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100년 가게 꿈터 책바보 23
소중애 지음, 홍선주 그림 / 꿈터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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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생활방식이 바뀌며 '가업을 잇는다'는 것이 생소해진 모습이 된 요즘이다.

특히나 내가 사는 신도시의 경우 가업을 이은 가게들이 더욱 드물기에

이런 환경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책 속의 <100년 가게>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동화책 속 배경은 '중앙시장'의 '4대 기름집'이다.

초등학생인 명한이는 '4대 기름집'의 아들로 '오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가업을 계속 이어갈 아이라고 생각하여 그리 부르는 것이다.

물론 명한이는 그 별명을 싫어한다. 어느 누가 자신의 미래를 다른 사람의 입에 맡겨두고 싶어 하겠는가.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과도 생각해볼만한 지점이 두 군데 있었다.

한 가지는 진로에 대해서였다.

무엇을 기준으로 나의 진로를 선택하는지, 진로결정권은 누가 갖는다고 생각하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다른 한 가지는 가부장적인 사고방식과 지금의 사고방식 사이의 진통에 대해서였다.

'4대 기름집'에는 명한이와 누나가 있는데, 모두가 명한이가 기름집을 이어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대를 잇는다'라는 표현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에 대해 생각해볼만한 지점이었다.


'전통시장'의 모습이 익숙하지가 않고 어느새 점점 '정겨운' 장소가 되어가니,

'4대 기름집'처럼 시간을 쌓아가는 가게들이 점점 더 소중해지지 않을까.

어쩐지 책을 읽는 내내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나는 듯 했던 특별한 기억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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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네 동네 이야기 (출간 25주년 기념 리커버 특별판) 한이네 동네 이야기
강전희 지음 / 진선아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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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출판사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2000년 서울 한강 근처 동네의 모습을 배경으로 하여 동네 이곳저곳이 세밀하게 묘사된 그림책이다.

한이와 반려견 똘이를 따라 다니다보면 금세 동네 한 바퀴를 돌게 된다.


초판이 나왔을 때에는 당시의 마을 모습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었을테지만,

초판 발행으로부터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당시의 마을 모습과 지금의 마을 모습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네 살 아이와 이 책을 함께 읽었는데,

함께 읽으면서 지금과 비슷한 모습에서는 아이와 공감을 나누고,

지금과 다른 모습에서는 아이와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를 해줄 수 있었다.

책의 그림을 살피는 것 이외에도 책을 둘러싸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고양이를 쫓아가다 잃어버린 똘이를 찾는 재미,

장면마다 나와있는 한이를 찾는 재미가 있다는 것도

페이지를 넘겨가며 미션을 수행하는 느낌이라 흥미로웠다.


20년 뒤에 다시 이 그림책을 볼 때면 어떤 공감과 어떤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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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소원 - 2025 하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우수선정도서,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감동 그림책 8
염희정 지음, 모지애 그림 / 이루리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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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리북스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어른이 되고나서 진심을 다해 '소원'을 빌어본 적이 있던가.

현실의 벽을 알고, '실현가능성'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실감한 뒤론 소원을 빌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다행히도(?) 아직 아이들은 소원을 빈다.

무언가를 갖고 싶다는 지극히 사적인 소원인 경우도 있고,

지구 평화와 같은 큰 포부를 가진 소원일 때도 있다.

어떠한 내용이 담긴 소원이든, 소원을 빌 때 우리는 저절로 마음을 담게 된다.


루카스는 카일러에게 소원을 들어주는 체리나무 이야기를 해준다.

체리나무와 진심이 통한다면 세 번의 기회 안에 소원을 들어준다는 것이다.

첫 번째, 두 번째 기회는 허무하게 날아가고, 마지막 세 번째 기회만이 남는다.


나를 위한 소원만을 빌던 카일러가

세 번째 소원에 이르러 비로소 나의 주변을 바라보는 모습에서 카일러의 성장을 엿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을 위한 진심 어린 소원을 빌어주던 카일러의 모습은 따뜻하고도,

나만의 편의와 안락만을 추구하는 요즘 나의 삶을 성찰해보게 만들기도 했다.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읽어본다면,

나를 위한 소원,

내 주변 사람을 위한 소원,

더 넓은 공동체를 위한 소원,

이렇게 세 가지의 소원을 생각해보며, 소원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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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자 와니니 창비아동문고 280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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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선생님 북클럽 활동으로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이미 십년 전부터 시작된 시리즈로 올해까지 총 여덟 권의 책이 나온 시리즈 동화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이며 수작이라는 평을 받는 작품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이미 8권까지 진행된 시리즈 동화이기에 선뜻 읽어볼 마음이 나지 않았다.

이번에 북클럽 활동으로 읽게 되었으니 오히려 다행이다라는 마음으로 책을 펴보았는데

어느덧 와니니들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일원이 되어버렸다.


"초원의 모두는 언젠가 죽게 되지. 말라이카도 너도 마찬가지야.

그게 오늘일지 내일일지 아무도 몰라.

그러니 오늘 네가 할 일을 해. 그럼 내일이 올 거야.

그것이 초원의 법이야."(56쪽)


먹이사슬로 뒤덮여 왜인지 냉혹해 보이는 초원, 그리고 그 초원을 둘러싼 생태계의 룰.

초원에서는 선과 악의 경계마저 흐릿하다.

와니니들과 대척점에 선 마디바, 무투의 무리도, 초원을 배경으로 하여서는 납득할만한 서사를 부여받을 수 있다.

그러기에 초원에서 와니니들이 마주하게 되는 일들이 더욱 흥미진진하였다.


"마디바가 쓸모없다고 여길 그 모든 것들이

지금껏 와니니를 살려주고 지켜주고 길러 주었다.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195쪽)


이토록 멋진 '성장' 이야기라니.

아산테와 와니니의 우정, 다시 만난 마디바와 와니니,

그리고 마지막 와니니의 포효까지 이르는 그 과정은 성장 서사의 전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선을 끌어올리며

마지막 와니니의 포효에서 독자 또한 그녀와 함께 호흡하게 만드는 건 작가의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8권까지 이어지는 와니니의 여정을 부지런히 따라가봐야겠다.

아이들의 눈은, 아이들의 선택은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던 책이었다.


#푸른사자와니니 #이현 #오윤화 #창비 #동화책추천 #동화책 #어린이책추천 #어린이책 #4학년동화책 #5학년동화책 #6학년동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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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욕이 아무렇지 않다고? 십대톡톡 3
권희린 지음, 안희경 그림 / 천개의바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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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의바람 <십대톡톡> 시리즈 교사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고 읽게 되었다.


교실 속 아이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은,

교실이 사적인 공간이 아닌, 다른 사람과 어울려 지내는 '공적인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 말 안에는, 해도 되는 말과 행동을 스스로 구분 짓고 판단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초등학교에서 6년 동안 아이들은 공적인 공간에서 공적인 말과 행동을 하는 법을 배워 간다.


그러나 고학년, 그중에서도 6학년이 되면 심심치 않게 욕설이 들려온다.

그 욕설들 중 대부분은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 중에 뱉어버리는 욕설이다.

그런 순간을 마주할 때면 대체 아이들은 사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욕설에 노출되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많은 욕설을 접하길래, 무의식 중에 툭툭 튀어나와버리는 것일까.


"욕설을 일상적으로 쓰면 좀 더 자극적인 것들을 추구하면서

사회적 정서나 도덕적 기준이 모호해진다는 것도."(65쪽)


이 부분을 읽는데 '욕설 없이는 게임을 할 수 없다'고 말하던 아이가 떠올랐다.

어떠한 이성적 사고 과정 없는 자극과 감각 추구는 이렇듯 흔히 욕설과 연결 고리를 가지게 된다.

책에서는 욕설과 어휘력의 연관성도 짚는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그 모든 감정을 욕설로 내뱉을 때 내 감정을 표현하는 어휘력이 점점 낮아진다는 것이다.


책 속에서 저자가 제안하는 것은 '감정도구어'의 사용이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 줄 어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행복, 슬픔, 미움, 불안, 부끄러움이라는 다섯 가지의 감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어휘들을 소개한다.


김영하 작가가 한 예능 프로에서,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글을 쓸 때 단어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짜증난다'는 표현을 금지시켰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 일화의 맥락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 바로 이 '감정도구어'일 것이다.


어른인 나에게도 필요해보이는 이 '감정도구어'를 아이들과 교실에서 꼭 적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감정을 단어로 최대한 정확하게 표현할수록

보다 아이들 간의 성숙한 소통이 가능하고

나의 감정을 성찰하며 내적인 성장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을지 궁금하다.

적나라하게 소개된 욕설에 경악하는 아이들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욕설은 아이들의 일상에서 밀접하게 다가온 언어이기 때문에

한번쯤은 솔직하게 직면시키고 욕설 사용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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