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 시티 소설Q
손보미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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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 시티>에서 '세이프 시티'는 '지도 앱'으로 안전도에 따라 도시를 5등급으로 나누어 표시한다.

그런데 어쩐지 '세이프 시티'라는 이 단어가 꽤 역설적으로 느껴진다.

안전한 구역이 있다는 것은 곧 안전하지 않은 구역이 있다는 이야기도 되니,

그렇다면 정말 안전한 구역이 '안전하다'고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니 말이다.

이러한 역설에서 느껴지는 '불안'은 이 책의 분위기 전반에서 '그녀'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된다.


"기억이라는 건 그 사람 자체야. 그게 어떤 기억이든 그 사람 자체라고."(41쪽)


이 책에 또다른 핵심 설정은 '기억 교정술'이다.

트라우마가 있는 이들에겐 그들의 트라우마가 된 기억을 지워줄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일지 몰라도

한 인간의 기억을 교정하는 것이 마땅한가에 대해서는 분명 논쟁적인 소지가 있다.

그러나, '기억 교정술'을 논쟁의 화두에 올려 놓지 않기 위해,

'기억 교정술'을 통해 권력을 갖고, 그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기억 교정술'의 명암에서 어둠을 가려버리는 시도가 등장한다.


"진실은 선점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물건과도 같은 거예요.

게다가 아주 연약한 물건이죠. 다루기가 아주 까다롭다구요.

거기에 그냥 둬서도, 다른 누군가가 뺏어가게 놔둬도 안 되는 거예요."(139-140쪽)


선점된 진실 앞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 가냘프다.

그래서 사회의 진실을 향한 '그녀'의 뚝심이 다소 무모하게 느껴지는 점은 아쉽긴 했다.

그럼에도 어쩐지 <세이프 시티> 속 사회의 모습이 우리 사회와 닮아 있어,

책을 읽으며 우리 사회에서 '진실'로 여겨지는 것들을 누가 선점한 진실인지 곱씹어보며 읽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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