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눗방울 퐁
이유리 지음 / 민음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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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정말 예쁘다.

원래 도서관에서 빌릴 생각이 없었는데, 이 표지를 본 순간 빌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게 스르르 집어온 책을 스르르 읽으며, 읽는 그 순간들 역시 참 행복했다.


이 책에서 이유리 작가는

사랑과 이별, 그리고 이별 후에 뒤따라오는 감정을 털어내는 그 일련의 과정들을 지독하게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그와 동시에 각각의 이야기 속에 작가가 세워둔 설정들이 기발하고도 독특해서 몽환적이기도 하다.


'판타지 소설'이라고 말하기엔 현실감이 손에 잡히고,

일상 속 감정을 포착했다고 말하기엔 독특한 이야기의 설정은 쉽사리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 엇갈림은 이 책의 특별한 개성이 된다.


"내가 평생 들여다볼 수 없는 저 뒤편 어딘가에 영원히 남은 나의 일부들.

잊고 싶고 버리고 싶지만 아무래도 그럴 수가 없는 조각들,

부드러운 내면에 깊은 흔적을 새기며

끝내 나름의 무늬를 만들어 내는 까끌까끌한 알갱이들."(174쪽)


누구나 한번쯤 느낄만한 감정들을 문장에 이리도 잘 담아내다니.

그런데 이 문장들은, 작가가 가상으로 설정한 '기억-담금주' 속에 인물이 들어가 있는 그 순간 흘러나온다.

이렇듯 현실과 상상을 크게 구분 짓지 않고 유영하는 글들이 참 맘에 들었다.


다 읽고 보니 표지마저

이 단편집의 몽환적인 개성을 잘 담아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책의 여운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비눗방울퐁 #이유리 #민음사 #소설 #단편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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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붙게 해 주세요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5
이로아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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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때때로 학교는 참으로 역설적인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개개인의 개성과 자유를 존중한다지만 그 존중의 범위는 학교의 규율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설은 아이들의 마음과 충돌을 빚으며 아이들 마음 속에서 파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윤나', '현서', '재이'가 다니는 기순고는 아이들에게 '자유분방한 학교'로 유명했다.

'윤나'는 공부에 흥미가 없어 자유분방한 기순고를 선택하였고,

성소수자인 '현서'와 '재이'는 성소수자들이 많이 있다는 소문이 있는 기순고를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이 학교에 새 교장이 부임하면서 학교는 아이들에게 일률적인 모습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정해진 일과 시간을 준수하며 학습에 매진하는 모습 말이다.

강제로 야자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 과목 1등급'에게는 자유를 허락해주겠다는 말에

'윤나'는 귀신을 부르는 강령술을 외게 된다.

강령술을 통해 윤나에게 오게 된 과거 기순고 전교 1등 '순지',

'순지'가 기순고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 이야기는 '현서', '재이'의 이야기와 얽히며 전개된다.

20년 전 기순고에서 죽은 '순지'와 지금 기순고를 다니는 '윤나', '현서', '재이'가 처한 상황이 비슷하여

학교는 참으로 변하지 않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과거에 비해 새로운 기술들이 많이 도입되어 외관상으로는 멋들어지게 변했다지만,

학생을 바라보는 시선의 방향은 여전이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변하지 않는 그 지점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볼 수 있었다.

학교라는 시스템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아이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하며 읽을만한 청소년 소설이었다.

나 역시 이 책을 읽는 동안은 '현재의 나'를 잠시 내려놓고 과거의 내가 되어 읽었기에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었다.

#귀신붙게해주세요 #이로아 #미래인 #청소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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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삼국지 - 최태성의 삼국지 고전 특강
최태성 지음, 이성원 감수 / 프런트페이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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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 TV에서 방영되던 만화 삼국지를 봤던 경험만이 삼국지에 대한 나의 배경지식이었다.

삼국지 내용을 아는 것이 기본 상식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도 있으나

왜이리 손이 가지 않던지, '그냥 몰상식인으로 살겠다!'라는 삐딱한 마음만 있었다.

이런 나에게 '큰별쌤(최태성)'은 너무 매혹적인 스토리텔러였고,

기어코 큰별쌤이 나에게 삼국지의 맛을 보여주었다.


이 책의 포인트는 네 가지이다.

첫 번째는 큰별쌤이 '도적이 왔다'라고 줄여서 표현한 대로 관'도'대전, '적'벽대전, '이'릉대전의 흐름,

두 번째는 '조조', '유비', '손권' 세 명의 인물 사이에서의 힘의 향방,

세 번째는 '계륵'과 같이 삼국지에서 사용 되어 우리 사회에서 널리 쓰이는 표현들의 포착,

마지막 네 번째는 삼국지를 통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지혜'이다.

이 네 가지를 큰별쌤이 잘 버무려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그러나 나와 같은 완전한 삼국지 초보에게는 조금 버거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삼국지에서 흐름상의 핵심을 추려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물밀듯 밀려오는 인물들이 정리가 잘 되지 않아 힘들기도 했다.

(아마 내가 한번에 읽지 않고, 끊어서 읽었기에 더 그랬던 것 같긴하다.)

만약 삼국지에 대한 기본 배경 지식이 있다면, 좀 더 재미있게 읽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고나면 삼국지에 대한 '갈증'이 생긴다.

소설이든 만화든 차근차근 쭉 보며 삼국지를 곱씹고 싶다.


#최소한의삼국지 #최태성 #프런트페이지 #삼국지요약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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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 객주 호원각 - 제13회 스토리킹 수상작 비룡소 스토리킹 시리즈
신은경 지음, 신소현 그림 / 비룡소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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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재미' 면에서 믿고 보는 것이 바로 비룡소 '스토리킹 수상작'이다.

심사위원단으로 100명의 어린이들이 심사하여 최종 선정하기에

어린이들이 재밌다고 입을 모아 말하는 작품이 바로 바로 스토리킹 수상작이기 때문이다.


<요괴 객주 호원각>은 판타지 동화이면서 좀 더 한국적인 느낌이 묻어나는 동화이다.

출판사에서 'K-판타지'라는 별칭을 붙였는데, 그 별칭에 걸맞는 동화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 익숙한 옛이야기 소재들이 동화 속에서 잘 버무러져 있기 때문이다.


'호리'는 반은 인간이고 반은 요괴인 '반지기'이다.

호랑이에게 물릴 위기에 처한 '차돌이'를 구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봉인되었던 힘이 풀리며 호랑이로 변하는 변신술을 통해 '차돌이'를 구한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요괴의 힘을 가졌다는 이유로 마을에서 쫓겨나 요괴 객주 '호원각'에 들어가게 된다.


'호리'를 '호원각'으로 이끈 '조신선'을 비롯하여

호원각의 주인인 '호 행수', 요괴들의 물건을 보관해둔 귀물각의 '깡철 아재' 등

다양한 캐릭터들의 설정이 개성있고 매력적이었다.

인물들이 많아서 산만하다는 인상도 있었지만,

작가의 '호원각' 세계관이 그만큼 넓고 탄탄하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팔찌를 차는 것에 점점 거부감이 커지고 있었다.

끝방 손님이 치르는 팔찌값에 대한 미안한 마음 때문만은 아니었다.

왜 능력을 봉인해야 하는 거지?"(98쪽)


이 책을 읽다보면 '올바른 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호리'는 자신이 요괴에 속한다는 운명과 더불어

요괴인 자신에게 봉인되어 있던 '힘'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고민한다.

봉인이 풀린 힘에 대한 자신의 선택이 만들어내는 결과를 마주하며 '호리'는 그렇게 성장한다.


후속권을 충분히 기대해봄직하다.

'호원각'에 이미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가득하고,

그 캐릭터들로부터 뻗어나갈 수 있는 이야기 실마리들이 조금씩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형 판타지'의 느낌을 잃지 않고 이 이야기가 시리즈로 좀 더 이어져갔으면 한다.


#요괴객주호원각 #신은경 #신소현 #비룡소 #스토리킹수상작 #한국형판타지 #K판타지 #동화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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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빛 Dear 그림책
문지나 지음 / 사계절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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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날이 풀린 거 같아서 봄이 오나 했더니

오늘은 겨울이 눈보라를 치며 으름장을 놨더랬다.

겨울에 읽어야지 하면서 아껴뒀다가 겨울 다 지나 읽겠네 했는데

겨울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오늘, 다행히 겨울의 끝자락에서 이 책을 읽게 돼 참 좋았다.


그림에 하얀 입김이 풀풀 나오고, 길 마다 눈이 소복이 쌓여있는데 어쩐지 따뜻하다.

장면마다 보여지는 '빛' 이 마치 추운 겨울 몸을 녹여주는 '모닥불'처럼 느껴진다.

그 따뜻함이 감도는 겨울이라, 이 책을 읽다보면 겨울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눈이 소복히 쌓여있는 눈길 위로 오고가는 사람들의 발자국이 찍힌다.

걸어가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님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그 순간,

그 발자국이 내가 내는 발자국의 방향과 같지 않을지언정 외로움은 옅어진다.

<겨울빛>이 포착하는 다양한 겨울 장면들이 이토록 따뜻하다.


문지나 작가의 <여름빛>도 여름을 준비할 때 쯤 잊지말고 사두어야지.

겨울이 다 지나가기 전에 <겨울빛>을 만날 수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었다.


#겨울빛 #문지나 #사계절 #그림책 #계절그림책 #그림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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