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이 파업했대요! 알맹이 그림책 76
마리 콜로 지음, 프랑수아즈 로지에 그림, 안의진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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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쿨 서평단을 신청하여 증정받고 읽게된 책이다.

화난 표정을 지은 동물들이 한 남자와 그의 반려견을 둘러 에워싸고 있다.

'동물들이 파업했대요!'라는 제목과 표지 그림에서

어느 정도 내용을 유추할 수 있었다.



동물들이 파업했다는 소식이 속보로 보도된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주인 마르셀에게는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동물들의 메시지는 직접적이다.

그만큼 그동안 억눌리고 참아왔던 순간들이 길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 사회도 어떤 노골적이면서 직접적인 목소리가 터져나올 때는,

더이상 '돌려 말하기'가, '요청'이, '간청'이 허공을 휘젓고 있음을 느낄 때이기 마련이다.


그리고 동물과 인간의 싸움을 지켜보는 늑대 무리가 있다.

양 집단의 갈등과 다툼에선 늘 싸움 그 자체를 통해 이득을 취하려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결국 '연대'하는 동물과 인간들.

인간들에게 선포한 동물들의 파업이 결국 인간들에 대한 혐오가 아니라

진실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것이었음이 드러난다.



이 그림책이 인상적이었던 지점 중 하나는,

동물들의 파업에서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새로운 파업 소식이 들려오는데, 그들 역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파업일 것이다.

이 그림책을 읽고 나서 '공생'에 대해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공생'을 말하는 주체가 누구이냐에 따라

함께 살자는 메시지가 누군가에게는 연대이며 누군가에게는 폭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책을 읽기 전 표지만 보았을 땐 동물복지, 동물권과 같은 키워드가 떠올랐다면, 그림책을 읽고 나선 '동물과 인간'의 양립적인 관계의 범위를 벗어나

좀 더 큰 지구공동체의 범위에서 '생명'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그림책의 인상적이었던 지점이 한 군데 더 있었는데,

바로 그림 곳곳에서 인간과 동물들의 투쟁을 방관하듯 지켜보며 콩고물을 주워먹던 고양이와, 앞면지와 뒷면지이다. (이 고양이는 뒷면지의 고양이와 동일하다.)


고양이가 말하는 '공생'은 쥐들에겐 폭력일테니

쥐들은 고양이에게 적극 대항하며 나선다.

심드렁한 고양이의 표정을 보아하니 쥐들이 원하는 쪽으로 성사될 것 같지는 않으나 이것 역시 지켜볼 일이다. 동물들도 파업하기로 했을 때 자신의 미래를 예견하진 않았을테니.

예상치 못한 전개의 지점들이 있던 그림책이어서

아이들과 읽어볼 때에는 전개 방향을 예측해보며 읽어도 재밌을 것 같고,

면지에 담긴 작가의 의도를 해석해보는 것도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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