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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수세미와 안수타이 ㅣ 샘터어린이문고 82
강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샘터사 / 2025년 2월
평점 :
샘터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은 책이다. 책 제목이 생소하지만 표지를 보면 제목의 의미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표지 속 아이의 독특한 머리 모양과 당당해 보이는 표정이 눈길을 끈다. 그러나 표지와 달리 윤서에겐 철 수세미 같은 머리 모양이 꽤나 스트레스이다. 이불을 뒤집어 쓴 채 평범한 머리 모양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검색해보는 윤서의 모습이 어쩐지 짠했다.
남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누구에게나 윤서처럼 이런 시간은 한 번쯤 찾아오는 것 같다. 평범하다는 것, 남들 눈에 썩 괜찮아 보이는 것, 이런 것에 기준이 자로 잰 듯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바라보는 나'와 '남이 바라보는 나'의 간극을 좁히기 쉽지 않다.
"머리가 얼마나 무거운 줄 알아?
머리 위에 무거운 코끼리 한 마리가 올라가 있는 것 같다고!"
<철 수세미와 안수타이>, p.75
윤서가 머리 모양을 가리도록 모자를 쓰게 된 건 주변의 따가운 시선으로부터 윤서를 보호해주고 싶었던 엄마의 선택이었지만 윤서는 모자가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엄마의 그 선택이 오히려 윤서에겐 무거운 짐이 되고 말았다.
이제, 모니터 안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모윤서', 오직 그대로의 '나'였다.
결국 열쇠는 윤서가 쥐고 있었다.
윤서의 외적인 모습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윤서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하자 마법같은 순간이 윤서에게 찾아온다.
<철 수세미와 안수타이> 속 윤서의 성장을 읽는 것은 곧,
어린 시절 나를 위로하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지금 보면 너무나 사소한 콤플렉스가 어린 시절 나를 옭아맸었는데,
그 시절의 모습 마저 알고보면 참 반짝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로부터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는 아이가 있다면
이 책을 통해 공감을 얻고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다르게 반짝인다는 걸 책을 통해 깨달을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