동일하다.)


고양이가 말하는 '공생'은 쥐들에겐 폭력일테니

쥐들은 고양이에게 적극 대항하며 나선다.

심드렁한 고양이의 표정을 보아하니 쥐들이 원하는 쪽으로 성사될 것 같지는 않으나 이것 역시 지켜볼 일이다. 동물들도 파업하기로 했을 때 자신의 미래를 예견하진 않았을테니.

예상치 못한 전개의 지점들이 있던 그림책이어서

아이들과 읽어볼 때에는 전개 방향을 예측해보며 읽어도 재밌을 것 같고,

면지에 담긴 작가의 의도를 해석해보는 것도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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