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 3대 비극 - 제10회 상상만발 책그림전 수상작 지식 그림책 5
이승아 지음 / 이루리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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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리북스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시각적인 이미지가 중요한 그림책에서는 캐릭터를 등장시킬 때

귀여운 외모 등으로 호감도 높은 캐릭터를 그리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해충'을 중심 캐릭터로 내세운 이 그림책의 도전이 참 신선했다.


세 가지의 해충인 모기, 바퀴벌레, 초파리의 비극적인 삶을 차례로 보여준다.

희극이 아닌 '비극'이기에 책을 읽으며 해충인 그들의 삶에 대해 감정적 동요가 일어난다.

해충인 그들의 기쁨은 인간에겐 기쁘지 않은 일이니 말이다.


휴지에 뭉개지며 비극을 맞는 모모(모기)의 삶을 보며 덧없는 인생을 살다간 그를 동정하기도 하고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주스에 빠져 죽는 초초(초파리)를 보며

행복에는 늘 대가가 있기 마련임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해충'을 중심에 내세운 작가의 도전적인 선택에 박수를 보내며,

오늘도 덧없는 삶을 살다 갔을 해충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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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의 철학적 대화
가렛 매튜스 지음, 김혜숙.남진희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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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아이들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얼마 전 도덕 시간에 '공정'이라는 주제를 열며 아이들과 '트롤리 딜레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교과서를 벗어난 수업이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어느때보다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이야기를 던지던 아이들의 모습이 선하다.

이 책을 읽고 그때의 아이들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보니 그 모습이 바로 아이들과 나누던 철학적 대화 아니었나 싶다.


"아이들을 어떤 주제에 관한 실험 대상자로 여기거나,

일방적으로 가르침이나 돌봄을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25쪽)


아이들과 나는 얼마나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을까?

교실에서의 나의 언어를 생각해보면 주로 '지시', '명령', '전달'의 형태가 많다.

아이들이란 미성숙하여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존재,

정해진 규칙을 지켜야 하는 존재로 생각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면에서 저자가 기록한 아이들과의 '대화'는 신선하고도 특별했다.

'정답'에서 자유로워지니 아이들의 상상력이 반짝거리고, 아이들의 논리가 날카로워졌다.

대화의 소재도 아이들의 일상에서 갖고 온 것들이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그 대화에 참여하며 자연스레 나의 일상, 나의 삶을 철학하게 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발달 개념을 가지고 아이들의 말을 걸러 냄으로써,

그러한 말들이 가진 철학적 탐색의 기회를 막고 있다."(83쪽)


교실에서 '정답'의 굴레를 벗어버리기란 참 쉽지 않다.

그럼에도 가끔은 '정답'에서 벗어나 하나의 주제에 대해 아이들과 '대화'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시도가 '철학적 대화'로 확장될 수만 있다면

아이들도 나도 삶을 특별하게 마주하게 되는 그 순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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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명아루 : 폐가 괴물 사건 - 제1회 셜록 홈즈상 대상 수상작 THE 미스터리
배연우 지음, 불키드 그림 / 비룡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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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 미스터리 클럽 1기에 선정되어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탐정 명아루>는 제1회 비룡소 '셜록홈즈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흔하게 볼 수 없는 '추리 동화'에다가 수상작이어서 작품성도 검증된 작품이라 책을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됐다.


'폐가 괴물 사건'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서하의 저주 인형에서 시작해 폐가 괴물로 사건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서하, 하준의 캐릭터에서 출발하여 탐정인 명아루까지 캐릭터의 색깔을 매력적으로 드러낸다.


"우리가 무언가를 무서워하는 이유는 알지 못하기 때문이야."(46쪽)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그 중심에 있는 명아루가 보여주는 추리 또한 퍽 매력적이다.

벌어진 사건을 논리적이고 냉철한 눈으로 바라보는 아루의 추리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6학년 1학기 국어에 '추론'을 다루는 단원이 있는데

그때 아이들이 '추리'에 흠뻑 빠졌던 기억이 있어서,

이 책이 조금만 더 일찍 나왔다면 그 단원에서 정말 재밌게 활용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루가 하는 일이 멋진 건 맞아요.

하지만 그런 이유 때문에 따라나선 건 아니에요.

위험한 일이니까 돕고 싶었던 거예요."(112쪽)


셜록에게 왓슨이 있듯, 아루에겐 하준이가 있다.

논리로 사건을 대하는 아루와 달리 하준이는 예민한 감각으로 사건을 바라보기에

두 사람의 합이 꽤나 잘 맞는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캐릭터 간의 어우러짐은 앞으로의 후속작을 기대하게 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의 흥미로움이 추리 동화에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캐릭터들의 매력을 앞세운다면 시리즈의 '팬'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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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로와 안제오 문지아이들 183
최나미 지음, 정문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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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서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학기 초가 지나고 아이들이 학급에 적응이 됐을 무렵이면 아이들 본연의 모습이 조금씩 나타난다.

저마다의 색깔을 내뿜어내다보니 그 색깔끼리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조화를 이루기도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도 제각기 다른 색깔을 내비추는 모습이었다.


"어항 속처럼 속이 투명하게 보이는 아이 옆에

도자기처럼 속을 알 수 없는 아이가 그림자라니."(49쪽)


'안제오'는 평화를 지향하는 성향의 인물이다. 그래서 '안젤로'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그리고 이런 제오의 반에 '속을 알 수 없는' 전학생 '윤성'이가 등장한다.

동화책에서 '전학생'의 등장은 서사에 높은 긴장감을 주기 마련이다.

그 전학생의 등장이 기존 아이들 간의 관계를 흔드는 추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젤로와 안제오>에서 전학생인 '윤성'이의 등장은

아이들의 관계를 흔든다기 보다는 아이들 스스로가 각자의 모습을 반추하게 만든다.

이 지점이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중요한 건, 다정하고 친절한 것도 결단이 필요하더라고.

끊어 낼 걸 끊어 내지 못하면 다정하고 친절해야 한다는 말에

질질 끌려 다니게 된다는 말이야."(141쪽)


제오의 현재 모습을 직면시켜주는 이모의 말,

그러나 스스로 직시하지 못하면 그 말들은 흩어지기 마련이다.

어른의 시선에서는 애가 닳기도 하지만, '성장'은 결국 스스로 이뤄내야 하는 법.


답답하기도 하고, 때로는 안쓰럽기도 했던 제오였는데

제오가 던진 마지막 말에 잔잔한 미소가 지어졌다.

어떠한 것도 제오 손에 남아 있는 것 같지 않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어떠한 것도 쥘 수 있는 제오가 된 것 같았다.


제오가, 제오와 같은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이

한 뼘 자란만큼 한 뼘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하며 그 세상을 만끽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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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숲에 살지 않는다 - 멸종, 공존 그리고 자연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임정은 지음 / 다산초당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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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나와 다른 삶의 궤적을 읽는 일은 늘 새로운 영감을 준다. 이 책 역시 그랬다.


멸종 위기 동물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있다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보전생물학'이라는 학문 분야와 연결된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보전생물학자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마치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보는 느낌이었다.


"야생동물과 더불어 사는 삶에도 불편과 마찰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 사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일이 야생생물과 공존하기 위한 출발점이다."(45쪽)


저자가 세계 각지를 다니며 현지 사람들 틈에서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삶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동물이 보전될 수 있는 방향을 찾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멸종 위기 동물에 대해 생각할 때 단순히 '동물 보전'이 최우선의 가치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순간은 배움의 순간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일은 언젠가 창의적인 영감으로 발휘될 수 있다.

다만 그 배움이 진짜 내 것이 되려면, 온 마음을 다해야 한다."(316쪽)


에세이를 읽으며 문득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열하게 배우는 그녀의 삶이 나에게 자극으로 다가왔다.

내가 배움을 시작하게 될 때, 그녀의 말을 다시금 새겨보고 싶다.

'배움이 내 것이 되려면, 온 마음을 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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