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욕이 아무렇지 않다고? ㅣ 십대톡톡 3
권희린 지음, 안희경 그림 / 천개의바람 / 2023년 11월
평점 :
천개의바람 <십대톡톡> 시리즈 교사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고 읽게 되었다.
교실 속 아이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은,
교실이 사적인 공간이 아닌, 다른 사람과 어울려 지내는 '공적인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 말 안에는, 해도 되는 말과 행동을 스스로 구분 짓고 판단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초등학교에서 6년 동안 아이들은 공적인 공간에서 공적인 말과 행동을 하는 법을 배워 간다.
그러나 고학년, 그중에서도 6학년이 되면 심심치 않게 욕설이 들려온다.
그 욕설들 중 대부분은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 중에 뱉어버리는 욕설이다.
그런 순간을 마주할 때면 대체 아이들은 사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욕설에 노출되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많은 욕설을 접하길래, 무의식 중에 툭툭 튀어나와버리는 것일까.
"욕설을 일상적으로 쓰면 좀 더 자극적인 것들을 추구하면서
사회적 정서나 도덕적 기준이 모호해진다는 것도."(65쪽)
이 부분을 읽는데 '욕설 없이는 게임을 할 수 없다'고 말하던 아이가 떠올랐다.
어떠한 이성적 사고 과정 없는 자극과 감각 추구는 이렇듯 흔히 욕설과 연결 고리를 가지게 된다.
책에서는 욕설과 어휘력의 연관성도 짚는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그 모든 감정을 욕설로 내뱉을 때 내 감정을 표현하는 어휘력이 점점 낮아진다는 것이다.
책 속에서 저자가 제안하는 것은 '감정도구어'의 사용이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 줄 어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행복, 슬픔, 미움, 불안, 부끄러움이라는 다섯 가지의 감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어휘들을 소개한다.
김영하 작가가 한 예능 프로에서,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글을 쓸 때 단어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짜증난다'는 표현을 금지시켰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 일화의 맥락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 바로 이 '감정도구어'일 것이다.
어른인 나에게도 필요해보이는 이 '감정도구어'를 아이들과 교실에서 꼭 적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감정을 단어로 최대한 정확하게 표현할수록
보다 아이들 간의 성숙한 소통이 가능하고
나의 감정을 성찰하며 내적인 성장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을지 궁금하다.
적나라하게 소개된 욕설에 경악하는 아이들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욕설은 아이들의 일상에서 밀접하게 다가온 언어이기 때문에
한번쯤은 솔직하게 직면시키고 욕설 사용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욕이아무렇지않다고? #십대톡톡 #권희린 #안희경 #천개의바람 #어린이책 #어린이교양도서 #청소년책 #청소년도서 #청소년교양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