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 클럽 반올림 65
김혜진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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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아이들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초판 버전을 오래 전 읽었고, 현재도 소장하고 있어 학급 문고에도 비치했었다.

그러나 오래된 느낌이 있어서인지 아이들 손을 타지 못해 아쉬워하던 찰나에

이번에 나온 개정판이 그토록 반가울 수 없었다.


'청소년 소설'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부르는 '소설'과 무엇이 다른지 질문한다면

그에 대한 답으로 보여주고 싶은 책 중 하나이다.

청소년 소설의 지향점이기도 한 '성장'의 다양한 모습이 아이들의 일상과 결부되어 잘 그려져 있으면서,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 그 시기를 지나온 어른들 역시 공감하게 되는 감정들이 잘 담겨 있기 때문이다.


'윤오'는 도서관에서 '나원'을 만나고, 나원이와 함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카페를 들어가게 된다.

신비로운 느낌의 카페에는 주인장 '오데뜨'와 알바생 '제영군'이 있다.

그 카페에서 윤오와 나원이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는 '프루스트 클럽'을 결성하고,

윤오와 같은 반인 '효은'이도 '프루스트 클럽'을 함께 하게 된다.


"집에서의 나, 학교에서의 나, 카페에서의 나는 마치 같은 사람이 아닌 것처럼 다르다.

삶은 원래 이렇게 나뉘어 서로 모순되는 것일까.

모든게 모아져 하나가 되는 기분 같은 건 느낄 수 없고."(93쪽)


내가 갖고 있는 서로 다른 모습들을 수용해가는 과정이 '성장'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주체에서 펼쳐지는 서로 다른 삶의 양상을, 그 사이에서 진득하게 느껴지는 모순을

자기 나름대로 해소하며 우리는 한 걸음씩 커간다.

모순을 해소하는 것이 '합일'은 아니기에, 인간은 어쩌면 죽는 순간까지 성장하는 존재 아닐까.


"갈라진 틈새가 완벽히 이어지지 않더라도 그것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

흉터가 아름다울 수도 있듯이."(223쪽)


우리의 고민의 원천은 어찌 보면 '함께함'에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와 어깨를 맞대고 살아가기에, 그 '관계'가 나에게 다양한 모습을 요구하기에,

진정한 '나'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탐색한다.

완벽하게 맞춰진 것처럼 보이는 퍼즐도 그 틈새가 있다.

책에서 작가가 말하는 '그 틈새가 주는 위안'이 나에게도 역시 위로가 되었다.

20년이 지난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괜시리 상상해보게 된다.


#프루스트클럽 #김혜진 #바람의아이들 #청소년소설 #청소년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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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망할 열네 살 사계절 1318 문고 151
김혜정 지음 / 사계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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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얼마 전 열세 살 아이들을 열네 살의 세계로 떠나보낸 터라 이 책이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두려움 반 설렘 반의 마음으로 한번도 경험해본적 없는 세계로 들어간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읽으니

<이 망할 열네 살> 속 열네 살 아이들이 우리반 아이들처럼 느껴져 더욱 몰입하며 읽었다.


'하민'이는 초등학교 때 학급 회장도 내리 맡을 정도로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학교 생활을 남 부러울 것 없이 재밌게 보냈던 아이이다.

그런데 졸업과 동시에 새로운 동네로 이사오게 되며 '신호수중학교'로 전학오게 된다.

'신호수중'은 하민이가 다녔던 초등학교에 비해 크기도 크고,

'신호수초'에서 그대로 올라오는 아이들이 많아 아이들끼리 같은 초등학교 출신인 경우가 많았다.

소위 '인싸'였던 하민이가 열네 살이라는 새로운 문턱 앞에서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를 맞닥뜨린다.


사실 이 책은 특별한 사건이나 중심 갈등이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진 않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계속 읽게 된다. 재밌다. 이야기의 힘일까?

김혜정 작가의 전작 <열세 살의 걷기 클럽>을 읽었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열세 살의 걷기 클럽>의 세계관과 연결되는 지점도 있다.)


"나를 좋아하는 건 당장은 쉽지 않지만 최소한 미워하고 싶지만은 않다.

나만큼은 나를 지킬 거다."(118쪽)


열네 살의 이세계(異世界)에서, 겉으로는 평온해보이지만

수면 아래에서 요동치는 '하민'이의 발버둥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하민'이에 이입되어 '하민'이를 열렬히 응원하게 된다.

하민이가 '열세 살의 하민'이가 아닌 '열네 살의 하민'이를 지켜내는 모습은 뭉클하기까지 했다.


한 달 뒤면 길거리 곳곳에 어정쩡하게 큰 교복을 입은 열네 살 아이들이 보일 것이다.

그 아이들이 모두 새로운 세계에서 자신을 단단히 지켜나가길 바라본다.


#이망할열네살 #김혜정 #사계절 #청소년소설 #열세살의걷기클럽 #청소년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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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 시티 소설Q
손보미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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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 시티>에서 '세이프 시티'는 '지도 앱'으로 안전도에 따라 도시를 5등급으로 나누어 표시한다.

그런데 어쩐지 '세이프 시티'라는 이 단어가 꽤 역설적으로 느껴진다.

안전한 구역이 있다는 것은 곧 안전하지 않은 구역이 있다는 이야기도 되니,

그렇다면 정말 안전한 구역이 '안전하다'고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니 말이다.

이러한 역설에서 느껴지는 '불안'은 이 책의 분위기 전반에서 '그녀'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된다.


"기억이라는 건 그 사람 자체야. 그게 어떤 기억이든 그 사람 자체라고."(41쪽)


이 책에 또다른 핵심 설정은 '기억 교정술'이다.

트라우마가 있는 이들에겐 그들의 트라우마가 된 기억을 지워줄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일지 몰라도

한 인간의 기억을 교정하는 것이 마땅한가에 대해서는 분명 논쟁적인 소지가 있다.

그러나, '기억 교정술'을 논쟁의 화두에 올려 놓지 않기 위해,

'기억 교정술'을 통해 권력을 갖고, 그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기억 교정술'의 명암에서 어둠을 가려버리는 시도가 등장한다.


"진실은 선점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물건과도 같은 거예요.

게다가 아주 연약한 물건이죠. 다루기가 아주 까다롭다구요.

거기에 그냥 둬서도, 다른 누군가가 뺏어가게 놔둬도 안 되는 거예요."(139-140쪽)


선점된 진실 앞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 가냘프다.

그래서 사회의 진실을 향한 '그녀'의 뚝심이 다소 무모하게 느껴지는 점은 아쉽긴 했다.

그럼에도 어쩐지 <세이프 시티> 속 사회의 모습이 우리 사회와 닮아 있어,

책을 읽으며 우리 사회에서 '진실'로 여겨지는 것들을 누가 선점한 진실인지 곱씹어보며 읽게 만드는 책이었다.


#세이프시티 #손보미 #창비 #소설Q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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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가해자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손현주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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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나서 이 책의 제목을 되짚어보며 '친밀하다'라는 단어의 뜻을 생각해본다.

친하고 가까운 사람을 우리는 '친밀하다'라고 이야기한다.

청소년들에게 '친밀한' 사람이라면, 친하게 지내는 '친구', 그리고 곁의 '가족'일 것이다.

이러한 바운더리 안에서 이 책의 제목을 다시 되짚어보니 작가의 의도를 조금은 더 알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이 책을 통해 그려낸 작가의 메시지에 크게 공감하진 못하였다.


중학생 '준형'이가 CCTV가 없는 비상계단에서 아랫집 할머니와 말다툼을 벌이다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사건의 가해자가 누구인지 명백하지 않은 상황에서 '준형'이는 자신이 사건의 가해자가 될까 전전긍긍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준형의 '부모' 그리고 준형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현서',

그들 모두 동일한 사건 안에서 누군가를 향해 발톱을 세운다.


한 사건 안에서 '준형'이를 비롯해 준형이와 친말한 관계를 유지하는 친구와 가족들은 가해자의 얼굴을 한다.

부모는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친구는 정의를 위해, 준형이는 자신을 위해 상대에게 칼끝을 겨눈다.

이 캐릭터들의 행동이 이해는 되었지만 마음이 참 불편했다.

가해자들의 면면이 부각되다보니 반대급부로 피해자에 대한 심정적 공감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소설이 '청소년 소설'이었기에 어쩌면 '성장 지향'이라는 테두리에 갇혀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캐릭터 및 이야기 흐름에 대한 공감 여부를 떠나 책 자체는 몰입감이 좋았고,

책을 둘러싸고 논쟁적인 이야기가 오고갈 수 있는 이야깃거리도 충분해 보인다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일 듯 하다.


#친밀한가해자 #손현주 #우리학교 #청소년소설 #청소년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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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커 (반양장) - 제3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29
배미주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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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도 더 된 작품인데 이토록 현재성이 있는 SF라니 놀랍다.

게다가 작품 속 핵심적인 설정이기도 한 '싱커 게임'이 이미 현실에서 완벽히 구현된 기술이 아니라

지금의 기술로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것이어서 더욱 실감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지표면이 꽁꽁 얼어붙자 사람들은 지하에 만들어놓은 세계인 '시안'에서 살아간다.

'시안'은 지하 층으로 계층 또한 구분할 수 있는 사회이다.

성적을 끌어올려 하위 계층에 속하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던 '미마'는

스마트약을 구하기 위해 '시안'에 속하지 못하는 난민들이 살고 있는 암시장에 뛰어들고,

이 암시장에서 '싱커' 게임을 알게 되면서 '싱커 게임'의 테스터가 된다.


"'싱커'를 하게 된 후로 미마는 모든 생물이 서로에게 낯선 외계란 걸 깨달았다.

지식은 '이해'가 아니란 걸."(60쪽)


'미마'는 '신 아마존'에 살고 있는 다양한 동물에 싱크하며 그 동물의 감각을 고스란히 경험한다.

도마뱀이 세상을 어떻게 '보고', 어떠한 냄새를 '맡는지', 온갖 감각들을 느끼며 도마뱀 그 자체가 되어본다.

그리고 이 '싱커 게임'은 '미마'를 시작으로 시안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뻗어 나간다.


견고해보였던 '시안'이라는 세계가 철저히 가려두었던 '신 아마존'이라는 세계를 경험한 아이들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부조리함에 눈을 뜨게 된다.

아이들이 혁명에 동참할 수 있었던 건 치기 어린 용기가 아니라,

진정한 '이해'를 통해 만들어진 아이들 사이의 '연대' 덕분이었다.


서로의 손을 맞잡은 아이들은 자신들의 시야를 가로막았던 장막을 걷어내고 새파란 하늘을 마주한다.

그 하늘 아래는 또다시 아이들을 시험하겠지만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온 아이들이기에 그들의 발걸음이 마냥 위태롭지 않다.


#싱커 #배미주 #창비 #창비청소년문학상수상작 #청소년소설 #SF소설 #성장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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